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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 한겨레 인터뷰

탱자 조회수 : 1,047
작성일 : 2014-06-20 09:40:04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 한겨레 인터뷰

“지방선거 조용히 치러야 한다고 판단…
인천·경기 패배 아쉬워

당 활동한 이후 기초연금 처리할 때 가장 힘들어

휴가철 재보선, 어떻게 승리 가져올지 고민”

 

 


2012년 대선을 석달 앞두고 정치권에 뛰어든 이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그야말로 ‘압축 경험’을 했다. 2012년 대선, 2013년 재보궐선거, 2014년 지방선거를 치렀고, ‘미니총선’이라고 불리는 7·30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이 반대했음에도 창당을 했고, ‘가장 욕먹기 좋다’는 공천 작업도 해봤다. 힘들었던 만큼 단단해진 것일까.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이후 처음으로 한 인터뷰에서 안 대표는 “정치는 나의 소명이자 운명”이라는 말로 정치에 대한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

-이번 6·4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무승부다, 새정치연합이 이겼다, 패했다 여러가지 평가가 많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 출범 뒤 1년3개월 만인 초반부에 치러졌기 때문에 야당에 불리한 점이 있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정부 여당의 무능함이 드러났으니 야당이 표를 많이 받을 만한 환경이기도 했다. 2월 말까지만 해도 야당은 다 지는 선거라고들 하지 않았나. 어쨌든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단일대오로 나서게 된 것은 야당에 괜찮은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결과를 놓고 보면 국민들은 균형과 견제 심리로 선택을 하셨다.”

-이번 선거는 정부 무능이 부각되는 상황에서도 야당이 대안적 정책과 가치를 보여주지 못해 압승하지 못했다는 말이 있다.

“왜 조용하게 선거 치렀느냐고 비판하는 분도 있지만, 우리는 오히려 조용한 선거 치르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야당 입장에선 조용한 선거 하면 오히려 힘들지만 조용하게 관리하면서 끌고 갔다. 인천·경기 수도권 2곳에서 패한 건 아쉽지만 대전·충청·강원은 그런 기조로 승리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것은 생활임금이 우리 제1공약이었는데 경기 지역에서 ‘보육교사 공무원화’가 부각되면서 그게 제대로 드러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 잡음이 많았지만 광주시장을 윤장현 후보로 전략공천했고 결국은 이겼다. 승인은 무엇인가?

“광주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강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는 계속 관료 출신이 시장을 해왔잖나. 광주 시민들이 이제는 시민적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맡아야 새롭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결과적으로 나는 광주에 많은 빚을 진 사람이다. 도시 이름 뒤에 ‘정신’이란 단어가 붙은 것은 ‘광주 정신’ 하나뿐이다. 광주 정신의 실체를 확인하면서 큰 빚을 진 마음이 들었다. 역시 올바르고 정의로운 결정을 하면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잡는 곳이 광주라는 걸 깨달았다.”

-5·18기념식 앞두고 광주에 갔을 때 계란을 맞는 등 험한 일을 겪었다. 광주 민심이 달라지고 있다는 건 언제 느꼈나?

“나는 사실 지난해 케첩도 맞아 봤다. 계란보다 케첩이 더 안 씻기고 눈에 들어가면 따갑다.(웃음) 계란은 (전략공천에 불만을 품은) 특정 후보의 조직에서 던진 것이어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광주에 두번째 갔을 때부터 민심이 변화하고 있는 걸 느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는 대로, 전략공천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맘에 안 든다고 솔직하게 말씀해주시더라. 솔직하게 말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을 여는 것 아닌가.”

-광주에 발이 묶여서 다른 수도권 선거에 신경 못 썼다는 말이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그렇지 않았다. (광주 외에도) 열심히 돌아다녔다. 물론 경기·인천이 진 것에 대해선 아쉽게 생각한다.”

-여러 직업을 많이 거쳐왔는데 정치가 ‘적성’에 맞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거 힘들지 않나?

“정치는 적성의 문제가 아니라 소명이다. 운명이다. 내가 그동안 직업을 바꾼 것은 적성 때문이라기보다는 새롭게 도전하고 싶어 선택한 것이었다. 끈질기고 성실하게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왔다.”

-정치는 혼자 성실하게 일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나. 정치인들처럼 생각 다르고 말 많은 사람들하고 함께 일한 건 처음 아닌가?

“일찍부터 경험한 편이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하면서 언론에 노출되고 사실상 ‘공인’이 되어버렸다. 초창기에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계속 무료로 배포했는데, 박사학위 논문 쓰면서 한두달 업데이트를 못한 적이 있다. 나중에 피시(PC)통신 게시판에 들어가봤더니 내 욕으로 도배가 돼 있더라. 내가 백신 만들어 그동안 무료 배포한 게 (회사를) 삼성에 팔아먹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충격이었다. 그때 ‘세상 사람들이 100% 만족하는 일이란 건 없구나’라고 깨달았다.”

-그래도 국회에서처럼 면전에서 욕하고 그런 사람은 없지 않았나?

“생각은 같지만 목적은 다를 수도 있고. 이루고 싶은 게 다른 사람들도 있다.”

