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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좀 워워~해주세요..

푸푸 조회수 : 2,798
작성일 : 2014-06-05 17:38:08

남편이 작년 여름부터 내년여름까지 2년간 미국에 있고(회사에서 보내주는 유학)

저는 일을 쉴 수 있는 기간만 같이 갔다가(8월~11월) 작년 12월부터는 다시 한국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냥 일 관둘까 생각도 안 한 건 아닌데, 저는 집에 있을 체질이 못되는걸 작년에 미국에 있으면서 깨닫고 지금 한국서 혼자 살면서 회사다니는 것 자체엔 만족하고 잘 한 선택 같아요

아이가 없는데 마음은 급해서 남편이 12월에 같이 잠시 들어와서 정자 뱅킹해서 그걸로 인공수정/시험관 하고 있는데 아직 좋은 소식은 없구요.

시부모님이 올해 1월초~3월말 3달간 남편있는 미국에 가계셨어요.

미국이 골프 천국이라며 엄청 좋아하시더라구요.

근데 시부모님이 계시는 3달 중  3주 동안 남편이 봄방학으로 한국에 나왔었어요. 저 보러..

시부모님은 그기간동안 알아서 골프 치시고 쇼핑도 하고 잘 지내긴 하셨는데 남편 없어서 의사소통이 아무래도 잘 안되니 답답하시긴 하셨던듯..

그리고 저는 지금 시험관을 또 하고 있는데(낼모레 이식)

약간 억울한 기분이 괜시리 드는 거에요.

일단 남편도 없이 한다는거(물론 제가 원해서 하는거지만..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마음도 크니까요)

그리고 시부모님이 6월~8월20일까지 또 미국에 가신다는 겁니다.

미국에 가시는 건 부모님 자유라서 제가 뭐라고 말할수 있는 입장은 아닌거 같아서 암말 안했지만

남편이 방학인 6월20일~9월20일중 3달 전체는 아닐지라도 한 2달 정도는 한국에 나와있겠지, 했었는데

부모님이 8/20일에 귀국하시기 때문에 같이 그때 나오겠다는 거에요

제가 만약 이번에 시험관 잘돼서 임신하면 좀더 빨리 나오면 안되냐고 했더니

부모님은 어쩌고? 의사소통도 잘 안되시는데. 부모님 생각좀 하셔. 라고 하는거에요.

갑자기 넘 열받더군요...열받으면 안되는건가요?

평소에는 말을 엄청 이쁘게 하는 남편이기에, 더 배신감이 컸던 거 같아요. 평소엔 미국에서 재밌지? 이러면 너 없으면 하나도 재미없다~ 라는 식의 말을 잘 해줘요.

글고 제가 평소 부모님께 딱히 못하는것도 아니에요.. 얼마전 생신때도 남편없는데 혼자서 맛난밥사드리고 케익,꽃다발,카드,선물로 화장품까지, 나름대로는 잘해드렸거든요.. 그땐 고마워하더니만.몇주나됐다고 "부모님생각좀 하셔"가 너무 저한테 콱 와서 박히네요.

사실 남편이 한국 안 나오고 싶어하는게  부모님 때문만은 아닌 건 알아요.

회사에서 보내준 휴식 같은 유학기간에 굳이 한국에 것도 찌는 여름에 나오기 싫은거 이해는 해요..

한국에오면 할일도 하나도 없어서, 마치 은퇴한 뒷방노인네(?) 같은 기분을 느끼나보더라구요. 자기 스스로 칭하길 암것도 안하고 있으니 밥만 축내는 식충이 같다나 뭐라나.

그런데도 남편이 부모님을  제1 이유로 내세우니, 부모님이 올초에 3달 갔다오시고서 굳이 또 여름에 가시는 게 얄밉고 짜증나요.ㅠㅠ

정말 좋으신 분들인데요. 어느것 하나 강요하는 거 없으신 분들이고 큰집 제사같은것도 당신들만 가면 된다고 열외시켜주시는데..-_- 그래서 제가 이렇게 부모님에 대한 짜증이 나는게 마음이 더 안 좋아요

열받고 싶지 않고, 남편과 부모님 그냥 이해해드리고싶은데 마음이 잘 다스려지지가 않아요.

