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병완] 이제야 당신의 그 마음을 알겠습니다

우리는 조회수 : 1,569
작성일 : 2014-05-21 14:04:09
이제야 당신의 그 마음을 알겠습니다
2014년 5월 21일 오후 1:48

다시 5월입니다.

당신이 가신지도 벌써 5년입니다.

나라가 온통 잿빛입니다.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지는 시간입니다.

세월호와 함께 떠난 학생들이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그리며 글을 쓰는 것마저도 가슴 한구석에 망설임이 남습니다.

당신이 사랑했던 이 땅의 사람들이 피멍든 가슴앓이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자되세요'가 '안녕하세요'를 밀어낸 지 7년에 만에

이렇게 삭막한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을 권력의 칼날로 밀어낸 뒤 '돈과 권력에 미친 세상'의 한 끝을 보고 있습니다.

그때가 생각납니다.

언젠가 어느 고위직 인사를 놓고 '어떤 분이냐'고 물으셨습니다.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대답에 저를 쳐다보시더니 "이 실장, 이 실장은 중량감이 있어서 비서실장을 시킨 것 아닙니다. 과거 정권에서 장․차관하고 국회의원지내야 중량감 있나요. 그 자리에서 얼마나 일을 잘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안한 순간이었지만 큰 깨우침을 얻었습니다.

당신은 기성의 틀에 갇힌 모든 것에 의문을 갖기를 원하셨습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관행과 통념이 진실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계셨습니다.

법과 규정을 탓하는 관료와 참모들을 정말 싫어하셨습니다.

어느 감사원장 임명장을 주실 때도 그러셨지요.

"제발 먼저 일을 처리한 뒤에 법이나 규정은 나중에 따지고 고칠 수 있도록 하십시오. 공무원들이 감사 무서워서 법이나 규정 때문에 먼저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월호 참극의 과정을 지켜보노라니 당신의 말씀이 절절히 다가옵니다.

다시 당신의 대답을 듣고 싶습니다.

국가가 무엇입니까.

권력이 무엇입니까.

대통령은 무엇입니까.

정부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국민은 무엇입니까.

저는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2006년 4월 3일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서 들었던 당신의 추모사 한 줄에서 찾습니다.

"국가권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합법적으로 행사되어야하고, 일탈에 대한 책임은 특별히 무겁게 다뤄져야 합니다. 또한 용서와 화해를 말하기 전에 억울하게 고통 받는 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해 주어야합니다. 이것은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의무입니다. 그랬을 때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확보되고, 그 위에서 우리 국민들이 함께 상생하고 통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노도광풍' 시대를 그린 영화 '변호인'을 보며 '국가란 무엇인가'를 마음속에 질문하던 이 땅의 사람들이 이젠 외치고 있습니다. '국가란 무엇이냐'고 분노의 함성으로 외치고 있습니다.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이 정말 절절히 외치던 '사람사는 세상'의 참뜻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그때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도록 무안했던 당신의 핀잔이 정말 그립습니다.

대통령님, 이젠 당신께 간절히 바랍니다.

부디 하늘나라로 간 단원고 학생들과 영령들의 눈물을 닦아주소서!

부디 세월호에 갇혀있는 실종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주소서!

사람사는 세상을 이 땅에 내려주소서!


https://www.facebook.com/notes/%EC%9D%B4%EB%B3%91%EC%99%84/%EC%9D%B4%EC%A0%9C%... ..


IP : 124.54.xxx.6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리는
    '14.5.21 2:04 PM (124.54.xxx.66)

    https://www.facebook.com/notes/%EC%9D%B4%EB%B3%91%EC%99%84/%EC%9D%B4%EC%A0%9C%...

  • 2. 판도라
    '14.5.21 2:10 PM (119.192.xxx.65)

    '국민이 국가입니다'
    이 땅을 맴도는 공허한 외침인가요?

  • 3. 무무
    '14.5.21 2:14 PM (112.149.xxx.75)

    " 국가권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합법적으로 행사되어야하고, 일탈에 대한 책임은 특별히 무겁게 다뤄져야 합니다. 또한 용서와 화해를 말하기 전에 억울하게 고통 받는 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해 주어야합니다. 이것은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의무입니다. 그랬을 때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확보되고, 그 위에서 우리 국민들이 함께 상생하고 통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공감 또 공감

  • 4. ...
    '14.5.21 2:15 PM (121.147.xxx.96)

    이 분 점 찍고 있음
    노통을 생각하면서....

