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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순씨 팽목항 조용히 다녀가...
진도체육관에 박시장님이 너무도 조용히 오셨다 가셨습니다.
밤 11경 전화 통화로 잠시 자리를 비우고 들어갔더니 박시장님 사모님이 오신 겁니다. 사모님은 직접담군 레몬차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인사를 하니 시장님이 오셨다는 겁니다. 수행비서 하나 없이 사모님과 친척 분 이렇게 세 분이 연휴를 맞아 진도를 먼저 오셨습니다. 무릎을 꿇은채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그 분들의 사연과 어려움을 하나 하나 들으셨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구동성으로 "세월호가 잊혀질까 걱정이다." "지금 14명이 남아있지만 몇 몇분만 남고 인양되는 것이 정말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시장님은 서울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물품지원과 평일 자원봉사를 약속하시며 저에게 현장에 파견된 서울시 공무원과 실종자 가족들과 협의해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라고 하셨습니다.
박시장님은 자리를 팽목항으로 옮겨 팽목항에서 수고 하시는 자원봉사자들과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파견된 공무원들 한분 한분을 조용히 격려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밤에 저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게 오셔서 가족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경청하시는 시장님이십니다. 생각지도 않게 시장님을 11시부터 새벽 2시 넘어서까지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수행하면서 상대방과 눈 높이를 맞추며 진심어린 경청을 보고 배웠습니다. 이런 시장님 옆에서 일한다는 것이 자랑스런 새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