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냥 흉보고 싶어서요

나도 조회수 : 2,380
작성일 : 2014-06-23 20:30:59
늘 다른 분들 글 읽기만 했는데...
저도 소소하게, 여기 와서 시어머님 흉 보고 가려고요.
뭐 그래도 참 좋은 분이고... 걍 여기서 흉 보면, 대나무숲에 간 이발사처럼, 기분 좀 풀릴까 해서요.
뭐 그딴 거 가지고 흉보냐고 너무 뭐라 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제가 시어머니 말씀 중 가장 듣기 싫은 건, 맞벌이하는 제 앞에서
우리 딸 불쌍하다며, 얘는 (엄마가 잘 안 챙겨줘서) 뭘 먹으며, 얘는 (엄마가 없어서) 저녁에 어쩌냐...
이런 말씀 하시는 거.

딸네미 벌써 중학교 1학년. 지 밥은 지가 챙겨먹어요, 어머니....
그럼 애비더러 밥 차려주고 애비더러 일찍 들어와 애 챙기라고 하시죠~

ㅎㅎ 
사실 저는 이런 말도 어머니한테 가끔 대놓고 다 해요
하지만 신경 거슬리는 말씀 하실 때.마.다. 매.번. 얘기할수는 없잖아요

몇해 전에 울어머니 하시는 말씀. 우리 딸 불쌍하다고. 엄마가 없어서.
왜 없어? 나 없는 사람이야? 엄마가 직장다니면 엄마 없는 거야?

그래서 어머님께 싸늘하게 쏘아붙였습니다. 맏동서도 함께 명절 음식 준비하고 있을 때였어요.
"네, 얘 불쌍하죠. 엄마가 집에 없어서. 얘 엄마도 불쌍하죠. 남편이 돈 얼마 못 벌어와서 회사 댕기고 있으니."

물론 애 아빠 월급에 큰 불만 없어요. 같은 회사 다니는 사내커플~ 어머님 말씀이 하도 가관인지라 한 소리 한 거죠.
그 뒤로 울어머니, 저런 말씀 쏙 들어가심.

그 전에는 수시로 저더러 "애를 굶기냐"며... 내가 왜 내 아이를 굶기나요, 어머님? 참 말씀도 거시기하게... 

그런데 한동안 안 그러시더니 얼마전에 또 올라오셔서 울남편 붙들고 "애 어떡하냐, 애 밥은 어쩌냐"
에고고... 그러지 좀 마삼... ㅋㅋ

남편이 외국 근무해서 따로 살았는데, 제가 남편 없는 집에 저보다 2살 위, 시집 안 간 시누이까지 데리고 살았고 
남편 돌아온 지금도 시누이랑 같이 살아요.

작년에 이사하는데, 저한테 전화해서 고모 침대 어떻게 해줘라, 고모가 이부자리 어떻게 해줘라, 애 어떻게 먹여라...
그래서 이렇게 얘기했어요.
"어머님, 우리 집에 제가 먹이고 재울 사람 아무도 없어요. 다 자기가 알아서 먹고 알아서 자요~"

그러면 또 암말 못하실 때 보면 어머님 살짝 귀엽기도.

결혼하고 18년이 됐네요. 어머님과 익숙해질만큼 익숙해지기도 했고...
처음엔 못견디겠더니, 그래도 요샌 소소하게 투덜거릴 거리 정도인 게 어디냐...

고모한테 "저 처음 결혼해서, 제가 하는 거 몽땅 마음에 안 든다고 하셔서 힘들었어요" 했더니
고모 왈 "언니 저는 평생을 그렇게 살았어요"
울어머님 하도 극성이셔서, 사실 고모가 불쌍할 때도 많았어요. 

그래도 어머님께 신세진 것도 많고... 나 아프면 울엄마보다 더 챙겨주는 울어머님.
나중에 어차피 어머님은 내가 모신다고 생각하고 있다, 라고 했더니 
고모 왈 "아이구 그런 얘긴 하지도 마세요. 엄만 혼자 살아야 해요" ㅋㅋㅋ

음...

혼자 중얼중얼 화풀이하듯 쓰다 보니, 어머님에 대한 짜증이 살짝 가시네요. :)
IP : 203.234.xxx.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
    '14.6.23 8:37 PM (223.62.xxx.3)

    속풀이 하셨으니 흰 머리 10가닥 줄어드셨길 ㅎㅎ

  • 2. 아들둘맘
    '14.6.23 8:45 PM (112.151.xxx.148)

    앞으로 10년쯤 더 지나면 저도 님처럼 얘기할 수 있을까요ㅎㅎ

  • 3. 원글
    '14.6.23 9:05 PM (203.234.xxx.2)

    아들둘맘님, 지금 좀 힘드신가보다....
    시간 지나면 좋아질 거예요!

