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긴 감상평
저는 만족할랍니다.
이쪽에서 제대로 된 사람 내면 뽑아준다는 걸 확인했으면 됐죠 뭐.
대전에서 한숭동 후보가 떨어진 것은 단일화 불발이 원인이란 점도 확인했으니 그만이고요.
매번 가르쳐 줘도 알아먹으려 들지를 않는 정치권이 문제죠.
애꿎은 국민 수준 탓하지 맙시다.
빗자루를 세워놔도 당선시켜주는 경상도라고 매도할 것도 아닙니다.
울산 부산이 교육감 뽑는 거 보세요. 김부겸과 오거돈이 거둔 성과도 절대로 하찮은 게 아닙니다.
김부겸 후보에게 큰 박수 보내고 싶습니다. 조승수 낙선은 잘된 일입니다.
노동운동 진영을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안철수는 이제 효용가치를 다한 걸로 보입니다.
좋은 자원이었는데, 정치엔 영 감이 없네요.
앞으로도 과히 기대를 걸 게 있으려나 싶군요.
이번 선거에선 박원순과 안희정이란 좋은 자원을 거둔 부분이 가장 만족스럽네요.
시정 도정 잘 펼치시고, 기존의 대선 후보들과 좋은 경쟁 펼쳐서, 우리나라 지도자로 우뚝 서길 바랍니다.
둘 중 누가 해도 전임들 보다는 잘하리라고 믿습니다.
송영길은 진즉부터 싹수가 노란 놈이었는데, 이번에 꺾어 놓아 다행입니다.
제대로 뉘우치고 다시 밑바닥에서부터 기어 올라오면 좋은데,
김한길 아류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봅니다.
김진태는 접전을 펼친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유권자는 현명합니다.
남경필이 당선된 이유는 원희룡이 당선된 이유와 같습니다.
무게감에서 밀린 거지요. 공천 잘못한 놈들 탓해야 합니다.
권선택은 정말 의외입니다.
대전 시민들이 박성효란 자가 허깨비란 사실을 알아차린 걸까요?
저로선 가장 놀라운 결과입니다.
제가 대전 시민이란 게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박근혜가 “대전은요?” 한마디로 더블 스코어로 밀리던 박성효를 구한 게 엊그제 일이건만, 그 사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정말 놀랍습니다.
피 말리는 각축 끝에 당선된 최문순, 이시종 후보도 애쓰셨고, 윤장현 후보는 개인적으로 아는 분은 아니지만 참 좋은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철수 덕도 있었겠지만, 강운태보다는 더 시정을 잘 이끌 후보라고 생각해서 광주시민이 찍었다고 봐야 할 겁니다.
전라남북도는 뭐 예상한 대로지요?
진보 교육감이 대거 등장한 것은 시대적 요청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더는 아이들을 죽이는 교육 하지 말자는 바람 말이지요.
물론 세월호 참사에 따른 자각 효과도 컸겠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조금 아는 분도 교육감이 되셨는데, 임기 중에는 부르셔도(부르실 리도 없겠지만) 안 가려고 합니다.
좌우를 떠나고 진보-보수를 떠나서 가장 균형감각 있고 시민이 원하는,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정책을 펼쳐주시길 바랍니다.
다음 선거, 그다음 선거, 또 그다음 선거에서도 우리는 양쪽으로 나뉘어 맞서겠지만, 누가 됐든 일단 당선되고 난 다음엔 브라질의 룰라처럼 합리적이고 좌우를 모두 포용하는 그런 정치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책과 인사가 아니라(홍석현은 제외) 대연정이라는 기계적이고 물리적인 합종연횡을 꾀했기 때문에 실패한 거로 생각합니다.
너무 급하셨어요. 물론 상황도 좋질 않았죠.
아무튼 노무현의 실패와 룰라의 성공을 후임 대통령은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