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6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1,582
작성일 : 2014-06-17 07:33:58

_:*:_:*:_:*:_:*:_:*:_:*:_:*:_:*:_:*:_:*:_:*:_:*:_:*:_:*:_:*:_:*:_:*:_:*:_:*:_:*:_:*:_:*:_:*:_

전주에 가면 茶門이라는 찻집이 있어
그 쥔장은 야생차를 고집하는데
그 냥반 따라 순창 회문산 야생차를 따러 갔다
여린 찻잎 다시 말하면 차의 잎
차의 입, 차의 입술
햇살과 바람과 이슬을 마시는 차나무의 입을
그 야들야들한 갓난 아이의 입술 같은 찻잎을
잔인하게 또옥똑 따는 것을 보고
다시는 차를 마시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 어린 잎순들을 달구어진 가마솥에 넣고 덖어서
꺼내어 덕석 위에 쏟아놓고
손으로 부벼서 찻잎에 상처를 낸다
찻물이 잘 우려나오게 하기 위함이리라
그러기를 아홉 번이라
아아 잔인하고 모진 제다법이여
다시는 차를 마시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완성된 차를 시음해보시라
갓 만든 차를 다관에 담고 물을 붓자
영영 죽어버린 줄 알았던 찻입들이
잘 익은 물 속에
제가 마신 회문산의 하늘과 구름과 바람을
다 풀어내 놓는데
아홉 번의 가마솥 모진 연단을 연록색 향기로 빚어내 놓는데
그리곤 아무 일 없다는 듯
애초 나무에 매달렸던 그 형상으로 돌아가
물고기처럼 다관 속에 노니는데......
그 차를 마시고도
그 찻잎의 흉내를 한 자락이라도 내지 못할 량이면
이승에서건 저승에서건
다시는 다시는
차를 마시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 복효근, ≪어떤 제다법製茶法≫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6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6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6월 17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42721.html


 

 

타다이마~~~!

 

 

 

―――――――――――――――――――――――――――――――――――――――――――――――――――――――――――――――――――――――――――――――――――――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기 싫다고 다짐하는 것과 같다.”

              - 바뤼흐 스피노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9755 고등내신이 4등급안이면 6 ㄴㅇ 2014/06/17 3,368
    389754 '힐링캠프' 김제동, 브라질 예수상서 세월호 희생자 애도 1 역시 2014/06/17 1,710
    389753 집값 띄워 내수 살리기…가계부채 뇌관 불 댕기나 1 세우실 2014/06/17 1,635
    389752 전세집 형광등 교체 집주인의 부담인가요? 세입자 부담인가요? 12 전세집 2014/06/17 33,266
    389751 문창극 ‘보도누락’ 사태… SBS기자협회, 비대위 전환 2 샬랄라 2014/06/17 1,693
    389750 10년 전 씌운 크라운의 깨졌는데 3 ..- 2014/06/17 1,392
    389749 영화좀 찾아주세요 90년대 스릴러물이었던거같은데.. 5 답답 2014/06/17 1,873
    389748 문참극은 20대에도 기회주의자였네요? 군대대학원 4 그니까 2014/06/17 1,349
    389747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문참극 사퇴 1인 시위 7 분노 2014/06/17 1,042
    389746 작년 밤 지금도 드시는 분 계신가요 5 2014/06/17 1,018
    389745 외국인들 악필, 진짜 욕나옵니다..ㅠㅠ 15 지렁이 2014/06/17 4,238
    389744 이혼 합의서 법적 효력 4 있나요? 2014/06/17 2,403
    389743 술래잡기? 2014/06/17 731
    389742 참치캔 따다가 손잡이가 부러졌어요 7 참치 2014/06/17 2,415
    389741 내일 등교시간 늦춰진 학교 많나요? 43 질문 2014/06/17 10,439
    389740 아마츄어 작가의 여행책인데.. 오글오글... 14 ... 2014/06/17 3,554
    389739 레페토 비비 플랫 신어보신분? 1 비비 2014/06/17 2,373
    389738 [미스터리] "CCTV에 안 찍힌 이유 있었다".. 3 서프라이즈 2014/06/17 2,379
    389737 20개월 애가 있는 동생한테 15개월 아이 돌봐달라해도 될까요?.. 50 ㅐㅐ 2014/06/17 3,867
    389736 인강, 학원 과외 복사만 모두 할려고 하는 욕심만 많은 아이 어.. 4 중2 2014/06/17 1,954
    389735 학원 처음인데 수학전문? 종합학원? 2 초등고학년 .. 2014/06/17 1,167
    389734 민방위의 날 지하철도 20분간 정지하나요? @_@ 2014/06/17 858
    389733 잔반 줄이기 표어 기발한 아이디어 16 숙제 2014/06/17 3,789
    389732 보수도 "혁신학교" 공교육 대안 인정.. 보수.. 3 샬랄라 2014/06/17 1,228
    389731 정말 전세가 너무 없네요 9 2014/06/17 3,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