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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잊지마요 조회수 : 1,595
작성일 : 2014-06-11 10:27:36

남편이 여름 휴가지를 알아보라는데 세월호 아이들 생각에, 밀양 할머니들 생각에, 도저히 마음이 찔려서 알아볼 수가 없군요. 소소한 일상 같은거 4월 16일 이후로 사라졌습니다.

물론 아이들 어리니 지난 주 연휴땐 수영장도 데려다 주고 했지만, 이전같았으면 sns에 곧바로 올렸을 아이들 해맑은 사진이나 음식 사진 같은거 이제 더이상 안올립니다.

카톡에 노란리본 물결 사라진지 오래이고, 그거 안 올려도 맘 속으로는 다들 슬퍼하고 아파한다 하지만, 저는 마음이 그리 강인하지 못한 사람이라서인지 노란리본마저 내리면 어느새 조금씩 잊게 될 것 같아 스스로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라도 노란리본이나마 내리지 않습니다.

저렇게 당하고도 밀양 사람들 새누리 시장 당선시키는 거 보니 희망없다, 그냥 냅두라는 댓글을 보고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밀양은 아니지만, 저도 홍준표가 도지사 재선에 성공한 곳에 삽니다.

난생 처음 소심하나마 선거운동이란 것도 나름 해 보고, 선관위에 전화도 걸어 항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90년대 후반 학번이며 대학 때 학생운동 한 번 안했던 제가 이리 된 것은 이제야나마 계속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현실을 깨닫기 시작한 덕분이겠지요.

이 곳에 몇 년째 살아보니, 사람들이 새누리당 뽑는 것은 나빠서라기보다 몰라서입니다.

물론 이 곳에도 학군 좋은 곳도 있고, 외지에서 온 고학력 인텔리들도 있죠. 하지만 대다수의 소시민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정말 모릅니다. 인터넷 나와 있는 '진짜' 사실인 정보들을 알아보는 것, 그 분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익숙한 TV, 지상파 채널 매일 볼 수 밖에 없고, 노인평생교육센터 같은 곳에 정부나 국정원 측에서 나와 하는 나라사랑류의 강연들만 듣게 되는 것이고, 결국 왜곡된 정보에 길들여지고 맙니다.

밀양 할머니 할아버지들, 밀양에 사는 일반인들에게조차도 보상금 더 받으려 하는 욕심쟁이 노인네들로 인식되게끔 만들었을 겁니다. 송전탑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잘못된 정보가 그들에게 이미 심어졌기에 아무렇지 않게 새누리당 시장 뽑은 거겠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생각납니다.

무사유가 가장 무서운 죄입니다.

그런데 이런 무사유를 조장하는 언론들, 정부, 국회의원들, 교육자들...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나마 진보교육감들에 희망을 걸어볼까요?

경찰들이 무고한 시민들을 끌고가는 장면을 보며 "경찰이 왜?"라고 묻는 7살 아이에게, 경찰은 우리를 돕는 좋은 분이라고 유치원에서 배워온 해맑은 이 아이에게 뭐라고 답해야 할 지 정말 정말 모르겠습니다.

답답한 맘에 넋두리 해 봅니다.

IP : 222.96.xxx.21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
    '14.6.11 11:16 AM (180.70.xxx.234)

    원글님 .. 감사합니다 ..
    격하게 동감합니다 ..

  • 2. 이거참.
    '14.6.11 11:28 AM (121.174.xxx.196)

    그래요..새누리..몰라서일꺼예요.
    그런데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 그 둔감을 넘어선 이기앞에
    분노할 수밖에 없어요. 어쩌끄나..저 인간들을~~~~
    진짜 인간이 미워집니다. 이 현실에도 그냥 해맑은
    사람들.어찌보면 부럽고..

    잊혀져간다해도
    아침 눈뜨면 하루 중 언제라도 남모르는 화살기도라도
    허고 살려구요.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란걸 알기에
    .....

  • 3. 공감
    '14.6.11 2:08 PM (58.125.xxx.102)

    원글님 잔잔하고 솔직한 글 읽고 위로가 되는 군요. 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크면 좋은 세상이 올 거라 믿고 삽니다. 희망은 .... 놓을 수 없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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