제가 해본 생각은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일 것이다 하는 것이었어요

남편이 미국에서 할 일은 공부하는 틈틈이 휴식을 만끽하며 잘 노는 것이며

부모님이 하실 일은 아들내미 미국 가 있는 동안 자주 방문하시어 골프천국을 만끽하는 것 아니겠는가

내가 할 일은 그냥 내 나름의 즐거움을 찾는 것..

근데 이 서운함과 짜증나는 감정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막 구걸하듯 꼭 좀 한국 빨리와라~ 이렇게 말하고싶진 않기 때문에

그냥 "원하시는대로 하세요~"하고 메시지 끝맺었는데요. (근데 눈치빠른 남편 저게 제가 좋게 말한게 아니고 그냥 더이상 논쟁하기 싫어서 한말인거 다 알거에요)

"상황좀 지켜보고" 이러고 끝났어요.

 

최대한 침착하게 쓰려고 했는데  사실은 열받아서 얼굴 벌개진 상태네요.

다스려주세요 ㅠㅠ

IP : 211.181.xxx.3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달
    '14.6.5 5:43 PM (221.149.xxx.245)

    남편이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시험관을 해야할 정도로 많이 급하세요? 몸이 많이 힘들다고 들어서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몰라서 남편 돌아온 후에 하는게 어떤가 해서요.

  • 2. ㅇㄹ
    '14.6.5 5:46 PM (203.152.xxx.13)

    저는 이제 곧 성인이 될 자식이 있으니 어쩌면 시부모님 입장도 이해할법한 사람인데요.
    시부모님 참 이상하시네요.
    굳이 아들 방학할때 맞춰서 아들있는곳으로 가는건 뭡니까?
    시부모님에게 말씀하세요. 아니 남편분이 말씀하셔야 하는것 같네요.
    나 한국 가서 아내를 만나야 하니 부모님은 학기중에 오라 하시라고요.
    정말 주책이시네요. 아들 며느리가 그리 떨어져있는거 안쓰럽지도 않으시대요?
    손자에 대한 기대는 갖고 며느리 압박하면서?
    정말 며느리 아닌 중립적인 입장에서 봐도 시부모님이 잘못하고 계신겁니다.
    더불어 남편분도 할말 못하고 있는것 잘못하고 있는거고요.

  • 3. 푸푸
    '14.6.5 5:48 PM (211.181.xxx.31)

    저는 약이 잘 받는건지 몸은 그닥 힘들지 않더라구요
    시술 시작하던 시점에 남편오기까지를 기다리려면 1년 반이 남은 거였는데, 그걸 기다리기엔 나이가 좀 걸렸지요. 내년되면 노산의 범주에 들어가는 나이라서 많다면 많고 아직 괜찮다면 괜찮은데, 개인차가 있잖아요 난소 나이가.. 좀 많게 나와서.. 암튼 남편없다고 넋놓고 있을 상황은 아닌거같아서 시작했어요

  • 4. 푸푸
    '14.6.5 5:52 PM (211.181.xxx.31)

    부모님이, 이번에 미국 가시는걸 딱히 자랑스러워 하고 계시진 않은 느낌이에요.
    떨어져있는 저 보기엔 미안하고, 그래도 꼭 가고는 싶으시고. 그런 거 같더라구요.
    여름이 한국에서 골프치긴 안좋고, 거긴 시원하고 그래서 가시려는거같아요
    여태까지 (결혼한지 2년반) 너무 잘해주시고 제입장에서 배려를 해주셨기 때문에 이번일이 읭? 하는느낌으로 좀 의외긴 했는데.... 주책이라는 생각 들었다가, 그럴수도 있다고 이해됐다가 그래요 ㅠㅠㅠ

    그나마 손자에 대한 기대는 있으시더라도 절대 입밖에 안 내시고,
    제 탓하거나 그런것도 전혀 없고..
    제가 시험관하면서 스트레스 받아하면, 그럴거없다고 스트레스받지말고 마음편히 먹으라고 좋게 말씀해주세요

    남편은 할말 못하는거같긴한데....남편 행동도 넘 의외라서 ㅎㅎㅎ 제가 남편 심리가 잘 이해는 안되네요. 강력히 한국에 오기를 희망하고 있진 않은듯. 부모님은 핑계반 진심반..안그래도 한국 오기 싫었는데, 부모님 오신다니까 옳다꾸나 그냥 미국에 있자 하는거 같기도-_-

  • 5. ...
    '14.6.5 5:54 PM (182.226.xxx.93)

    방학중에 하필 가려고 하시는 지 좀 답답하네요. 당신들은 혼자 지내는 아들 밥도 해 줄겸 놀러 가신다고 생각하겠죠. 시부모 마인드로는 직장 생활한다고 남편 혼자 지내게 하는 며느리가 섭섭할 지도 모르겠구요. 문제는 남편이 오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고 보여져요. 자기 부몬데 방학 피해서 오시라고 말하면 되련만 안하는 거잖아요?

