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얘기할 사람도 없고... 혼자 울기도 지치고..
너무 답답해서 적은 부부 문제에 대한 긴 주절거림이에요..
불편하신 분들은 그냥 패스 해주시고.. 날선 댓글은 사양할게요.. 제가 너무 힘든상태라.. 상처 될거 같아요..ㅠㅠ
남편은 놀기 좋아하는 스타일인데다 굉장히 방어적이고 자기합리화하는데 탁월한 사람이에요..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하고 애가 하나 둘 생기니 그전처럼 어울려 지내지 못하고 최근 몇 년은 총각 둘과 몇 달 전 결혼한 친구까지 넷이서 자주 어울려 놉니다.
저도 처음에는 어느정도는 이해하고 인정해주었으나, 작년 상반기에 남편이 두학기나 석사 논문이 밀리고 세학기째 직업 없이 논문 쓰는 와중이었는데.. 그때 마침 그 친구들 중 하나가 회사 그만 두고 실업급여 받으며 지내자 일주일에도 몇 번씩 그 친구들하고 밥먹고 게임하고 늦게까지 술먹고 잠들어서 새벽에도 들어오고 아침에도 들어오고, 그러다 잔소리 듣기 싫으니 아예 학교가는척 나가서는 낮에 만나 장봐다가 그 친구 자취방에서 낮술먹고 밤에 집에오면서 학교에서 돌아온척하고 그래서 몇 번 싸웠어요.
당연히 저는 그 친구들 만난다고 하면 예민하게 되고요.
올 2월에도 그 친구들하고 여수에 여동기 결혼식 참석차 갔다 일박 하고 온다는걸 안된다 했더니 낮술먹고 밤 기차 타고 돌아왔는데.. 이 남편놈이 만취해가지고는 외롭다고 술주정을 하더군요.
다음날 그 사실을 얘기하고 서운하다고 화난다고 하고 있는 와중에도 그 친구들 올라오는대로 해장하러 가자고 약속 잡는꼴이 너무 화가 나서 버럭했더니, 화낼일도 아닌데 화낸다고 오히려 남편이 화를 내서 싸움이 커졌구요.
그 후로 남편은 계속 당신이 예민하다, 왜 화내는지 이해가 안된다라고 말하니 저도 반박하며 싸우다 서로 상처되는 심한 말도 많이 오갔고, 남편은 지친다며 대화 끊어버리고요.
서로 말없이 대치하며 지내다가 제가 안되겠다싶어 대화좀 하자 그러면 또 같은 얘기만 반복하다 언성 높아지고 또 남편이 먼저 회피해버리고요.
저도 지쳐서 당신이 먼저 대화 하고 싶을때 요청하면 들어주겠다 하고 더이상 얘기해보려고도 안하고 있었더니 5월말까지 투명인간처럼 못본체 하면서 새벽에 나가고 밤 12시 전후나 아니면 아예 새벽에 들어와 잠만 자고 또 아침 일찍 나가고 하는 생활을 하더군요.
도저히 안되겠어서 제가 먼저 대화 좀 하자고 해서 얘길하는데..남편왈.. 늘 이렇게 먼저 화해신청을 하래요..
어이 없어 따지기 시작하니 또 당신이 너무 예민하다 이해안된다.. 무한반복... 지치니까 그만 얘기하자고 남편이 대화를 끊어버렸는데..
저도 화난다고 그대로 있으면 또 이렇게 몇 개월이고 시간이 가겠더라구요.
그래서 잘못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면 그냥 화나고 속상한 내 감정이 틀렸다고 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아내가 속상하구나, 화났구나.. 인정이라도 해달라고.. 그정도라도 좀 져주라고.. 서로 좋은 방법을 찾으면 좋겠지만 정 안되겠으면 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생각해보자고.. 무작정 기다리게 하지 말라고.. 메일을 써 보냈어요.
그랬더니 남편은 생각도 잘 이어지지가 않고, 스트레스가 되고, 일도 바쁘니 기다려 달라더군요..
알겠다하고 1주일이 지났죠.
그런데 남편이 영.. 일이 많이 바쁜거 같지도 않아보이고.. 그동안 남편하고 이런식으로 싸우며 생긴 의심병이 도져서 남편 용돈 계좌를 뒤졌어요..
