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청와대, 해경을 구하라!에서 해체하라!까지

1111 조회수 : 961
작성일 : 2014-05-19 16:50:38

곽병찬 대기자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오늘 당신은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당신의 눈물과 해경 해체. 그게 대안을 갖고 사과하겠다고

거듭 예고했던 대책이었습니다. 허탈하군요. 사람이 문제였는데,

이 정부의 작동 원리가 문제였는데 증상에 해당하는 것만 싹둑 잘라버리겠다는 것입니다.

오른손이 잘못하면 싹둑 잘라 왼손에 붙이면 끝인가요? 문제는 머리와 가슴인데 말입니다.

참사의 주범은, 해경을 구하려던 청와대와 해경을 해체하라는 청와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겁니다.

 

지난 주 당신의 비상대책위원이던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는 이런 내용의 칼럼을 일간지에 기고했습니다. “여권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이런 정부는 도대체 처음 본다’고 이야기한 지는 제법 됐다. ‘받아쓰기 하는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이라고 보도할 때 언론은 이미 이 정부가 위기에 무력할 수 있음을 암시했지만, 청와대는 그 뜻을 알아듣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에는 다른 길을 갔다. 그래도 처음 몇 달은 대선 때 약속을 시행하려 했지만 김기춘씨가 비서실장이 된 후에 공약은 아예 사라져버렸다. 4대강 사업의 비리 의혹도 김 실장 등장 후에 없었던 일이 되었다.”

여권의 생리에 누구보다 정통한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책임한 사람들이 민족 개조, 국가 개조 얘기를 한다. ‘무엇을’ ‘어떻게’ 가야지, 뭘 하나 잡아서 덮어씌우자는 얘기다. 개각 얘기하는데 지금 권력은 내각에 있지 않다. 국무총리가 사표 냈다는데 국민들은 우습게 본다. 지금 장관은 장관이 아니다. 실세는 청와대에 있고, 국정원에 있다. 권력 핵심을 바꾸고 대통령 자신의 태도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 “유신헌법 만든 사람이 지금 비서실장인데, 그게 핵심이다. 청와대를 바꿔야 한다.”

정치적 지향은 달랐지만 시각은 일치합니다. 대통령이 바뀌고, 청와대가 바뀌고,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정원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모든 대책은 허황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에겐 이 두 사람이 진돗개 정신에 충실한 물어뜯는 인간형으로 비칠지 모르지만, 눈밝은 이들에게 이들은 당신이 즐겨 쓰는 ‘암덩어리’에 불과합니다. 더 큰 쪽은 김 실장입니다. 당신과 당신의 정권 그리고 대한민국을 맹골수로에 빠트리는 장본인이라는 겁니다. 이 정권의 검찰이 희생양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본부라는 금수원 정문 앞에 걸려 있는 펼침막은 그 점에서 정곡을 찌릅니다.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

받아쓰기 내각에서 권력의 유일한 원천은 대통령입니다. 그리고 눈과 귀가 어두운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고 권력의 ‘콘트롤 박스’입니다. 지금 모든 권력은 바로 이 책임지지 않는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말 많은 새누리당이 그 앞에서 복지부동하고, 여당의 최고 실력자들이 비서실장 공관으로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허수아비가 된 건 그런 까닭입니다. 총리와 장관들도 더 말할 나위 없습니다. 전두환 시절 대통령 심기까지 경호한다며 권력을 틀어쥐었던 장세동 전 경호실장이 연상될 정도입니다.

불행하게도 그는 지금까지 여러 정권의 침몰에 간여했습니다. 아니 그가 콘트롤 타워 구실을 한 집단은 대개 침몰하거나 표류했습니다. 박정희 시절, 유신헌법을 기초해 영구집권의 길을 텄고, 당신의 양친이 피살되도록 했고, 유신체제도 그와 함께 몰락했습니다. 유신체제의 대공수사국장이었던 그는 오늘의 ‘종북 몰이’를 즐겼습니다. 노태우 정권의 법무부장관이었을 때, 유서대필이라는 검찰 사상 가장 가증스런 사건이 조작됐습니다. 1992년 대통령선거 목전에선 법무부장관 신분으

로, 부산의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 ‘와이에스(YS)가 떨어지면 우리 모두 영도 다리에 빠져죽자’ ‘장관이 얼마나 좋은지 아는가’라며 관권선거를 독려했습니다. 그렇게 관권선거를 주도한 자가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발의를 주도했습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겼다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침몰했습니다.

이상돈 교수의 말대로 김 실장 체제 아래서 이 정권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출범하고 1년 반이 가까워 오는데, 한 일이라곤 국정원의 대선 공작을 뭉개고, 종북몰이로 국론과 국민을 분열시킨 것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잘못은 유지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의 서슬 아래 내각은 받아쓰기 내각, 여당은 거수기 여당이 되었고, 공영방송은 ‘앵무새 방송’으로 전락했습니다.