-2017년 대선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손을 가로저으며) 별생각 없다. 그때 자격이 생기면 나갈 수 있는 거고, 안 생기면 못 나가는 거다. 자격이 되냐 안 되냐는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본다. 지금 대선에 대해 생각하고 계획 짜고 이러는 거 전혀 없다. 일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다.”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가 꾸준히 언론에 나온다. 예전보다 두 칸 정도 아래로 내려왔는데.

“신경쓰지 않는다. 다만 엄중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있다. (선호도가 하락하는 것은) 제3세력으로 거대양당을 견제해주길 바라던 분들이 민주당과 합당한 것에 실망한 분들도 있고, 광주 공천 과정에 실망해 돌아선 분들도 있다고 본다. 돌이켜보면 내가 아쉬운 점도 많지만, 나를 지지했던 분들의 아쉬움에는 미치지 못할 거다.”

-‘새정치’가 무엇인지 확인을 못해서 실망한 건 아닐까?

“새정치라는 건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게 아니다. 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게 새정치다. 사람들이 지금의 정치를 마뜩잖게 생각하는 건,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가 아니라, 정치인을 위한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새정치의 핵심은 윤여준 전 장관의 말대로, 정치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거다.”

-윤여준 전 장관은 최근에도 만났나?

“꾸준히 뵙고 있다. 선거 끝나고도 만났다. 개인적인 것을 포함해 7·30 재보선 등에 참고가 될 만한 여러 조언을 들었다.”

-당 활동을 시작하고 여러 일을 겪었는데, 가장 힘들었던 게 뭔가?

“기초연금 처리가 가장 힘들었다.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하자는 정부 여당의 안이 맞지 않는다는 확신은 있었다. 문제는 7월부터 20만원을 받게 되길 바라는 어르신들의 사정이 굉장히 간절했다는 거고, 그 간절함에 부응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이 과거 노무현 정부의 4대 악법 개정 시도를 언급하면서 ‘전부 바꾸려고 달려들다가 결국 하나도 못 바꿨다. 저항이 너무 클 때는 반 걸음이라도 우선 나가고 나중에 나머지 반 걸음을 나가려고 노력하는 게 맞다’고 했다. 내 생각도 그랬다. 의총에서 ‘제가 책임지겠다. 정치적 결단이니 받아달라’고 했는데도 의원들의 반대가 계속되니 힘들었다.”

-4월 초 기초선거 무공천 논란에 대한 일반국민과 당원 여론조사 결과가 ‘공천’으로 나왔을 때 사무실에 굉장히 오래 머물렀던 것으로 안다. 무공천 철회가 우세하리라고 예상을 못했나?

“그런 결론이 나오리라고 예측을 못했다.”

-의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선거 전에는 공천 문제로 새벽 5시까지 회의하고 그러다 보니 물리적으로 시간 내기가 어려웠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열심히 만날 생각이다. 의원들 방에 찾아가 차담 나누는 걸 이미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욕먹고 물병 맞더라도 진도에 내려가서 희생자 가족들과 울고 아파했으면 어땠을까? 안 대표가 (세월호 참사로) 우는 걸 못 봤다.

“팽목항 가야 했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계셨고, 결과적으로는 그러질 못했다. 또 나는 남들 앞에서 눈물 보이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선 당시 후보직 내려놓겠다고 하면서 눈물 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내 처지 생각해서 운 것이 아니었다. 회견장 뒤에서 사퇴하면 안 된다며 눈물 흘리는 지지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분들 생각하니 마음이 울컥했던 거다. 내 일 때문에 우는 일은 없다.”

-안산 합동분향소 같은 데 가면 눈물을 흘리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남들이 볼 때는 안 울려고 노력한다. 카메라가 멀리 있거나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 몰래 눈물을 훔친다.”

-7·30 재보선 전략은 생각하는 게 있나?

“이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참신하고 새로운 사람을 원하면서도 선거는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조화롭게 두 가지를 다 얻는 게 굉장히 힘들다. 특히 7월 말 재보선은 휴가철에 치러지기 때문에 후보 인지도 올리기가 정말 어렵다. 그런 제약조건 속에서 어떻게 하면 개혁성과 선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지역 특성을 고려해 혼합 배치한다는 뜻인가?

“그렇게 되지 않을까? 더 고민한 뒤 구체적인 원칙과 전략을 밝히겠다.”

-외부 인사도 영입하나?

“영입이야 항상 하는 것 아닌가? 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공천 관련해서) 중진들의 선당후사가 필요하다는 말도 했는데.

“그분들도 같은 생각이실 거다. 당에서 개혁성과 승리 가능성을 고려해 안을 만들면 받아주실 거라 생각한다.”

-손학규 상임고문이 광주 전략공천 문제로 불만을 표했다. 그 뒤에 통화는 했나?

“아니다. 6·15 행사 때 짧게 인사를 나누기는 했다. 고생하셨다고. 당 대표도 하셨던 분이고 내가 뭐라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새정치연합은 의원들이 만든 전체 카톡방이 있다던데, 그 카톡방에도 들어가나?

“나는 카톡 안 한다. 다만 어떤 의견이 올라오는지는 보고받는다. 내가 들어가면 의원들께서 불편해하실 거 같다.”

-당 대표로서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당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수권정당으로서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선거 뒤에는 특히 그렇다.”

http://m.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42518.html
IP : 118.43.xxx.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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