  • 4. 아직도
    '14.6.23 9:08 PM (180.228.xxx.111)

    시누이랑 사신다니 대단하시네요.. 좋은 의미로요.

  • 5. destiny
    '14.6.23 9:31 PM (223.62.xxx.8)

    훌륭하십니다.
    짝짝짝짝
    다같이 할 말은 하고 살아야 속에 맺힌게 없어서 오래 좋은관계가 유지되는 것 같아요.
    화이팅!

  • 6. ㅎㅎㅎ
    '14.6.23 10:12 PM (118.37.xxx.190)

    등장인물 모두 다 귀여워요 ㅎㅎㅎㅎㅎ22222222

  • 7. 둘다
    '14.6.23 11:40 PM (118.217.xxx.115)

    며느리 시누이가 쿨하니 보기좋네요.^^
    그래도 시어머닌 혼자 사시길...ㅋㅋ

  • 8. 흐뭇
    '14.6.23 11:44 PM (116.37.xxx.157)

    시댁 분위기 좋네요. 다들 성격 좋은가봐요
    원글님 복이죠
    그래도 호칭은 바로....
    원글님 고모 아니구 애들 고모잖아요

    훈훈한데 꼬집구 간다고 누가 뭐라 하실수도.... 그래두요
    기분 않상하시길~~~

  • 9. ㅎㅎ
    '14.6.24 4:45 AM (212.88.xxx.77)

    시누가 그래도 성격 좋나봐요. 물론 님 성격이 더 좋지만요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1728 골다공증 먹는약 말고 주사로 맞아보신분 계세요? 4 감사 2014/06/24 2,750
391727 쿠키를 만들어 먹었는데 6 2014/06/24 1,613
391726 그러면 10년짜리 비과세 저축보험은 괜찮은건가요? 7 ??? 2014/06/24 3,091
391725 방금 전 동네 슈퍼 갔다가.. 33 한미모 2014/06/24 12,335
391724 박정희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파인거 아셨나요? 16 다카키마사오.. 2014/06/24 2,862
391723 30대인 딸이 남친이랑 여행가겠다면.. 보내주나요? 14 ㅇㅇ 2014/06/24 7,897
391722 서울시내 저렴하면서 깨끗한 호텔 추천부탁 1 외국인 2014/06/24 2,150
391721 맘스브래드 빵맛이 특별한가요?? 5 2014/06/24 2,030
391720 아이 치아교정 비용 때문에요 교정 2014/06/24 1,182
391719 장염이 거의 다 나았는지 배가 넘 고프네요 6 장염치료중 .. 2014/06/24 3,888
391718 계약끝난 전세계약서는 어떻게 처리하는건가요? 1 궁금 2014/06/24 1,634
391717 간절)핸드폰 요금제 잘 아시는분!!!! 1 정 인 2014/06/24 1,301
391716 황산은규제없이 아무나 살수있나봐요. 2 이렇게위험한.. 2014/06/24 1,454
391715 남편이 주는 실망감 ᆢᆢ 2014/06/24 1,547
391714 친정엄마에게 전 호구였나봐요ㅜㅜ 35 2014/06/24 13,524
391713 293번째 천사는 민지였네요.... 20 하늘도울고땅.. 2014/06/24 3,763
391712 찾기의 고수님들 원피스좀 찾아주세요ㅠ 뭘까요???.. 2014/06/24 942
391711 인천공항 안의 맛집을 찾습니다. 6 2끼나 해결.. 2014/06/24 3,211
391710 판사 퇴직 후 그 동네에서 변호사할 수 있어요? 전관예우 2014/06/24 1,017
391709 매실 아직 못 담으신 분..무농약 매실입니다. 1 쐬주반병 2014/06/24 2,291
391708 어떻게 버려야하는지 항상 고민입니다 2 고민녀 2014/06/24 1,541
391707 남자에게 좋은 눈빛과 좋은 목소리 뭐가 더 매력일까요? 17 클레이튼 2014/06/24 6,273
391706 오디쨈이 엿 처럼 됬어요 ㅠ ㅠ 2 오디쨈 2014/06/24 1,514
391705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이젠 버리는게 답이겠죠? 9 정리하자 2014/06/24 2,217
391704 감자전에서 플라스틱냄새가 나요 5 아이둘 2014/06/24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