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남아입니다..
평균보다는 좀 작고 체력도 떨어지지만 그래도 친구들 좋아하고 학교생활도 잘 적응하고
담임선생임이나 여자 짝궁하고도 잘 지냅니다..늘상 어울리는 친한 친구도 두명 있구요..
또 가족관계도 원만합니다..아이들앞에서 싸워본적도 거의없고 아이아빠도 참 좋은 아빠이며 저나 둘째아이하고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해요..한마디로 평범한 가정속에서 평범하고 행복하고 자라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고민되는 것은 제아이의 관심영역입니다..
흔히 남자아이들이 그러하듯 레고 좋아하고 로봇 좋아하고 축구나 자전거 줄넘기 등등도 좋하해요..
그리고 그외에 괴물..좀비..독거미..해골..뱀..폐교..흡혈귀 등등 엄마인 제가 듣기에도 좀 뜨악하다싶은것에 관심이 많았지요..제가 질문하는 것에 대답하는것 말고 본인 스스로 얘기할때는 이런 어둡고 음침한 얘기가 절반은 차지하는것 같아요
그래도 이정도까지는 때되면 어느정도 지나가리라 하고 넘어갔지요..애들이 가끔 하는 핸폰게임이나 만화영화 또 책등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최근에 그런게 좀더 범위가 넓어진다고 해야할까요.ㅠㅠ..뭐 독약이니 피..상처..죽음..이런 부정적이고 음습한 단어들이 자꾸 아이의 말에서 등장하면서 단순히 뜨악하다 싶은 느낌을 넘어 좀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러다가 주말에 있었던 두가지일들때문에 어제 잠을 설쳤네요..
첫번째는 토요일에 다같이 마트를 가는 도중 아이가 얘기를 하는데요..내용인즉 계단에서 사람이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실험해볼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는 거에요..그건 사각블럭으로 사람을 만들어서 계단으로 떨어뜨려보면 된다는 거지요..저와 아이아빠는 깜짝 놀라서 그런 생각에 바로 제동을 걸었어요..계단에서 굴러 다친 친구oo이 못 봤냐고 그랬더니 자기가 직접 본게 아니라서 모르겠답니다..그래서 저희 부부는 불이 뜨거운걸 직접 만져봐야 아는 게 아니다라는 비유식으로 아이에게 말하고 또 철봉에서 떨어져서 아팠던 아이의 경험을 다시 상기시켜 아이에게 설명했지요..아이가 어느정도 수긍하고 그 얘기는 더이상 꺼내지 않더군요..
두번째 사건은 어제 있었는데요..아이는 평소때 그림그리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또 그린다 하더라도 레고나 드래곤의 전투 뭐 이런 것들만 좀 그리다 말았지요..그런데 어제 그림은 간만에 사람만 3명이 등장하더라구요..그래서 이게 무슨그림이냐고 했더니 왕관을 쓰고있는 사람은 임금님이고 그 임금님이 사기꾼을 만나 독약을 먹고 죽어서 누워있는 그림이래요..살아있는 임금님은 웃고있고 죽은 임금님은 눈을 감고 있고 사기꾼은 한손엔 독약병을 들고 있는데 거기서는 독약이 떨어지고 있고 다른 한손엔 임금님을 간지럽힐 장난감칼을 들고 있었어요..아이의 설명을 듣고 있는 아이 아빠와 저는 순간 말문이 막히고 말았어요..아이는 엄마아빠의 반응을 보며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지 얼굴을 굳히고 자꾸 그린 종이를 접으며 저와 아빠의 질문에 당황하기도 하고 귀를 막기도 하고 하더라구요..
저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주변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그들이 엄마인 저에게 객관적으로 얘기를 해줄수 있을까 걱정도 되구요..
혹여 상담이 필요할 만큼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면 이 좁은 지역에 괜스리 말이라도 나서 아이의 학교생활에 지장이 올까싶기도 하구요..
이런 호기심이나 상상이 8살 아이에게서 있을수 있는 경우인가요..
아니면 무언가 심리적으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일까요..
제발 답을 좀 부탁드립니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