계좌에.. 그 친구들한테 몇 십만원씩 돈이 오간 기록, 계약금, 잔금, 상하수도료.. 이런 기록이 있더군요.
워낙 자기합리화 잘하고 요리조리 말 잘하는 성격인거 알아서.. 확실히 하려고 미친년 널뛰는 마음 간신히 참고 기회 봐서 휴대폰을 뒤졌더니...
역시나... 한달전부터 그 친구들하고 돈 모아서 보증금 200짜리 낡은 월세 아파트를 저희 집 10분거리에 얻어놓고는 비밀 아지트 삼아 수시로 들락거리며 놀았더라구요.
주말에도 일하는거 같지는 않은 눈치인데 어딘가 가길래 그 아파트 가봤더니 거기 혼자 앉아서 컴퓨터 하고 있더라고요.
따졌더니 친구들중에 서울에 있고 여자친구 때문에 매주 내려와야 하는 친구가 숙박비 아낄겸 얻은 아파트이고, 보증금 낼 돈이 없대서 다른 친구랑 같이 돈 모아서 빌려준거고, 그 친구가 주말에만 내려오니 자신이 집 알아봐주고 일 좀 봐주고 대신 가끔 쉬러도 오고 한다고 둘러대더군요.
친구 집이면 계약서도 있을 것이고, 그 친구 여자친구도 당연히 집 얻은걸 알고있겠네? 하고 물었더니 너무 당당하고 뻔뻔하게 그렇대요..
그 친구는 저랑도 친구여서.. 그 자리에서 전화해서 계약서 사진 보내라, 여자친구 전화번호 보내라 통화를 했지요.
남편은 친구한테.. 야 너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해! 하면서 오히려 어이없어 하더군요.
제가 너무 어처구니 없고 화가 나서.. 이러고 있으면서 나한테는 일 바쁘다고 기다려 달라 했냐고, 나쁜놈 되기 싫으니 나 지칠때까지 그렇게 피하고만 있었던 거냐고 따졌더니.. 이런게 자기 있는 그대로니까 당신이 받아들이던가 못하겠으면 당신이 선택하라고 말하더군요..
저도 더는 못 견디겠어서.. 짐 싸서 시댁으로 보낼테니까 미안한 마음이 들면 사과하러 오고 아니면 이혼서류 보내라 하고 나왔어요.
그러는데도 답답하다는듯 한숨만 쉬고 잡지도 않더군요.
시댁에 짐 싸들고 가서 울며 그동안 일 말했더니 시부모님이 남편 호출하셨고, 몇 시간 지나서야 온 남편은.. 그 집은 타지역에 있는 친구가 여자친구 만나러 올때마다 숙박비가 너무 들어 얻은 집이고, 돈이 없대서 빌려준거고, 자주 못오니 자신이 관리해주고 가끔 가서 쉬고 하면서 치맥이나 불러서 같이 먹고 하는 정도지 나쁜짓 한거도 없고, 이번 일은 아내랑 관계에 있는 문제 백가지중에 한가지일 뿐이고, 그 친구의 여자친구는 집 얻은거 알고 있는줄 알았는데.. 오면서 다시 확인하니까 모르더라고..
참.. 적당히 거짓말 섞고, 적당히 둘러대고 숨기면서 별거 아닌 일처럼 잘도 말하더군요.
시어머니가.. 점심때 통화할땐 사무실이라더니 거기 가있었냐고 물으니까.. 이직하면서 그전 일 정리해주느라 다녔던 현장 사무실 계약이 엊그제 끝났으니 이제 거기가 자기 일하는 사무실이라나?? 참나..
더 듣고 있기 괴로워서 마음 풀고 가라고 잡는 시어머니 뿌리치고 나와버렸어요.
결국 친구 숙박비 아끼는건 좋은 핑계였을뿐이고, 다들 여자친구, 아내들한테는 비밀인거였고, 그 집은 남편 명의로 계약한 집이고, 신나서 아지트 만들어놓고 놀았던게 팩트네요..
남편 친구들 말로는... 제 남편이 여자끼고 논거도 아니고 딴짓 한거도 아닌데 제가 자꾸 잔소리하고 뭐라고 하니까 통제하는거 같고 해서 스트레스 받았답니다...