  • 6. 푸푸
    '14.6.5 5:59 PM (211.181.xxx.31)

    맞아요. 남편 본인이 그닥 오고싶어하지 않아요 ㅋ 첨엔 이걸 사랑이 식었군 하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남편 심정 이해는 돼요.
    근데 만약 임신하면 8/20에 오기보단 7월에 좀 들어와도 되겠구만, 남편은 부모님을 이유로 들고 있네요.
    방법이 없겠죠?
    억지로 오게 하면 그 원망을 우찌 감당해요. ㅎㅎ

  • 7. 이달
    '14.6.5 6:01 PM (221.149.xxx.245)

    힘들지 않다고 하시니 다행이네요.
    그리고 상황이 속상할만 하네요. 본인이 판단해서 부재중에 시도한다곤 하지만 혼자만의 아이도 아니고.
    위로는 여기서 받으시고, 남편분에게 조근조근 말씀해 보세요. 구걸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구요^^
    두 분의 아이니까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요. 옆에서 지켜보면서 응원해 주면 좋겠다고요.
    시부모님이나 남편에 대한 서운함이나 얄미움은 여기서 다 푸세요^^

  • 8. 푸푸
    '14.6.5 6:13 PM (211.181.xxx.31)

    댓글들이 그냥 저를 진정시켜주는 것이 아니고 같이 서운해해주시는것들이라 더 위안이 되네요. 감사해요.글올리고나서 댓글놀이하면서 좀 마음풀렸어요. 나아진건 없는데도 그냥 마음상태가 더 중요한거 같애요
    마지막에 ....님 댓글 제가 듣고싶은 말이었어요. 맞아요. 이거 하나로 삐치면 안되겠고.. 남편 심리상태 분석까지 예리하세요.^^

  • 9.
    '14.6.5 6:16 PM (122.36.xxx.73)

    임신 한두달이 급한가요? 시험관하지마세요.방학중에 들어와 아기갖는데 노력하라하셔야죠.자기가 할일을 님이 알아서 다 해주고 있으니 놀고싶은가보네요.그렇게 기다리는 아기임신하면 당장 들어올께! 소리는 들으셔야 그나마 아기낳고 님에게 도움을 주지 이렇게 나몰라라하는 인간은 육아에 전혀 도움 안준다는 사실은 알고계시지요? 시부모님도마찬가지구요.아기기다리는 아들며느리생각하면 적어도 만날 기회를 방해는 말아야죠.아무리 골프좋아한다해도그건 시부모님입장일뿐이네요.시부모만 배려하든 시부모를 핑계로자기도 놀고먹으려하든 님과 앞으로 생길 아기는 남편으로부터 아무런 존중도 못받고 계신다는 것이 팩트네요.시험관혼자해도 괜찮다 시부모님도 좋다 억지로 오라했다가 뒷감당하기겁난다 이런 자세니까 남편도 시부모도 그렇게 대하는겁니다

  • 10. ~~
    '14.6.5 6:22 PM (58.140.xxx.106)

    윗님 말씀 동감이요.
    신랑이나 부모님이나 마치 결혼전인 것 처럼 살고
    자식 손자는 덤으로 얻으려는 느낌이에요.
    겉으로 잘 해주면서 속으론 자기만 아는 타입이요ㅠ

  • 11.
    '14.6.5 6:40 PM (223.62.xxx.66)

    힘든일 혼자 척척 다해내고
    그리 애닲게 요구하지도 않고하니
    님이 얼마나 힘들고 바라는지모르는거죠

    힘든일 하면서 잠잠하고 또 좋은얼굴 싹싹한 얼굴로대하면
    그사람을 크게 고려치않고 자기들 효율적인 대로 계획대로 그냥 하게되는게 사람심리죠
    특별히 나빠서가 아니구요

    님 좋은사람 콤플렉스 있는거같아보이는데요
    시험관 아기하고 결과받고 또 실망하고..
    육체적인것도 대단히 힘들다고 알고있고
    정서적으로도 상당히 힘들게 뻔하게 예상되는거 아닌가요?

