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 정주영회장에 관련한 기사 (시사저널)

,,,,,, 조회수 : 4,941
작성일 : 2014-05-26 21:12:01
고(故)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에게는 죽어서도 잊지 못할 세 명의 여인이 있었다. 부인인 고(故) 변중석 여사, 단골로 드나든 요정 마담, 평생 잊지 못하고 살았던 첫사랑의 여인인 고향 통천의 이장 집 딸이 그 주인공이다. 국내 최대 재벌이라 불렸던 고 정주영 명예회장 인생을 통틀어 이 세 여인만이 그의 마음에 자리 잡았고 한평생 맴돌았다.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은 고 변중석 여사를 ‘살아 있는 천사’라고 묘사했다. 고 변중석 여사는 종갓집의 큰며느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매일 자정이 되어서 귀가하는 정주영 회장의 목욕물을 준비하고 다시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준비했다. 남편 얼굴을 볼 시간도 거의 없이 일복(속칭 ‘몸빼’)을 입은 허름한 옷차림과 화장기 하나 없는 맨얼굴로 날마다 본사 직원 3백여 명의 점심을 준비했다. 더욱이 자식 양육까지 도맡았다.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어떤 경우에도 화내거나 싫은 기색을 내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변여사는 정주영 회장을 여보나 당신 대신 항상 ‘회장님’이라고 불렀다. 정주영 회장의 어머니인 시어머니에 대해 물어도 “자신보다 열 배는 부지런한 분이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핏덩이를 자식이라고 데리고 와 “잘 키우라”라고 했을 때도 아무 싫은 내색 없이 자기 자식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녀는 고 정회장의 곁에서 평생 함께하며 그의 안위를 보살핀 조강지처였다.

미모의 마담, 큰돈 빌려주고 자살

두 번째 여인은 정주영 회장이 태어나 처음으로 맞닥뜨린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나타났다. 낙동강 고령교 복구 공사에 자신만만하게 도전했던 정회장은 여름에 불어난 물과 부족한 장비,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공사 진척도 보이지 않고 재정도 바닥난 상태였다. 인부들은 밀린 노임을 지급하라며 파업해 일은 거의 중단되었고 모든 돈을 쏟아부었지만 사채 조달도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정회장은 당시 사채놀이를 크게 하고 있던 요정 마담을 만나 자금을 부탁했다.

그녀는 더 이상 돈을 융통하기 어려웠던 정회장에게 필요할 때마다 자금을 지원했다. 정회장이 접대를 위해 자주 찾은 그 요정은 당시 제일가는 요정으로 손꼽히던 곳이었는데, 마담은 천하일색에 여전(현재의 대학)까지 나온,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인이었다. 단골손님이었던 정회장은 소박하고 검소한 모습과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 씀씀이로 요정 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말이 청산유수라는 마담도 정회장 앞에서는 얼굴이 빨개지고 말도 잘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녀가 돈을 보내줄 때마다 오인보 당시 경리 책임자가 서울에 가서 받아오곤 했다. 어느 날 요정 마담이 정회장에게 “한 번은 꼭 보고 싶다. 이번에는 직접 와달라. 서울에 꼭 들러 달라. 준비를 좀 많이 했으니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정회장은 볼 면목이 없다며 오인보를 보냈고 평소보다 세 배가 넘는 큰돈과 편지를 받았다. 정회장은 편지를 읽고 깜짝 놀랐다. 그 편지는 다름 아닌 유서였다. ‘꼭 성공하고 앞으로 더 큰일 많이 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그 후 정회장은 그녀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좋아했던 정회장을 위해 요정 마담은 계속해서 큰 빚을 내 자금을 댔던 것이다. 그 여인은 죽음으로써 그 빚을 모두 안고 떠났다. 정회장은 마담의 장례식을 치르고 장지에 다녀오면서 오인보와 함께 울었다. 정회장은 그녀에게서 받은 마지막 돈으로 밀린 노임을 해결하고 일부 이자를 갚아 다시 일을 시작했다. 사업 실패를 코앞에 두고 자살까지 생각했던 정회장은 마담이 그를 대신해 죽었다 생각했다. 그녀의 죽음은 생사의 기로에 섰던 정회장에게 ‘아무리 어려운 일을 만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해결할 수 있다’라는 교훈을 뼛속 깊이 새기고 살아가게 했다.

