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택시를 탔는데 소신 있는 기사님을 뵈었어요. 여기는 경기 북부인데 차가 큰 선거벽보 앞에서
신호대기를 하게 되었지요. 저는 현직 시장은 야권이라 잘 알고 있었는데 전 시장과 그 사람이 몇번 출마했는지
그것까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후보 한명 한명의 지나온 행적을 소상히 알고 계시더라구요. 짐짓 놀랐어요.
제가 궁금한 나머지 이것 저것 질문을 했어요. 누굴 뽑겠냐?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라는.
"난 당은 가리지 않아요. 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게 투표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요. 책임을 져야지."
"그럼 어떤 점에서 지금 현 정부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세월호 사건에서 정부가 잘못 한 건 두 가지예요. 일단 사고 수습을 하는 재난구조 과정에 의료진부터
투입을 해서 팽목항에 상주하고 있어야 했는데 그게 늦어서 망했고. 두번째는 모든 행정을 비상체제로
돌려서 긴급구호자금으로 풀었어야지. 안 그래요? 모든 경비는 정부가 변제할 테니까 최선을 다해서
구하는 척이라도 했어야 하는데....국회의원이든 장관이든 내려가서 뭘 했나요? 암 것도 한 게 없어요."
"그렇지요...(이쯤에서 전 급당황)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
"투표 잘 해야죠. 그게 첫번째고, 무조건 이번 사고든 뭐든 정부가 국민을 무서워하게 만들어야지.
이렇게 계속 살면 서민들만 죽어나가는 나라가 된다구요. 내가 주변 사람들 설득을 하는데 이거 원....
누가 자기네 지역구 후보인지도 몰라. 아우, 답답해. 그거 좀 신경쓰면 될 것을. 솔직히 한꺼번에
여러 사람 뽑으니까 노인들은 헷갈리거든. 뽑던 대로 습관처럼 거기(아시죠?)에 꽝 찍는데요. 나 참..."
중간 생략....
집에 도착할 때까지 이런 저런 훈훈한 이야기를 주고 받느라 내리는 것도 잊어버릴 뻔 했어요. ㅎㅎ
알고 보니 60대라고 하시는데 교통방송 리포터까지 하신다네요. 김@@기사님! 건강하시고 안전운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