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창극이 자진사퇴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형식은 자진사퇴이고 문창극도 박근혜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실상은 청와대의 사퇴권유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오늘부로 박근혜 지지를 철회하며 앞으로 반박근혜로 나설지 모릅니다. 불의에 굴복하고 오도된 여론을 무서워 하는 지도자는 제게 필요 없습니다. 이런 지도자가 제 삶을 윤택하게 해 줄 수도 없으며, 제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누차 이야기했지만 정치인이나 정당은 제 삶의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닙니다. 제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지지하거나 표를 주는 것이지, 그 정치인이나 정당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소위 “빠”는 절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박근혜는 자신의 핵심 지지층의 이탈로 흔들리기 시작하고 조기 레임덕이 올 것이며, 자신이 추진하고자 했던 공직 사회와 공기업 개혁, 부패 비리의 척결, 국가 대개조는 공염불이 될 것입니다. 이번 문창극의 사퇴에서 박근혜는 스스로 강조했던 법치와 원칙, 비정상의 정상화를 스스로 내팽개쳐 버렸는데 무슨 수로 저런 과제들을 추진할 수 있겠습니까?
박근혜를 지지했던 핵심계층은 김대중과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해 줄 인물로 박근혜를 선택한 것이지, 어떤 뻘짓을 해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쉴드쳐 주는 소위 개인 추종의 “김대중 빠돌이, 노무현빠돌이”와는 다릅니다.
이번 문창극 사태로 인해 박근혜 핵심계층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원칙과 법치가 손상되었고, 그 과정에 있어 박근혜의 우유부단함과 불의(KBS의 왜곡 편집에 의한 한 개인의 매도)에 굴복한 것, 그리고 여론이나 당 중진들의 눈치나 살피는 기회주의 태도가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지금 박근혜를 적극 지지했던 박사모와 일베 사이트는 반박근혜로 돌아설 조짐입니다. 단순히 박근혜 지지 철회를 넘어 배신감으로 반박근혜를 선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근혜에 대한 노골적인 욕들이 난무하며 누구도 이를 제지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젠 이들 사이트들은 반새누리당, 반박근혜로 그 성격이 바뀔 듯합니다.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새누리당의 참패로 이어질 것이며, 국회는 계속 여야의 당쟁으로 지새울테고, 정국은 혼돈 속에 빠질 것이며, 박근혜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동력이 현격히 떨어질 것입니다.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할 공무원과 부정부패 혐의자들은 힘 빠진 대통령을 겁낼 이유도 없어지고, 개혁은 물건너 가게 되겠지요. 가치는 전도되고 개념은 혼란에 빠져 상식이 통하지 않는 복마전의 사회가 될지 모릅니다. 결국은 힘 없는 서민들만 힘들어질 것입니다.
각자도생으로 살아가고 민간부분이 제대로 굴러가 주면 그것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박근혜 Bye!
* 아래는 류근일의 칼럼입니다. 류근일과 저는 약간의 이념적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문창극 사태를 바라보는 입장은 칼럼의 내용과 똑같습니다.
문창극 총리후보의 '사퇴'는 '사퇴'가 아니라 '피살(被殺)'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싸움의 시작이다.
시작이어야 한다. 그는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외부의 부당한 압력을 당당히 열거했다. 진실을 왜곡한 언론, 그런 언론에 의해 휘둘린 오도된 여론, 그리고 이에 부화뇌동한 새누리 일부의 비겁함이 그것이다. 그에게는, 패(敗)했으되 굴복하진 않는다는 결기가 엿보였다. 청문회까지 가지 못한 맥 빠짐은 있지만, 그래도 그만하면 어지간히 버텼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싸움의 표적은 왕년의 우파 매카시즘 못지않은 좌파 매카시즘, 저질언론, 새누리당 웰빙족속들, 이런 것들의 이익 카르텔, 그리고 박근헤 정부의 비겁한 포퓰리즘이다.
싸움의 일차적 목표는 새누리 웰빙족 응징이어야 한다. 그 자들은 짝퉁보수, 무기력 집단, 사삼(私心)집단, 투항주의 집단, 무개념 집단이다. 이들을 응징해야 새로운 혁신우파가 등장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을 응징하다가 좌파가 득세하면?”이라는 고충이다. 이 고충을 무릅쓰자는 게 본란(本欄)의 제언이다. 언제까지 그들에게 코를 꿰여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차기 대선 때는 물론 ‘다시 반(反)수구좌파’ ‘반(反)좌파매카시즘’ 투쟁에 주력해야 한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새누리를 응징해야 한다는 게 본란의 의견이다. 강호제현의 진지한 논의와 의견을 청(請)한다.
우선 표절장관 반대투쟁부터 해야 한다. 그런 사람을 장관으로 앉힐 수는 없지 않은가? 이에 대한 반대투쟁을 야당과 좌파에게만 허용해선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후보만 제거하면 자기 체면이 살 줄 알았던 모양이다. 그러나 안심하지 말라. 그가 지명한 장관후보들도 자진사퇴해야 한다. 개각의 폭도 더 넓혀야 한다. 김기춘 비서실장도 당연히 자진사퇴해야 한다.
자유민주 진영은 군화 끈을 다시 죄야 한다.
김무성 서청원 박지원, 그리고저급 미디어들의 연결망, 그 앙시앙 레짐(구체제)의 카르텔을 끊어내기 위한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비록 문창극 후보는 내려왔지만, 자유민주 진영의 대항력 또한 한결 돋보였던 이번 싸움이었다.
그러면서 뉴스를 듣는다 '다음 국무총리는 야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으로 하자는 의견이...' 자아아~알 한다. 투항정권, 바보정권, 식물화 정권의 추한 면모가 여실하구나!
류근일 2014/6/24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