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전 진보교육감1위 후보의 아들글-감동적임.

역사를알자 조회수 : 4,396
작성일 : 2014-06-02 01:59:41

안녕하십니까? 저는  북유럽 노르웨이의 교육을 생생하게 체험한 최한성 대전시교육감 후보의 둘째아들 최주송입니다


몇일 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둘째아들 조성훈씨의 글을 읽고 감동 받아서 저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와 조성훈씨는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많은 부분들이 공감됐습니다. 한 아버지의 아들로써 그리고 또 자식으로써 저도 아버지께 도움이 되고 싶은 것이 저의 마음입니다. 어렵고 힘드신 길을 가고 계신 저희 아버지를 위해서 글 잘 못쓰고 한국어 실력도 좋지 않지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많은 분들이 도대체 북유럽 교육의 무엇이냐 라고 저에게 또는 아버지에게 물으십니다. 저는 노르웨이의 교육을 생생하게 체험한 사람으로서 제가 경험한 것들을 얘기하겠습니다. 제가 노르웨이에 간  이후 학교 첫 등교 날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남자아이 여자아이 구분할 것 없이 다 같이 모여 축구와 숨바꼭질 등 수많은 놀이를 하면서 학교에서 재밌게 뛰어 놀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온 제가 신기했던지 몸동작 또는 손동작으로 저에게 많은 것들을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처음에는 노르웨이어를 잘 못했지만 친구들이 도와주고 축구와 피아노, 플룻 등 배우면서 진짜로 놀면서 언어를 배웠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이 즐거워 하는 것이 아이들의 표정으로부터 느껴졌습니다. 학교는 2시에 끝나고 방과 후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하고 금요일에는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라고 숙제도 안내고, 심지어 시험 볼 때 긴장하지 말라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콜렛과 캔디 등을 먹으면서 시험을 봤습니다. 또 객관식 문제가 없고 모든 문제는 주관식이었습니다. 노르웨이학생들은 시험스트레스도 없고 고등학교 때까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고 재밌어 하는 것을 찾는 것, 바로 이것이 북유럽 노르웨이교육입니다.

저는 학교에 가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음악시간에 드럼도 배우고 밴드를 만들어서 학기 말에 지역콘서트도 열고 모든 운동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다른 지역으로 축구경기도 하러 가고 토너먼트와 대회에 나가기도 하고 정말 좋았습니다. 만들기 시간에 뜨개질 배워서 모자와 양말도 만들고 미술시간에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보고 정말 행복한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제 중학교 선생님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이 있었습니다. 해피보이라고 즐겁게 사는 것이 보기 좋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나라교육도 이렇게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든 아이들의 학교에서 행복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는 아버지가 해직된 덕(?)에 저는 노르웨이로 갈 수 있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재밌게 공부하고 우리나라 학생들의 고민거리인 대학입시와 취업준비 걱정 안 하며 살았습니다. 어쩌면 저는 선택 받은 아이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 살게 된 배경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난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부득이하게 해직당하시고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법정싸움을 하셨습니다. 얼마 전에 알게 된 이야기인데 아버지는 노르웨이에 계실 때 악몽을 많이 꾸셨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억울한데 얘기할 사람이 없다고 숨통이 막혀서 죽을 것 같다고. 하지만 저와 같이 보낸 노르웨이에서 7년 동안 힘드신 내색하지 않으시면서 묵묵히 사셨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직장을 못 찾으셔서 집에서 청소, 설거지, 빨래와 집안일을 하시고 가끔 어머니와 그런 문제 때문에 다툼을 하신 것을 보면서 저는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가 먼저 노르웨이로 가시고 한 10개월 동안 아버지와 형과 같이 살았습니다. 어머니가 집에 없다는 것이 싫었던 것인지 저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도 안하고 어머니를 찾으시는 전화가 있으면 대답도 안한 체 끊었던 적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식 때에도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재빨리 학교를 빠져나왔던 기억도 있습니다. 제 어머니만 졸업식 때 못 오신 게 싫었나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이 아버지에게 얼마나 힘든 시간 이었는지 지금이 되서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버지와의 추억이 많습니다. 아버지와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행동도 비슷하게 해서 아버지는 저를 볼 때면 꼭 아버지 어렸을 때를 보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 글씨도 정자로 바르게 쓰고 왼손을 쓰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에 왼손으로 밥을 먹고 글씨도 썼는데 아버지도 어렸을 때 저와 똑같이 하셨답니다. 노르웨이에서 축구를 할 때 시합이 있는 날이면 항상 경기를 보러 오셔서 응원해 주시고 경기 후에는 집에서 좁은 욕조에 아버지와 둘이 따뜻한 물을 받아 목욕을 하면서 제가 어떻게 뛰었나 분석을 해주셨습니다. 제가 골을 넣었거나 도움을 올린 날에는 달력에다가 표시도 해주셨습니다. 노르웨이는 인권비가 높고 미용실에 가는 것도 비용이 많이 들어서 저는 아버지와 욕실에서 서로 번갈아 머리를 깍아주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아버지는 좋은 사람 입니다. 남에게 욕하지도 않고 해를 끼칠려고 하시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부당하게 해직시킨 사람에게 심한 말을 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시지도 못합니다. 아버지는 선하고 착하십니다. 남을 배려해도 너무 배려하십니다. 좋은 학력을 가지고도 남에게 자기자랑 또는 어필도 하지 않으십니다. 아버지가 하시는 모든 말과 행동들은 모두 진심입니다. 모든 게 진심이라 농담도 못 하십니다. 그래서 한번 하겠다고 하신 말은 모두 지키십니다. 

