70대 중반 기력좋으셨던 아버지께서 갑자기 혈액암으로 입원하셨습니다.
여기에게 몇 번 썼는데 친정엄마때문에 마음이 몹시 힘드네요.
아버지 발병소식을 전하면서 어떻게 꼴을 볼까싶다는 말을 하셔서 자식들을 난감하게 하시더군요.
병원에 입원하신 아버지께서 산소자리를 알아보라고 하셨습니다.
그걸 들은 엄마는 곧 죽을 사람처럼 행동한다고 빈정거리더군요.
'느그 아버지 빨리 안죽는다'는 말....듣기 싫어요.
항암치료하다 죽는 경우을 주변에서 많이 봤거든요.
입원한 지 삼일만에 무균실로 옮기셨습니다. 오늘이 5일째입니다.
면회는 하루에 두 번씩, 한 번에 한 명씩만 할 수 있더군요.
엄마는 병원근처에 있는 저희집에 머물기로 하셨습니다.
저도 아버지 병문안을 갔는데 식사를 못하시더군요. 손자들 이야기에 자주 울먹이시고요.
사실 아버지께서 굉장히 당신만 생각하는 분이셔서 큰 정은 없으나 병원에 그렇게 계시니 마음이 너무 아파요.
그런데 문제는 엄마의 반응이에요.
병문안 다녀온 엄마에게 어떠시더냐고 물으니 '밥만 잘 먹더라', '말도 어찌나 많은지...', '자알~ 견딜 것이다~. 등등
여전히 빈정거리는 말투에요. (저는 지병이 있어 무균실 출입이 좀 어려워요)
어제는 제가 아이 등교시간에 좀 일찍 일어나면 좋겠다고 충고를 했어요.
그걸 들은 엄마가 버릇을 잘못들인 지 잘못은 생각안하냐고 하는데 울컥하더군요.
아이와 저는 심한 저혈압이라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고 늘 기운이 없어요,
저는 그걸 알기에 아이를 다그치지 않은데
어릴 때 엄마는 저에게 온갖 욕설과 구타를 서슴치 않았어요. 갑자기 어릴 때 생각이 나서 울컷...
저녁에 엄마가 자는 방에 들어가보니(바닦청소때문에) 틀니를 저희가 쓰는 머그컵에 담가 두었더군요.
저희집은 개인컵을 쓰는데 오실 때마다 그러십니다. 그러지 말라고 해도 안들어요.
시어머니가 그랬으면 말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까생각했어요.
잦은 성형으로 일그러진 엄마 얼굴을 마주보는 것도 편하지 않구요.
빈정거리를 말투를 들을 때마다 어린 날 상처가 도져서 슬퍼지려고까지 해요.
그리고 위생관념이 없으시니 힘듭니다.
싱크대 닦는 행주로 밥그릇이나 숟가락을 닦는다든가(하얀 행주 두어 개는 늘 걸려있어요)
설거지하고 난 후에 그릇씻었던수세미로 개수대 수채구멍까지 씻는다든가...
어렸을 때도 집안이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어요.
대신 전업주부였음에도 아침에 일어나면 처음 하는 일이 화장이었어요.
옷도 지금이나 그때나 굉장히 좋아하시구요.
대신 딸들은 교복에 체육복으로 버텼습니다 ㅠㅠ 브레지어도 새 것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엄마가 쓰던거 줄여서...
표정은 언제나 우울하고 목소리는 다 죽어가요.
즐거울 때는 외식할 때 잠깐뿐. (그렇다고 매일 외식할 수도 없잖아요)
엄마 얼굴 안보일 때면 엄마를 살살 달래서 상냥하게 말하게 하고 표정도 밝게 가지라고 해야지싶다가도
막상 엄마의 심드렁한 얼굴을 마주하거나 특유의 빈정거리는 말를 듣고 나면 화가 솟구칩니다.
오늘 여기에 하소연하고 엄마에게 잘해보려고 노력할테니 심한 질타는 삼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