  • 5. ...
    '14.5.21 2:26 PM (115.23.xxx.94)

    '부자되세요'가 '안녕하세요'를 밀어낸 지 7년에 만에

    이렇게 삭막한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을 권력의 칼날로 밀어낸 뒤 '돈과 권력에 미친 세상'의 한 끝을 보고 있습니다.


    당신이 없는 세상의 모습입니다.
    그리움에 눈물이 핑~~

  • 6. 저녁숲
    '14.5.21 2:31 PM (112.145.xxx.27)

    이런 확고한 국정철학을 가진 분을
    우린 너무 어이없고 쉽게 잃었습니다.
    모레면 그 황망함에 가슴 무너져내렸던 5월23일입니다.
    그립습니다. 많이도.....

  • 7. 정답
    '14.5.21 2:31 PM (175.201.xxx.249)

    지금 나온 광주시장 후보 중에
    젤 나아보이긴 합니다

  • 8. 그립고 생각난다
    '14.5.21 3:00 PM (106.244.xxx.179)

    눈물이 핑 살아계셧으면 뭐라고 말씀하셨을까

  • 9. 이러분
    '14.5.21 3:17 PM (114.205.xxx.245)

    광주시장이 되셔야 하는데

  • 10. 상식이 통하는 세상
    '14.5.21 4:01 PM (175.252.xxx.2)

    너무 그리운 대통령님! 23일 찾아뵙겠습니다.
    6.4일 승리를 기원하면서...세월호참사 고인들과 유가족들의 마음의평화를 기원드립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4069 몽즙 승즙 서로 나누어 마시기를.... **** 2014/05/31 659
384068 트윗, 페북의 위력,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4 ........ 2014/05/31 2,210
384067 감사원 "농약급식 논란 서울시 책임 아니다"….. 12 결론은 2014/05/31 2,572
384066 고승덕 문자 메세지로 사실상 인정?! 12 흠.... 2014/05/31 10,230
384065 몽즙은 어떻허나...이슈에서 사라져 버렸네.. 3 아아.. 2014/05/31 1,321
384064 제가 헷갈려서 그러는데요 고승덕... 19 2014/05/31 5,716
384063 끌어올림 -오늘도 청계광장에 82엄마당이 떳어요. 기다립니다. .. 6 델리만쥬 2014/05/31 1,145
384062 (펌)봉준호의 영화 괴물은 SF판타지가 아니다 3 괴물 2014/05/31 1,103
384061 딸아이..가슴나오는거나 생리하는거에 대해 예민하거나 수치스럽게 .. 19 초6 2014/05/31 3,497
384060 펌)신뢰와 신념의 콘트롤 타워- 손석희 이상호...한겨레 4 멋진 남자들.. 2014/05/31 1,268
384059 생중계 - 세월호참사 3차 범국민촛불행동 장소: 청계광장 lowsim.. 2014/05/31 1,106
384058 청계광장 1 2014/05/31 1,036
384057 퀴어문화제(동성애) 서울시협찬 사실인가요? 11 .. 2014/05/31 2,316
384056 서울시 진보교육감 조희연후보에 대한 어느분의 글입니다 5 집배원 2014/05/31 1,515
384055 jtbc 서복현 기자의 한달 전과 지금.jpg 8 이를 어째 2014/05/31 9,292
384054 고승덕이 아들만은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질질짤때.. 21 아들 2014/05/31 12,518
384053 급질)과외선생님 음료수에 플라스틱조각이 들어갔어요ㅜㅜ 2 ㅠㅠ 2014/05/31 1,765
384052 (번역)고승덕 친딸이 교육감출마 반대하는 글이라는군요. 31 노란삔 2014/05/31 9,034
384051 이번선거 재밌네요 7 와우 2014/05/31 2,205
384050 MBC방문진 이사, 박원순 비방 '일베' 글 퍼날랐다 3 샬랄라 2014/05/31 1,258
384049 너무 된 사과잼 어떻게해야하나요 3 사과 2014/05/31 886
384048 피부샵 다니니까 확실히 피부가 좋아지네요 7 .. 2014/05/31 5,176
384047 목동14단지 치킨 어디가 양많고 맛있나요? 2 .. 2014/05/31 1,199
384046 올해 대원외고에서 서울대 93명합격했다는데. . . 7 ㅡㅡ 2014/05/31 4,210
384045 고승덕 비호감이긴 했어도 책임감있고 자상한 남자인줄 알았는데 3 고승덕 2014/05/31 2,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