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잊지 말아요. 우리의 수학여행

.... 조회수 : 1,196
작성일 : 2014-05-27 21:20:23

잊지 말아요. 우리의 수학여행  이하로
-세월호 추도시


엄마, 우린
수학여행을 떠났어요.
안개가 낀 밤바다
그마저 아름다웠어요.
동무들의 재잘거림이, 웃음소리가
마치 떼지어 하늘을 포롱거리는
종달새만 같았어요.
아, 아름다운 밤이었어요.

아이야.
너는 그렇게 수학여행을 떠났지.
가난한 에미가 처음 사준
노스페이스 자켓을 입고
가방을 둘러메고
넌 처음으로 바다로 나갔어.
못난 에미를 두어
제대로 된 여행조차 못했던 넌
팔랑거리는 나비처럼
손을 흔들며 여행을 떠났지.
그것이,
마지막 손흔듬이었을 줄은
에미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

엄마.
밤바다는 아름다웠어요.
동무들은 밤을 잊었어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높아가고
꿈의 섬!
제주도로 가고 있었어요.
수학여행 중이었어요.
엄마.
그리고 그것이
우리들의 마지막 밤이었어요.

아이야.
꿈을 꾸었지.
수학여행을 가는 꿈을
에미도 너와 함께
수학여행을 가고 있었어.
너의 손을 잡고
하루방에 입 맞추고
멀리 보이는 한라산을 손짓하며
너와 여행을 하고 있었지.
바람이 불었어.
너는 갑자기 민들레 홀씨 되어
공중으로 날아올랐어.
너를 잡으러
허우적거리며 달려가다
돌부리에 채여
꿈이 깨고 말았어.
너는 아직 수학여행 중이었어.

엄마,
엄마.
아침이었어요.
그리고,
배가 기울었어요.
누군가가 방송으로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어요.
우린 착한 아이들이잖아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선박왕국이잖아요.
우리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항상 강조했잖아요.
우리는 조금도 의심치 않았어요.
우리를 구해주러 올 것이라는 것을.
우린 여전히 즐거웠고
이런 해프닝조차
우리의 수학여행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추억이라 생각했어요.
우린 곧 구조되어
수학여행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엄마,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바닷물은 넘실거리고
우린 버려졌어요.
엄마.
더 많이 사랑할 것을.
엄마
보고싶어요.
엄마
미안해요.
우리들의 수학여행은
배와 함께 침몰하고 말았어요.
꿈의 섬 제주도는
여전히 멀기만 해요.

아이야.
이런 일이라니.
이런 청천벽력이라니.
달려간 진도 바다에는
에미들의 울음이 파도처럼 일렁이고
에미들이 부르는 너희들의 이름소리는
점차 호곡이 되어가는 데도
아이야 
에미는 발을 동동 구를 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구나.
차라리 내가 네 대신
저 바닷 속에 있을 수만 있다면
에미는 수만 번이라도 그러려만
아이야
아무도 너희를 구하러 가지 않는구나.
이런 국가라니.
이런 나라라니.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라라니.
너희들이 죽어가는 것을
에미들은 보고만 있어야 하다니.
에미는 너와 함께 진도 앞바다에
죽고 말았구나.
아이야!
얼마나 무서웠니?
미안하구나, 아이야
에미가, 어른들이
너희를 죽이고 말았구나.

엄마, 미안해요.
울지 말아요.
이제 저희들은
중단된 수학여행을 떠나요.
엄마.
우린 그렇게
아직 수학여행 중일 뿐이예요.
꿈의 섬 제주도가 아닌
시험이 없는 나라
성적이 행복순이 아닌 나라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아이들이 죽지 않는 나라
아이들의 꿈이 
훨훨 펼쳐지는 나라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
정의와 상식이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
엄마
우리 그곳으로
긴긴 여행을 떠나요.
울지 말아요. 엄마.

아이야.
억울하구나.
차마
분하구나.
가만히 있었던 너희들이
가만히 있다 그리 죽었는데도
이 나라는 아직
가만히 있으라 하는구나.
에미는 이제
가만히 있지 못하겠구나.
가만히 있었던 에미가
가만히 있었던 어른들이
너희를 죽이고 말았구나.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으려 하는구나.
너희들이 살아 돌아오도록
이젠 가만히 있지 않으려 하는구나.
너희들은 죽어
천지 사방으로 날아가 다시 꽃을 피우는 민들레처럼 
온 국민의 마음에 
노란 꽃으로 피는구나.
노란 종이배를 타고 돌아오는 구나
노란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구나.
가만히 있지 않는 많은 에미들이
너희를 돌아오게 하는구나.