아버지는 쉽게 사실 수 있는데도 쉽게 사시지 않으셨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가 있는 삶인지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쉬운 길은 누구나 다 가고 어려운 길을 모두가 피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어려운 길, 가시밭길을 선택해서 가고 있습니다. 

제가 제일로 존경하는 사람은 아버지입니다. 요즘에 들어서 아버지와 같이 다니면 사람들의 제가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고 하십니다. 어렸을 때는 어머니를 닮았었는데 어른이 되면서 얼굴이 변했나 봅니다. 저는 그런 말이 좋습니다. 겉모습으로 나마 저는 아버지를 닮고 싶습니다. 훌륭하고 존경하는 아버지, 저는 아버지처럼 살겠습니다. 그리고 꼭 당선되어 힘없고 나약한 분들을 위해서, 대전교육, 또 우리나라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힘 써주십시오.

IP : 211.224.xxx.5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6.2 2:24 AM (183.99.xxx.117)

    대전에 살지는 않지만 아버님같은 진실하시고 훌륭한 분이 꼭 대전교육을 이끄시면 좋겠습니다.
    대전에 있는 동생부부한테 선거 잘 하라고 해야겠네요.

  • 2. 역사를알자
    '14.6.2 2:26 AM (211.224.xxx.57)

    저는 퍼왔어요^^

  • 3.
    '14.6.2 2:35 AM (183.99.xxx.117)

    퍼와서 고맙지요.조금 일찍 퍼오면 좋았을텐데 ᆢᆢ
    대전은 진보교육감이 두 분이 나오나봐요.
    한 분으로 나오면 더 가능성이 있을텐데요.

  • 4. 네덜란드
    '14.6.2 6:49 AM (39.119.xxx.251)

    대전에 삽니다.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 5. ..
    '14.6.2 8:37 AM (39.119.xxx.149)

    저는 왠지 처음부터 이 분이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 6. 82좋아
    '14.6.2 10:31 AM (116.127.xxx.219)

    어제 저녁 이분 연설을 들었어요
    노르웨이 등 북유럽국가의 교육이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선거에 좀 더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고 결정에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어요
    좀 더 일찍 알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존경받는 아버지와 존경하는 아들을 둔 후보님이 부럽네요
    좋은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7051 '세월호는 잊고 일상'으로? 매경 인파 사진 오보냈다 2 샬랄라 2014/06/10 1,652
387050 펌)홍보수석 윤두현 내정 노림수는 YTN·MBC 해직기자 복직 .. 언론 바로 .. 2014/06/10 1,071
387049 6세 아이가 무릎통증과 두통을 호소하면...? 3 음.. 2014/06/10 2,220
387048 안철수대표를 지지하시는 님들 17 레마르크 2014/06/10 1,488
387047 새정치민주연합은 교육감선거 나이제한 법안 발의해야한다 35 교육주체 2014/06/10 2,715
387046 애낳고 늘어진 뱃살돌리기 & 하체가 잘붓는 사람을 위한 .. 313 애플힙꼭 만.. 2014/06/10 27,772
387045 ‘월드컵 기간 중에 기관보고 받자’는 새누리당..세월호 국조 특.. 3 Sati 2014/06/10 1,072
387044 새누리당,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를 월드컵 경기때 하자네요.. 4 ... 2014/06/10 1,113
387043 사람들을 만나고 오면 고민이 한가득이에요 4 소심소심 2014/06/10 2,120
387042 바느질만하면 턱관절이...뭐죠? 3 혹아시는분 2014/06/10 1,404
387041 국가 개조? 당신만 바뀌면 됩니다 4 샬랄라 2014/06/10 1,093
387040 가까운 사이에 더 상처를 준다는거.. 4 2014/06/10 1,993
387039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며 바치는 기도 3 성당에서 2014/06/10 955
387038 자궁내막에 혹 방치했는데 수술해야겠죠? 4 수술 2014/06/10 3,786
387037 옷 사놓고 왜?? 7 멘붕 2014/06/10 2,864
387036 보수 후보들 참패하자 새누리 “교육감 직선제 없애자” 14 이기대 2014/06/09 2,087
387035 아이 학교 근처 맹견. 16 무섭네요. 2014/06/09 1,849
387034 마음이 공허하고 엄청 외로워요..뭘 하면 괜찮아질까요? 13 한계극복 2014/06/09 7,299
387033 간절한 마음으로 불러 봐요..... 38 ........ 2014/06/09 2,004
387032 [2014.04 .16 ~2014.06.09] 열 두(12)분.. 4 불굴 2014/06/09 811
387031 (잊지말자세월호)급질 영작좀!! 10 영작어려워 2014/06/09 1,205
387030 더이상 별과나무의 분탕질을 보고 있기 힙듭니다. 65 청명하늘 2014/06/09 3,464
387029 가벼운 프라이팬 추천해주세요~ 6 수00 2014/06/09 2,379
387028 82는 어떤 곳인가요? 54 무무 2014/06/09 3,083
387027 아이허브같이 직구직배인 사이트가 또 있나요? 2 어디 2014/06/09 3,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