    님이 자신을 아껴주고 보살펴줘야 남도 그리합니다

  • 12. 시부모님께던
    '14.6.5 7:21 PM (115.143.xxx.72)

    남편한테건 솔직히 이야기 하ㅏ심 좋을거 같은데요.
    내 생각이나 입장은 이러이러 하다.
    섭섭하다거나 불평불만은 쏙빼고 담담하게 님 생각만요.
    부모님 입장도 이해 안가는거 아닌데
    여기 쓰신것처럼 님 마음속 이야기를 솔직히 하세요.
    그러지 않고 알아주겠지 하면서 님 혼자 섭섭해하고 그러심 안되요.
    님 마음속 생각 표현안하면 다른사람은 절대 몰라요.
    남자들은 직접 얘기 안하면 절대 절대 몰라요.

  • 13. bebemom
    '14.6.5 7:34 PM (58.152.xxx.84)

    저 무슨 마음인지 너무 잘 알거 같아요. 우선 서운한 마음 토닥토닥 해드릴게요. 저라도 남편 말에 서운할 거 같아요.

    근데 막상 이런 상황이면 그냥 남편이랑 시부모님 계획하신대로 그냥 놔두세요. 서운하다고 일찍 오라고 해도 부모님 놔두고 오기 쉽지 않을테고 부모님도 며느리 눈치보시게 될거고.. 그리고 어떻게 생각해보면 남편한테는 은퇴전 마지막 휴가같은 방학이잖아요. 그냥 이번엔 내가 마음 좀 크게 쓴다!! 생각하시고 그러라고 하세요. 대신에 말로는 생색도 좀 내시고, 임신 성공하시면 몸 힘들다 먹고 싶은거 많다 뭐 엄살도 좀 부리시고요. 분명 시부모님, 남편 다 맘속으로 미안해 하실거에요.

    저도 시부모님 좋은 분이셔서 잘해주시는 만큼 정말 잘하려고 하는데(외국인데도 매일 전화드리고 기념일 잘 챙기고 애기 사진 매일 보내드리고.. 친정에는 일주일에 한번 할까말까..-.-), 근데 친척분께서 친정에만 잘하지 말고 시댁에도 잘하라 이러셔서 갑자기 짜증이^^; 제가 시댁에 하는 만큼만 친정에 하면 울엄마 감동받을텐데 이게 뭔 소리?? 생각했다는..

    여튼 마음 푸시고 짜증 내지 마시고 이쁜 아가 천사 빨리 오길 바랄게요!!

  • 14. 전 좀
    '14.6.5 8:17 PM (112.152.xxx.151)

    다른 관점에서 써볼께요

    저희 가족이 2년간 미국에 있다가 얼마전에 돌아왔는데...
    어쩌다 알게 된 가족이 남편과 자녀 1명만 미국에 있고 부인은 한국에 있는 경우였어요.
    먹을거리 때문에 아이가 짠해서 반찬이라도 만들면 자주 나눠 먹었는데
    그 부인은 방학때 몇주간 들어와 여행하고 쇼핑만 하다 가더군요

    한국에 있는 사람은 익숙한 환경에 친지에 친구에
    별 외로울 틈이 없겠지만
    외국에 있는 사람은 기나긴 밤과 주말마다
    정말 혼자놀기를 즐거워 하는 사람이 아닌한 외로움을 많이들 느끼시더라고요.
    일단 남편분 마음을 좀 헤아려 주시길...

    그리고
    공부나 일을 하는 입장에서
    누가 학기중에 오면 숙소만 제공해줄뿐 아무런 도움이 못되기에
    남편분이 부모님 오시려거든 방학때 오시라고 했을 수도 있어요
    운전 못하면 아무데도 못가는 미국에서
    국제 운전면허증이 있다 하더라도 나이드신 분들이 낯선데서 운전하고 다니시기란 어렵죠

  • 15. ..
    '14.6.6 12:18 AM (72.213.xxx.130)

    왠지 시험관해서 남편 졸업전에 미국에서 아기 낳으려는 거 같은데요? 저만 느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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