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요즘 웃을일 별로 없잖아요.
그런데 오늘 아침 문득, 아이때문에 웃겨 넘어갔던 일 몇가지가 떠올라서 미소짓게 되네요.
아이가 어렸을때 바닥에 있는 아이를 안아올릴때마다 제가 "으~까 !" 소리를 했어요. 줄다리기할때 영차 영차 하는것과 같은 느낌으로요.
그랬는데 어느날인가 잠에서 깬 아이를 안아주려고 손을 뻗었는데 아이가 제 눈을 마주치면서 "으~~까" 하더라구요.
제가 평소에 내던 소리와 느낌 그대로...얼른 안으라고 버둥거리는 아이는 냅두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아이가 두돌쯤 됐을때였어요.
매일 남편 퇴근후 근처 공원을 한바퀴씩 돌았는데, 공원바닥에 자전거 출입금지라는 의미로 자전거그림과 X표시가 있었거든요.
길을 따라 걷다가 갑자기 아이가 놀라서 우는소리를 하면서 저한테 "나가기 밟지마 !!"를 외치는거예요.
멈춘 제 발 앞에는 X표시가 있었는데 그걸 못밟게 하려는거였어요.
컴퓨터에서 오른쪽 상단에 X ,그러니까 나가기 표시 있잖아요. 그걸 밟으면 컴퓨터 나가기처럼 엄마가 없어질줄 알았나봐요.
한참 컴퓨터 만지는데 관심있어서 저나 남편이 컴퓨터 작업하면 나가기는 꼭 딸한테 시켰었거든요. 이거 누르면 화면 없어진다고...
그리고 제가 컴퓨터를 켤때 꼭 엄지발가락으로 전원버튼을 눌렀었거든요(제버릇 남 못준다고 지금도 그래요 ㅠㅠ)
어느날 컴퓨터 켜고 오라고 딸한테 시켰더니 잘 올라가지도 않는 발로 전원버튼 누르려고 낑낑거리고 있더군요.
이것도 세살쯤 일이었을거예요. 그거보고 안되겠다 싶어서 한동안 손으로 켰는데 지금은 다시...^^
이번엔 둘째 얘긴데요.
아이가 전화기 가지고 노는데 이상하게도 자꾸 귀하고 어깨 사이에다 전화기를 끼우고 다니더라구요.
손은 둘다 놀고있는데요.
가만 보니까 제 흉내 내는거였어요.
손에 다른물건 있거나 물묻었을때, 아니면 아이볼때 제가 그렇게 전화받는걸 많이 봐서인지 저랑 똑같은 모습으로 전화받는 흉내를 내는거더라구요.
다른엄마들이 이거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요즘 말도안듣고 반항도 곧잘 하는 열살, 열두살 딸들인데 화가 잔뜩 났다가도 옛날 생각하면 그저 귀엽고 아쉽고 그러네요.
시간있을때는 아이들 어렸을때 찍어둔 동영상 보면서 그때 추억을 떠올려보려고 애쓰기도 하고...저도 나이들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