정회장의 첫사랑은 ‘오헨리’의 소설 <마지막 잎새>의 나뭇잎 같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었다. 통천 이장 집 딸이었던 정회장의 첫사랑은 통천에서도 제일가는 부잣집 딸이었다. 경성(지금의 서울)에서 발행하는 동아일보를 유일하게 구독하는 집이었다. 정회장은 매일 새벽 네 시에 일어나 하루 종일 농사일을 하고 몸에 진이 다 빠진 후에도 이장 집에 가 동아일보를 받아 올 생각만 하면 20리 떨어진 길도 100m 달리기 선수처럼 쏜살같이 달려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동아일보에 연재되고 있던 이광수의 <흙>을 보며 ‘허숭’처럼 경성에 가 변호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두 살 많은 이장 집 딸에게도 농군의 모습이 아닌 변호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문을 받을 때마다 꿈에서나 볼 수 있는 천사같이 예쁜 그녀의 모습에 소년 정주영은 눈이 부시고 가슴이 울렁거려 얼굴 한번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얼굴이 빨개지고 화끈거려 땅바닥만 바라보았고 신문을 주는 손만 봐도 천사의 손보다 더 곱다고 생각했다. <흙>과 이장 집 딸 때문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던 그때 그의 나이는 열일곱 살이었다. 

꿈을 이루겠다고 네 번의 가출 끝에 고향 통천을 떠난 정회장은 온갖 고생 끝에 광복 이후 현대건설 간판을 걸고 건설업과 자동차 수리업을 해 꽤 큰돈을 벌었다. 정회장은 항상 마음에 품고 살던 첫사랑이 보고 싶어 고향을 찾아가기로 했다. 하얀 신사복에 앞이 뾰족한 백구두를 신고, 모자도 쓰고, 좋은 시계도 찼다. 당시 아주 멋쟁이 같은 모습으로 친구 김영주와 함께 고향에 가 그녀를 만났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결혼해 아이를 둘이나 두고 있었다. 그녀는 신랑을 소개해주면서 밥을 차려주었지만 정회장은 여전히 그녀가 너무나 예뻐 얼굴도 쳐다보지 못했다. 가슴이 울렁거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식사를 끝냈다. 사랑방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그 여자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침 식사 대접을 한 번 더 받고 준비한 선물을 준 뒤 헤어졌지만 그 후 오랜 세월 첫사랑은 정회장의 가슴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67년이 흘렀고 17세 소년이었던 정주영은 84세의 한국 최대 재벌이 되었다. 그는 이익치 회장에게 자신이 북한에 가려는 이유는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먼저는 국가와 민족의 통일, 두 번째는 사랑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이익치 전 회장에게 김정일 위원장에게 그 여인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에서 첫사랑을 데려와 매일 아침 손잡고 걸어서 출근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정회장은 서울 가회동에 첫사랑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하라고 이익치 회장에게 지시했다. 이회장은 가회동에 매물로 나온 전 화신산업 박흥식 사장의 집을 70억원에 매입했다. 가회동 2층에 침실을 마련했고 그날부터 정회장은 가회동에서 기거했다.

북한까지 가서 찾은 첫사랑 ‘이장 집 딸’

  정회장에게 첫사랑에 대한 희망은 곧 삶에 대한 희망이었다. 2000년 초 자식들의 재산 싸움을 보면서 정회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정씨 일가의 경영 일선 퇴진과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을 선언했지만 자식들은 이를 거부했다. 정회장은 더욱 큰 실의에 빠졌고 이것은 건강 문제로 이어졌다. 그러나 마지막 희망이 남아 있었기에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을 성공시키며 김정일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6월28일 판문점을 지나 평양에 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정회장은 그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한 첫사랑 여인이 2년 전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로 북한의 관계 당국이 동원되어 통천 이장 집 딸을 수개월간 찾았다. 북측은 정회장에게 전쟁 때문에 폐허가 된 통천을 떠난 그녀가 청진에서 살다가 죽었다는 사실, 그 가족을 평양에 데려다 놓았으니 원하면 만나게 해주겠다는 말을 전달했다.

정회장은 북한의 아태평화위 송호경 부위원장에게 한 시간여 동안 그녀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정회장은 “2년 전에만 알았다면 아산병원에 데려가서 고칠 수도 있었을 텐데 우리가 좀 늦었다”라며 아쉬워했다. 그 후 정회장은 다시 북한을 찾지 않았다. 마지막 잎사귀가 떨어지는 것을 본 정주영 회장은 몇 달 후인 2001년 3월 눈을 감았다. 그의 첫사랑은 평생을 그와 함께했고, 결국 그를 데려갔다.

