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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원 미국시민된 이야기

소년공원 조회수 : 4,331
작성일 : 2014-05-28 23:47:43
저는 1년 반 전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얻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바로 야유의 태클이 들어오리라 예상합니다만...)

제가 예전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글에서 밝힌 바도 있지만, 15년 전에 홀홀단신 미국으로 유학을 오면서부터 지금까지 미국에서 살아왔고, 여기서 가정도 꾸리고 철밥그릇 직장도 잡았으니 (테뉴어 받은 교수는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이상 계속해서 고용상태를 유지합니다. 심지어 정년퇴직 연령도 없고, 자신이 은퇴하고 싶을 때까지 일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서 살 확율이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영주권은 10년마다 갱신해야 하는데 그 수속비가 몇 십만원 드는 것이 아깝기도 하고 해서 미국 국적을 따자고 남편을 졸랐더랬습니다.

제 남편은 80년대 학번이라 학생운동 경험이 조금 있고, 타고난 반골기질로 한국 사회에 지대한 관심도 있고, 또 집안의 장남이라는 것 등등의 이유로 한국 국적을 상실하는 것을 조금 꺼려하는 것 같아보였습니다. 아, 그리고 시민권 신청을 고려할 당시에는 부시 대통령이 집권중이었는데, 그노마 꼬라지 뵈기 싫어서 그 나라 백성이 되기 싫다고도 했었네요.

낭만좌파 남편이 그러한 이유로 망설이고 있을 때, 게으른 실리주의자인 저는 대차대조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물론 머릿속으로 표를 만들었지요. 게으른 제가 무슨 정성으로 문서 작성을 했겠어요?).
미국에서 영주권자로 사는 것과 시민권을 받아서 사는 것에는 실생활에서 느끼는 차이는 별로 없었습니다. 세금도 똑같이 내고, 직장이나 아이들 학교 같은 것도 똑같은 지위를 유지하고, 연금이나 의료보험 같은 것도 똑같았어요. 물론 어떤 분야에서는 시민권이 없으면 연구기금을 받는데에 불이익이 있다거나, 보안등급이 높은 공무원으로 취직할 수 없다거나 하는 차이가 있지만, 그건 현재 우리 가족의 생활과는 별로 상관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점은?
바로 선거권과 피선거권의 여부입니다.
제가 미국 버지니아주 교육감 선거에 나갈 리는 만무하니 피선거권은 논외로 두겠습니다만...
선거권, 이게 바로 미국 시민권을 받으려했던 주요인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한국 대선, 총선, 지방자치단체 선거에 참여하자니 - 그것도 엘레이나 뉴욕같이 한국인이 많이 모여사는 대도시가 아닌, 거의 명왕성급의 촌동네에서 말이죠 - 낙타가 개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힘들더군요. (바늘구멍 보다는 쉬웠다는 거...)
게다가, 정작 내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정치인과 관료는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모순...

남편에게 말했어요. 국적을 바꾼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 철학적인 생각을 하지 말자. 이건 국제적인 전입신고와 같은 거다. 부산에 살다가 일산 신도시로 이사가면 일산구청에다 전입신고 하지 않느냐. 그리고 부산 시장 대신에 경기 도지사를 뽑고, 내가 낸 세금은 부산이 아닌 경기도 예산으로 들어가는 차이와 다름없다.
때마침 한국에서는 설치류 동물이 대통령으로 뽑혔고, 미국에서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어서, 남편의 결심을 촉구하는데에 도움이 되었더랬습니다.
원래 하려던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아줌마 수다가 너무 장황해서 글이 길기만 하고...

죄송함다.

정신차리고 다음 글에서 본론을 쓰겠습니다.
IP : 137.45.xxx.7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 읽었습니다
    '14.5.28 11:52 PM (211.207.xxx.143)

    본론 기다리고 있습니다~ㅎㅎ

  • 2. ..
    '14.5.28 11:55 PM (180.227.xxx.92)

    잘 읽었어요
    설치류 동물 ㅠㅠ

  • 3.
    '14.5.29 12:06 AM (121.134.xxx.54)

    게으르시다니요.
    늘 키톡 글도 잘 읽고 있답니다.

