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는 친구와 나이차가 좀 진다
서열을 떠난 어색함이 한동안 이어졌다
감정적인 친근함이 생기기 시작한 계기는 순간적이었다
그 친구의 말을 들어주다가 나도 모르게 어깨에 손을 얹고는
눈을 맞추게 돤 것...
공감이 이루어지자 세대차나 경계심은 사라졌다
상대와 나라는 관계 속에서의 익숙함이 만들어진 거다
나이에 비해 야무진 일처리
책임감 강하고 스스로에 대한 직업 마인드도 프로답고
나이만 위지 한참을 배워야 겠단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아마 더 그 친구의 말에 귀 기울인 때문이다
선배랍시고 유세 떨 만한 "한방"이 없던 탓도 있다
그때부터 만나면 인사도 잘 하고 아침에 물 한잔 건네주는 친절도 받는다
가끔씩 이어지는 어색한 침묵도 있지만 예전처럼 견디기 힘든 공기는 아니다
화제만 바꾸면 금세 화색이 도는 대화가 가능해졌다
만나면 옷에 묻은 머리카락이나 심지어 눈곱도 떼주는 사람이 있다
정말 친한 사이 아니고는 받아들이기 힘든 친절이다
돌이켜 보니 그런 후가 시작이었다
마음의 빗장은 열어젖히는 것보다 삐걱대는 찰나 열렸다는 사실을...
프리허그를 경험한 친구의 말을 빌자면
상대를 안고... 안기는 순간
뭔가 모를 따뜻함이 차오른단다
그 몇 초... 생판 모르는 타인과의 스킨십에서...
하긴 그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기억이
내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