엄마.
우릴
잊지 말아요.
우리의 수학여행이
잘 끝날 수 있도록
엄마
우릴 잊지 말아요.
모두가 아름다운
그런 세상이 오면
서로가 사랑하는
그런 나라가 되면
엄마
우린 수학여행을 끝내고
다시 돌아올 거예요.
그러니 엄마
우릴 잊지 말아요.
엄마 사랑해요.
우리들의 수학여행이 끝나는 날
엄마
우리 말해요. 사랑한다고.



미국 50개주에서 '反박근혜, 세월호추모' 시위 [동영상, 사진 총정리]


https://storify.com/wjsfree/koreans-living-in-overseas-hold-rallies-over-sewol


IP : 119.56.xxx.20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5.27 9:22 PM (1.235.xxx.157)

    8번째 편지...아..너무 괴롭고...힘드네요.....힘드네요.

  • 2. 봄햇살
    '14.5.27 10:02 PM (114.129.xxx.43)

    우리 가만히 있지말아요.... 선거날 잘대 가만히 있지말아요... ㅜㅜ

  • 3. 봄햇살
    '14.5.27 10:03 PM (114.129.xxx.43)

    절때로 가만히 있지말아요

  • 4. ....
    '14.5.27 10:07 PM (125.187.xxx.32)

    평생 못잊을거야 얘들아.. 우리들이 부모님들께 힘이 되줄께..여행잘하고 꼭 만나자...

  • 5. ㅇㅇ
    '14.5.28 1:33 AM (125.186.xxx.28)

    아.............이 밤중에 또 펑펑 울고 있네요.......................
    이제 안울만도 한데.........정말 너무하네요...아이들아..착한 아이들아......어른들이...정말정말 미안하구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9647 블로거 류오*피디* 근황 아시는 분 계세요? 한걸음도정성.. 2014/07/20 4,206
399646 펌)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유명 관광지의 진실. 1 재밌네요. 2014/07/20 3,151
399645 기독교인 여러분 주님이라는 표현은 1 일모도원 2014/07/20 1,405
399644 고3딸을 친구집에서 잡아오고 36 noir 2014/07/20 12,442
399643 냉장고 된장 냄새 어떻게 없애나요? 10 미취겠음 2014/07/20 2,909
399642 갑자기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아이 소아과가도 될까요? 1 ..... 2014/07/20 1,696
399641 서울법대 출신 판사와 서울의대 출신 의사 25 momo11.. 2014/07/20 13,186
399640 감정이 왔다 1 갱스브르 2014/07/20 1,162
399639 열무는 뿌리 무 부분을 버리나요? 4 열무김치 2014/07/20 2,159
399638 혼자밥먹기 싫으네요 6 2014/07/20 2,036
399637 차라리 외모 지상주의가 낫지 않나요? 37 ㅡㅡ 2014/07/20 5,694
399636 왜이렇게 부모에게 집착하게 될까요.. 2 집착 2014/07/20 2,171
399635 이스라엘은 진짜 국제 깡패네요. 89 닥아웃 2014/07/20 11,297
399634 수호지 라는 소설 무슨내용인가요 10 수호지 2014/07/20 2,320
399633 캠핑 다니시는 분들께 질문드려요. 2 존바흐 2014/07/20 1,375
399632 급합니다~ 오피스텔 취득세를 절약하는 문제 너무 어려워요! 도와.. 3 따뜻한오후 2014/07/20 3,498
399631 괜찮은 건가요? 3 2014/07/20 1,397
399630 집이 바퀴 천국인데 이사가는 집으로 따라 오겠죠? 41 바퀴가따라오.. 2014/07/20 11,282
399629 방앗간에서 백설기떡 하려면 5 2014/07/20 3,000
399628 장어구이 마리당 27,000원.. 비싼가요? 9 ㅁㅁ 2014/07/20 2,326
399627 비정상회담의 터키인 에네스 13 에네스 2014/07/20 5,937
399626 한강 아름다운 붉은 노을 풍경 sse 2014/07/20 1,507
399625 영등포 타임스퀘어 3 ㅇㅇ 2014/07/19 2,044
399624 가사도우미 할까 해요 17 고민 2014/07/19 4,982
399623 29살 6개월간 휴식 8 휴식 2014/07/19 2,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