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뮤지엄 아워스

갱스브르 조회수 : 828
작성일 : 2014-06-15 15:03:51

극중 인물이 뮤지엄의 배경으로 보이는 영화

배우들의 대사량보다 영상언어가 더 풍부하다

어느 하루의 시간이 빛의 농도를 따라 간다

그림이 실체인지 군중과 도시의 공기가 실체인지 편집 또한 건조하고 무심하다

삶의 본질은 지루함과 인내라는 걸 곳곳에 깔고있다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거나

전화를 하고 우는 아이 달래고 지팡이 집고 걸어가는 노인들의 굽은 등

정류장에서 초조하고 심드렁하게 버스를 기다리는 우리의 장면이

몇 백년 후엔 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림이 된다

그렇게 찬양하고 흠모하는 예술의 한 컷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러니 예술은 매 순간 일어나고 쌓인다

평범한 일상의 지문으로 꽉 채운 영화지만

장면 장면이 넘어갈 때마다 물음표가 온다

삭막한 하늘을 나는 새와 똑닮은 어느 화가의 옛그림이 교차할 때나

그나마 주인공인 두 남녀의 어설픈 대화가 진지해질 때라든가

과감한 생략으로 마무리를 예측하게 하는 감독의 속내가

이렇게 단순 집약된 영상을 통해서도 가능하구나..하는 신기함 때문이다

일거수 일투족 수다로 풀었던 친구와... 만나면 대화는 드문드문이지만

그 침묵이 오히려 다정했고 편안했던 친구...

그런 영화다

억지로 말을 건네기보단 500년된 나무처럼 다 껴안을 수 없는 무수한 이야기가

회색 영상 안에 넘치고 넘친다

덜어내는 것이 채우는 것임을 느끼게 한다

이 고요한 맘이 얼마나 오래 갈까 싶지만...

IP : 115.161.xxx.10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6.15 4:39 PM (114.205.xxx.245)

    갱스브로님 감상평을 읽어 보니 그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알듯 말듯한 느낌이 좀더 명확하게 자리를 잡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0715 딸 아이의 생리불순 7 걱정맘 2014/10/27 1,652
430714 신해철님.. 너무 멀리 가지 않았다면 1 플레이모빌 2014/10/27 1,590
430713 아파트 임대수익율 차이 많이나네요? 2 지역따라달라.. 2014/10/27 1,371
430712 서울에 사주카페 추천 부탁드려요 명동 종로..이대 홍대 근처요.. 1 요엘리 2014/10/27 1,870
430711 다이빙벨 상영 연장: 상영관과 시간표 업데이트 4 다이빙벨 2014/10/27 773
430710 통곡.목이 메어 밥을 먹을수가 없습니다 7 굿바이 2014/10/27 2,933
430709 제2롯데 의도적 인테리어 어쩌구하더니 4 ..... 2014/10/27 2,737
430708 요즘엔 수술후 집으로 돌려보내나요? 6 정상인지 2014/10/27 2,214
430707 신해철 돌아가시니 일이 손에 안잡히네요. 12 .. 2014/10/27 2,284
430706 곰tv로 여기 올라오는 음악방송 들을수있는 방법 알려주세요. 2 ㅇㅁㅂ 2014/10/27 595
430705 80년대 후반~90년대에 당시 신해철 인기 많았나요? 22 엘살라도 2014/10/27 4,849
430704 이명박은 오래도 살더만... 7 .... 2014/10/27 1,987
430703 상주 곶감용 감 사왔어요 1 상주감 2014/10/27 1,450
430702 의료사고에요 부검해야되요ㅠㅠㅠㅠㅠ 6 ㅠㅠㅠㅠㅠㅠ.. 2014/10/27 4,373
430701 이상해요 ... 힘이 되주는 사람들이 자꾸 떠나는 2 RIP 2014/10/27 1,064
430700 중딩아이랑 춘천 첨 놀러가는데 추천부탁드려요 6 춘천 2014/10/27 1,311
430699 서울 강동구에 아침 일찍 하는 맛있는김밥집 없을까요? 6 ... 2014/10/27 1,485
430698 엄마 돌아가실 때가 생각나네요.09.5.23 1 죄책감 2014/10/27 1,512
430697 두물머리 식당 추천해주세요 2 ... 2014/10/27 1,299
430696 19금)미삼이라는곳이 그유명한 미아리 맞나요? 7 2014/10/27 13,121
430695 관리실없는 아파트 전세 세입자인데, 월 관리비중 장기수선충당금... 4 요룰루 2014/10/27 1,564
430694 신해철 - 그대에게(故노무현 前대통령 추모콘서트) 4 참맛 2014/10/27 2,361
430693 그가있어서 행복했습니다 2 Drim 2014/10/27 517
430692 신해철...님의 비보를 접하다니... 멍하네요 명복을 빕니.. 2014/10/27 967
430691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 2014/10/27 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