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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뮤지엄 아워스

갱스브르 조회수 : 783
작성일 : 2014-06-15 15:03:51

극중 인물이 뮤지엄의 배경으로 보이는 영화

배우들의 대사량보다 영상언어가 더 풍부하다

어느 하루의 시간이 빛의 농도를 따라 간다

그림이 실체인지 군중과 도시의 공기가 실체인지 편집 또한 건조하고 무심하다

삶의 본질은 지루함과 인내라는 걸 곳곳에 깔고있다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거나

전화를 하고 우는 아이 달래고 지팡이 집고 걸어가는 노인들의 굽은 등

정류장에서 초조하고 심드렁하게 버스를 기다리는 우리의 장면이

몇 백년 후엔 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림이 된다

그렇게 찬양하고 흠모하는 예술의 한 컷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러니 예술은 매 순간 일어나고 쌓인다

평범한 일상의 지문으로 꽉 채운 영화지만

장면 장면이 넘어갈 때마다 물음표가 온다

삭막한 하늘을 나는 새와 똑닮은 어느 화가의 옛그림이 교차할 때나

그나마 주인공인 두 남녀의 어설픈 대화가 진지해질 때라든가

과감한 생략으로 마무리를 예측하게 하는 감독의 속내가

이렇게 단순 집약된 영상을 통해서도 가능하구나..하는 신기함 때문이다

일거수 일투족 수다로 풀었던 친구와... 만나면 대화는 드문드문이지만

그 침묵이 오히려 다정했고 편안했던 친구...

그런 영화다

억지로 말을 건네기보단 500년된 나무처럼 다 껴안을 수 없는 무수한 이야기가

회색 영상 안에 넘치고 넘친다

덜어내는 것이 채우는 것임을 느끼게 한다

이 고요한 맘이 얼마나 오래 갈까 싶지만...

IP : 115.161.xxx.10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6.15 4:39 PM (114.205.xxx.245)

    갱스브로님 감상평을 읽어 보니 그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알듯 말듯한 느낌이 좀더 명확하게 자리를 잡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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