    정말로 존경스런 분이에요^^ 다이어트까지도요.

    소년공원님 생각과 느낌 제게 잘 전달되고 있답니다.

  • 4. 이것이 머시어요
    '14.5.29 12:06 AM (182.219.xxx.115) - 삭제된댓글

    마악 집중하려는 찰나 끝나버리다니
    독자에 대한 예으(!)가 전혀 없으시군요.
    담번에는 지대로 호흡 길게
    하고자 하는 얘기꺼정 쭈욱 써주길 앙망하여요..

  • 5. 다람쥐여사
    '14.5.29 12:08 AM (175.116.xxx.158)

    보따리 풀렀다가 요렇게 다시 오무리심 우린 어쩌라구요
    기대합니다

  • 6. 빨리
    '14.5.29 12:16 AM (14.47.xxx.167)

    종신교수되기 미국인도 힘들다는데 시민권이 없이도 가능하셨나봐요 대단하세요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 7. 건너 마을 아줌마
    '14.5.29 12:19 AM (222.109.xxx.163)

    아 놔... 막 몰입하는데 확 뺏아 삐시네요...

    다음 글은 언제쯤...? ^^;;

  • 8. . . . .
    '14.5.29 12:23 AM (125.185.xxx.138)

    2편 기대할께요~

  • 9. 소년공원
    '14.5.29 12:44 AM (137.45.xxx.89)

    본론은 여기에... ^__^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811999&page=1

    감사합니다!

  • 10. 존왓슨
    '14.5.29 12:48 AM (221.153.xxx.203)

    글 잘읽었습니다 전에 글 주소좀 링크해주실수있으실까요?ㅎㅎ

  • 11. 소년공원
    '14.5.29 12:58 AM (137.45.xxx.89)

    모두들 제 예으 없음! 을 이해하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뵙는 닉네임들도 계시네요.
    고맙습니다!

    존왓슨님께서 말씀하시는 "전에 글" 이라함은 여기 자유게시판에 올렸던 글을 말씀하시나요?
    제가 쓴 모든 글은 제 닉네임을 사용했으니 "소년공원" 으로 검색하시면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키친토크 게시판에서 제가 실명으로 올린 글마다 자유게시판 글 링크를 붙여두었어요.
    자유게시판은 수많은 사람들이 읽어주시는 곳이라, 제 생각을 알리기에 좋기는 한데, 하루만에도 여러 페이지에 달하는 새 글이 올라와서, 금새 글이 뒤로 밀려버리는 아픔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일부러 키친토크 게시판에 음식 관련 글을 쓰고, 이곳으로 연결시켜놓는 전략을 채택했어요.

    자, 그럼 전 이제 키친토크 게시판에 음식 글 쓰러 또 갑니다.

  • 12. 지하 회원
    '14.5.29 8:40 AM (118.47.xxx.16) - 삭제된댓글

    글 올리시면 냉큼 달려가 읽기만 하던 투명회원이예요
    글마다 뭔지 모를 힘이 느껴져 그 기운 받으려고 노력중이랍니다(님 글 열심히 읽는다는^^ )
    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이제사 인시드려요
    좋은 글 잘 읽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 13. 글쎄요
    '14.5.29 9:32 PM (74.75.xxx.54)

    똑같이 미국와서 테뉴어받고 20년 가까이 가정 일구고 잘 살고 있지만, "실리적인" 이유 때문에 국적 포기할 마음이 전혀 없는 제가 보기엔 왜 이렇게 변명같이 느껴질까요. 지금 이런 글을 올리시는 이유도 모르겠고. 간단한 요리글 올릴 때도 종종 교수, 박사, 언급하는 것도 같은 교수, 박사 입장에서 진심으로 민망하다고 자주 느꼈었는데, 누구나 다 관점이 다르니까 그런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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