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상잔’의 참극이 남긴 교훈을 깨달으며
6월의 문턱에서 봄이 가는 아쉬움을 느낍니다. 무더위를 알리는 짙푸른 신록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도 6월이 오면 왠지 아픈 상처를 건드리는 듯 가슴이 아려오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과연 인류역사상 가장 비극적이고 아픈 사연을 간직한 민족은 누구일까요. 생각건대 아마 우리 민족이 아닐까 싶은데요. 2차세계대던 당시 폴란드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서는 나치에 의해 유대인들이 대량 학살됐습니다. 1945년 기준으로 약 600만(유럽전체 유대인의 80%)이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유대인 희생자 수를 약 150만으로 추정하며, 그 가운데는 폴란드 양심수, 구 소련군 포로(정치장교), 집시민족(루마니아어로 ‘로미노르혹’) 등이 포함돼 있으며, 유대인의 실질적 희생자 수는 약 100만 정도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64년 전 한국전쟁 시 희생자 수와 피해는 가히 상상을 초월합니다. 유대인 학살은 타 민족 즉, 게르만 민족이 유대인을 학살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전쟁은 불행하게도 외세에 의해 동족 간에 벌어진 ‘동족상잔’이라는 데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50년 6월 25ᅟᅵᆯ 새벽에서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까지 3년 1개월간의 한국전쟁, 이 전쟁을 통해 무려 450만 명이 사망했으며, 43%의 산업시설과 33%의 주택이 파괴됐으며, 전 국토는 초토화되므로 그야말로 잿더미가 되고 말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10만 명이 넘는 전쟁고아와 1천만 명이 넘는 이산가족이 발생했으며, 무엇보다 큰 비극은 역시 오늘까지 이어지는 분단의 아픔일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언제까지 그 날의 비극을 해마다 아파만 하고 슬퍼만 해야 할까요. 이젠 그 날의 참극이 미래에 던진 교훈이 뭔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그 교순은 이 땅 이 지구촌에 전쟁이 없는 평화의 세계를 열어야만 하는 당위성을 그 어느 민족보다 우리에게 깨닫게 한 것입니다. 이 땅에 영원한 평화를 구현하는 주체가 되라는 하늘의 지엄한 명령이었음을 저 짙푸른 신록과 함께 다짐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