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문 닫고 몇 걸음 걷다보니 안 가져온 물건이 있어 다시 돌아갔지요.
깡패 고양이는 제가 나가기 직전에 준 밥을 얌냠 먹다가
제가 문을 다시 열고 들어오니 깜놀한 표정으로 밥그릇 뒤로 숨더군요.
지금 올 사람이라곤 없는데 님 대체 누구임? 이런 표정으로
큰 덩치를 작은 밥그릇 뒤로 숨기고 경계하는 표정이란 -_-;
으이구 이 바보야, 나다, 하면서 이름을 부르니 그제서야 원망스런 목소리로
에우웅! 한 마디 하시는군요.
이 놈은 대체 지금껏 나를 어떻게 알아본 건지 원.
밤 열 시에 오면 나고, 낮에 오면 낯선 사람, 이런 건가?
주말에 일하느라 못 쉬어서 오늘은 칼퇴근하고 집에서 술한잔 하는 중입니다.
깡패는 옆에서 또아리 말고 자는 중이네요.
좋군요, 한가한 월요일 저녁.
저는 제 월급 주는 곳에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려 하는 중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 원래 직업의 본질에 충실한 조금 다른 일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건 하면 여러 모로 좋은 거지만 의무는 아닙니당.
얼마나 해야 할는지 요즘 좀 고민이군요.
아직도 열정을 불태우는 사람들도 있고, 또 그들을 보면 자극을 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저는 또 그렇게 야망이 크거나 부지런한 인간을 아니라서.
일단 오늘은 태양과 지디 노래를 들으며 삿포로 한 잔 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