 

IP : 49.50.xxx.17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5.26 9:13 PM (49.50.xxx.179)

    방금전까지 열리던 페이지인데 지금은 안열리길래 저장된 페이지로 가져왔네요
    http://webcache.googleusercontent.com/search?q=cache:0EE0wzyVV60J:www.sisapre...

  • 2. @@
    '14.5.26 9:39 PM (218.49.xxx.34) - 삭제된댓글

    정주영은 여자관계가 참....
    혼외자들도 많고요.
    몽즙이도 혼외자구, 호적에 못 오른 딸들에....
    거기다가 첫사랑이랑 같이 살 계획?
    그 당시 부인이 병석에 누워있었지만 멀쩡히 살아있었는데?

  • 3. @@
    '14.5.26 9:46 PM (218.49.xxx.34) - 삭제된댓글

    그 부인은 조선시대 양반집 마나님같은 마인드로 산 듯.
    하긴 일제시대에 태어났으면 축첩이 당연히 이뤄지는 걸 보면서 자랐을테니
    지금 세대와는 사고방식이 많이 다르기야 했겠지만요.
    하긴 재벌가, 그 쪽 동네는 지금도 여자관계 복잡하고 혼외자가 태어나는 게 그닥 이상할 게 없는 동네긴 하죠

  • 4. ...
    '14.5.26 10:17 PM (182.212.xxx.78)

    이이제이 들어보니 그 맏부인은 재벌 된 후에도 몸빼바지 입었었다네요...엄청 소박했구요...
    그 집에 들어간 사람들이 그 여자에게 사모님 어디 계시냐고 물었었다네요... 가정부인줄 알구요...;;;

  • 5. 입이 간지러워서 ㅠㅠ
    '14.5.26 11:42 PM (182.226.xxx.93)

    자살한 마담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사후에 왕회장이 입양. 원래 박씨였는데 어느 날 정씨로 바뀜.
    그 딸에겐 아버지 다른 남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그 동생이 요즘 몽몽거리고 다닌다나 뭐라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7552 괜찮아 사랑이야 성동일보며 방송계쪽 든생각 9 00 2014/08/16 6,210
407551 피아노 배우니 참 좋네요 5 피아노 2014/08/16 3,025
407550 관계 잘 풀어가시는 분들 조언좀 해주세요 18 .... 2014/08/16 3,320
407549 중고로 양복같은 것도 팔 수 있나요? 3 양복 2014/08/16 1,075
407548 선행학습이 부작용도 있네요 5 드드 2014/08/16 2,671
407547 도어락 게이트맨 소리가 달라졋어요 1 부자살림 2014/08/16 5,340
407546 초파리는 어디서 오는거죠? 4 2014/08/16 2,222
407545 식기세척기용 린스가 많은데, 어디에 쓸까요? 4 아까워라 2014/08/16 1,136
407544 전기렌지를 직구했는데요 어떻게 설치하나요? 16 애물단지 2014/08/16 6,643
407543 고산병에 비아그라 먹어보신분 계세요? 5 여행가요 2014/08/16 4,082
407542 영어문장 해석 좀 부탁드려요~ 3 영어 2014/08/16 820
407541 염증성여드름에 클리어틴 효과있을까요? 2 추워요마음이.. 2014/08/16 3,602
407540 겨드랑이가 붓고 아프다는데 무슨 병원(무슨 과)으로 가야할까요... 3 질문 2014/08/16 2,904
407539 문재인 사진.. 26 마케팅 2014/08/16 4,062
407538 아래 레시피보고 풍면해드신분 후기 꼭좀 올려주세요 6 ㅡㅡ 2014/08/16 1,426
407537 생리만큼 출혈이 있는데 자궁외임신일 수 있나요? 질문 2014/08/16 3,477
407536 위내시경 위생상태 걱정됩니다.. 3 도움요청 2014/08/16 2,569
407535 치인트 유정선배로 조인성은? 9 망상 2014/08/16 2,017
407534 성당에 가보려고 하는데요. 15 천주교 2014/08/16 2,896
407533 야채 다지기 추천 3 ... 2014/08/16 2,527
407532 56세 지금 실비 보험 들기 늦었을까요? 13 123 2014/08/16 3,740
407531 카톡재설치 했는데 친구목록에 제가 안뜬데요. 2 ㅜㅜ 2014/08/16 2,001
407530 '경내'에 있었다면서 CCTV도 공개 못하는 청와대... 왜? 8 7시간 미스.. 2014/08/16 1,572
407529 저 더위에 지친 군중들을 어떻게 위로를 할 방법이 없나? 8 꺾은붓 2014/08/16 1,399
407528 지역별 해외여행 가기 좋은 시기 4 링크 2014/08/16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