이 철딱서니 없는 인간들한테는 여자나 끼고 놀아야 나쁜짓이고 딴짓인가봅니다.. 아휴...
몇 달을 부부 문제는 풀려고도 하지 않고 회피하다가, 제가 어떻게든 하자고 말해도 일 바쁘다며 기다리라고만 하더니..
친구들도 알게 되고, 시댁도 알게되니 이제 와서 친정부모님까지 속상하게 하지 말고 얘기좀 하자더군요.
뭔 얘기를 하나 들어봤더니.. 서로 따지고 하는 얘기는 접어두고 상담 받쟤요...
저는 일단 당신이 잘못한거는 제대로 인정하고 사과해야 다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하든 어쩌든 할수 있을거 같으니 나가서 먼저 상담을 받아보든 하고 사과를 하러 오던지 아니면 이혼서류를 보내라고 얘기했지요.
못나가겠다며 안방문 잠그고 자더니 아침에 일어나서는 하는 말이...
주변에서 다들 무조건 잘못했다 그러라는데.. 그냥 말이야 할수는 있겠지만 그걸로 되겠냐네요..
자신은 마음에서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생각이 안드니 부부상담을 받아보자구요.
끝끝내 잘못한거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사과는 못하겠다는거죠.
화가 나서.. 당신이 나한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던지, 못하겠으면 이혼하던지 네가 선택하래서 나는 충분히 답을 했다, 지금은 너를 한집에서 보면서 신경쓰이는거 자체가 너무 힘들고 싫으니 나가서 상담을 받던 어쩌던 하고 미안하다고 할 수 있을때 와라, 너 그런말로 내 자존심 다 밟아놓고서 그런거는 싹 덮어두고 같이 상담받으러 가자는거 못 하겠다..라고 말했죠.
남편은 또.. 그럼 그 상황에 뭐라 말해야하냐는둥.. 널 위해 한말이라는둥.. 왜 자신이 던지지도 않은 돌멩이를 상상하고 소설을 써서 혼자 상처 받냐는둥..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더군요.
그러다 결국 언성 높이고 나갔고, 제가.. 제발 부탁이니.. 니 대화법에 대해서 좀 생각해봐달라, 상담받아보고 내 도움 필요하면 그때 요청해라, 지금은 나는 당신보다 내 자존심, 나를 먼저 챙겨야겠다..고 카톡 보내놓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또 밤 12시에 와가지고 문 잠가놓고 안열어준다고 잠은 자고 일은 해야할거 아니냐고.. 왜 자기를 몰아세우는 거냐고.. 잘해보려고 노력하고 마음먹고 왔더니 왜 자기 마음도 못맞춰주고 타이밍도 못맞추냐네요.. 그러면서 저희 친정엄마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했는지.. 저희 엄마가 걱정되서 얼른 문 열어주고 풀라고 전화하셨구요.
그러면 미안하다고 해보라고.. 그러면 나도 한발 물러서겠다고. 했더니.. '다 미안하다..그게 말한다고 된거냐'네요...
놀리는건지 뭔지..
뭘 잘못한건지.. 서로 또 따져서 같은 얘기해볼까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가겠다며 집앞에 당장 입을 옷 아닌거만 놓고 가더군요.
남편이 뭔 짓을 하고도 잘못한걸 인정하질 않고 사과하질 않으니.. 저는 이제 더이상은 먼저 한발 양보하고 마음을 풀 수가 없고요, 마음을 못 푼 상태로 집에 들여서 또 투명인간 취급하며 한집에서 부딪히며 지내는게.. 저만 벌 받는 기분이라 더는 하고 싶지가 않아요.
그냥 잘못했어, 미안해.. 하고 사과하는 시늉만 해도 큰소리 한번 나고 넘어갈 일마저도.. 남편은 왜 그리 뭘 잘못했냐고 따지고, 이해 못하는건지.. 저야말로 이해를 못하겠고..
남편은 다른 사람한테 공감해주는 기능이 아예 없는 사람인건지, 저를 만만하게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정말 제가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건지 뭔지.. 그냥 이제는 남편을 좀 저한테서 떼어놓고 싶은 생각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