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소소하게, 여기 와서 시어머님 흉 보고 가려고요.
뭐 그래도 참 좋은 분이고... 걍 여기서 흉 보면, 대나무숲에 간 이발사처럼, 기분 좀 풀릴까 해서요.
뭐 그딴 거 가지고 흉보냐고 너무 뭐라 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제가 시어머니 말씀 중 가장 듣기 싫은 건, 맞벌이하는 제 앞에서
우리 딸 불쌍하다며, 얘는 (엄마가 잘 안 챙겨줘서) 뭘 먹으며, 얘는 (엄마가 없어서) 저녁에 어쩌냐...
이런 말씀 하시는 거.
딸네미 벌써 중학교 1학년. 지 밥은 지가 챙겨먹어요, 어머니....
그럼 애비더러 밥 차려주고 애비더러 일찍 들어와 애 챙기라고 하시죠~
ㅎㅎ
사실 저는 이런 말도 어머니한테 가끔 대놓고 다 해요
하지만 신경 거슬리는 말씀 하실 때.마.다. 매.번. 얘기할수는 없잖아요
몇해 전에 울어머니 하시는 말씀. 우리 딸 불쌍하다고. 엄마가 없어서.
왜 없어? 나 없는 사람이야? 엄마가 직장다니면 엄마 없는 거야?
그래서 어머님께 싸늘하게 쏘아붙였습니다. 맏동서도 함께 명절 음식 준비하고 있을 때였어요.
"네, 얘 불쌍하죠. 엄마가 집에 없어서. 얘 엄마도 불쌍하죠. 남편이 돈 얼마 못 벌어와서 회사 댕기고 있으니."
물론 애 아빠 월급에 큰 불만 없어요. 같은 회사 다니는 사내커플~ 어머님 말씀이 하도 가관인지라 한 소리 한 거죠.
그 뒤로 울어머니, 저런 말씀 쏙 들어가심.
그 전에는 수시로 저더러 "애를 굶기냐"며... 내가 왜 내 아이를 굶기나요, 어머님? 참 말씀도 거시기하게...
그런데 한동안 안 그러시더니 얼마전에 또 올라오셔서 울남편 붙들고 "애 어떡하냐, 애 밥은 어쩌냐"
에고고... 그러지 좀 마삼... ㅋㅋ
남편이 외국 근무해서 따로 살았는데, 제가 남편 없는 집에 저보다 2살 위, 시집 안 간 시누이까지 데리고 살았고
남편 돌아온 지금도 시누이랑 같이 살아요.
작년에 이사하는데, 저한테 전화해서 고모 침대 어떻게 해줘라, 고모가 이부자리 어떻게 해줘라, 애 어떻게 먹여라...
그래서 이렇게 얘기했어요.
"어머님, 우리 집에 제가 먹이고 재울 사람 아무도 없어요. 다 자기가 알아서 먹고 알아서 자요~"
그러면 또 암말 못하실 때 보면 어머님 살짝 귀엽기도.
결혼하고 18년이 됐네요. 어머님과 익숙해질만큼 익숙해지기도 했고...
처음엔 못견디겠더니, 그래도 요샌 소소하게 투덜거릴 거리 정도인 게 어디냐...
고모한테 "저 처음 결혼해서, 제가 하는 거 몽땅 마음에 안 든다고 하셔서 힘들었어요" 했더니
고모 왈 "언니 저는 평생을 그렇게 살았어요"
울어머님 하도 극성이셔서, 사실 고모가 불쌍할 때도 많았어요.
그래도 어머님께 신세진 것도 많고... 나 아프면 울엄마보다 더 챙겨주는 울어머님.
나중에 어차피 어머님은 내가 모신다고 생각하고 있다, 라고 했더니
고모 왈 "아이구 그런 얘긴 하지도 마세요. 엄만 혼자 살아야 해요" ㅋㅋㅋ
음...
혼자 중얼중얼 화풀이하듯 쓰다 보니, 어머님에 대한 짜증이 살짝 가시네요. :)
혼자 중얼중얼 화풀이하듯 쓰다 보니, 어머님에 대한 짜증이 살짝 가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