담화든 선언이든, 뒤늦게 눈물을 흘리든 말든, 성당에서 ‘내 탓이요’라고 가슴을 치든 말든, 이런 청와대와 권력의 구조 안에서 이루어지는 건 모두 가짜일 수밖에 없습니다. 내 탓이라고 하던 그날과 전날 당신의 경찰은 참회와 분노의 눈물을 흘리던 시민들을 무더기로 연행해 사법처리 하겠다고 했습니다. 한복이나 양장 패션으로 무능과 무지를 가릴 수 없고, 출처를 알 수 없는 눈물과 제스처로 잘못을 덮을 순 없습니다.

당신은 또 ‘국가 개조’ 운운했습니다. 개조할 것은 이 정권입니다. 이 정권의 권력 핵심입니다. 당신의 말을 받아쓰기나 하는 내각이 아니라, 받아적기나 하도록 하는 청와대입니다. 국가 개조를 앞세워, 북한이나 다름없는 유신체제를 남쪽에 세운 건 부친이었고, 그것을 기초했던 그때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의 비서실장입니다.

이제 굳이 하야를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침몰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걱정스러운 건 이 정부의 침몰 과정에서 국민이 받게될 피해입니다. 세월호 승객,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었습니까. 어른들이 당신을 선장으로 선택한 것 말고, 무슨 잘못이 있었습니까.

IP : 125.130.xxx.4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11
    '14.5.19 4:51 PM (125.130.xxx.45)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637756.html?_fr=mt1

  • 2. .....
    '14.5.19 5:15 PM (223.62.xxx.108)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본질은 청와대와 국정원에 있는게 맞죠..

  • 3. 1111
    '14.5.19 5:19 PM (125.130.xxx.45)

    지금 권력은 내각에 있지 않다. 국무총리가 사표 냈다는데 국민들은 우습게 본다. 지금 장관은 장관이 아니다. 실세는 청와대에 있고, 국정원에 있다. 권력 핵심을 바꾸고 대통령 자신의 태도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 “유신헌법 만든 사람이 지금 비서실장인데, 그게 핵심이다. 청와대를 바꿔야 한다.”

    대통령이 바뀌고, 청와대가 바뀌고,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정원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모든 대책은 허황될 수밖에 없다!!

  • 4. 1111
    '14.5.19 5:23 PM (125.130.xxx.45)

    당신은 또 ‘국가 개조’ 운운했습니다. 개조할 것은 이 정권입니다. 이 정권의 권력 핵심입니다. 당신의 말을 받아쓰기나 하는 내각이 아니라, 받아적기나 하도록 하는 청와대입니다. 국가 개조를 앞세워, 북한이나 다름없는 유신체제를 남쪽에 세운 건 부친이었고, 그것을 기초했던 그때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의 비서실장입니다.


    이제 굳이 하야를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침몰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걱정스러운 건 이 정부의 침몰 과정에서 국민이 받게될 피해입니다. 세월호 승객,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었습니까. 어른들이 당신을 선장으로 선택한 것 말고, 무슨 잘못이 있었습니까.

  • 5. 777
    '14.5.19 7:28 PM (58.226.xxx.92)

    개조할 것은 박근혜 권력의 핵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2830 요리연구가들이 들기름 사용해서 볶으라는거 안했으면 좋겠어요 15 들기름 2014/05/27 5,477
382829 동아시아 30년 전쟁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4 여니맘 2014/05/27 820
382828 한효주가 그렇게 대단한 권력이 있어요?? 13 .. 2014/05/27 12,616
382827 정몽준 아버지 정주영은.... 5 조국교수트윗.. 2014/05/27 1,739
382826 김용민의 조간브리핑[05.27] '3억원 월급, 천만원 일당' .. 1 lowsim.. 2014/05/27 595
382825 낼 국회에 신상철 이종인 이상호님 총출동이에요(일반인참관가능) 7 컴맹아짐 2014/05/27 1,057
382824 어제 오늘 미세먼지 높던데 하늘은 맑네요 닭싫어 2014/05/27 435
382823 심리상담 어디로 가야할까요? 꼭 답변 부탁드립니다 5 봄날햇살 2014/05/27 1,384
382822 [아이엠피터] 정몽준의 '농약급식' 알고 보니 '문용린 디스' 11 우리는 2014/05/27 1,556
382821 ㅋㅋㅋ 김부겸후보 2 선거홍보물 2014/05/27 1,264
382820 패션의 사회학- 새누리의 경우 by 장도리! 1 mask 2014/05/27 1,260
382819 혹시 예방접종 안 시키시는 분들 계시나요? 48 고민 2014/05/27 6,988
382818 정몽즙의 낭만이란? 1 .. 2014/05/27 873
382817 [끌어올림] 82 모금 계좌 입니다. D-3 3 불굴 2014/05/27 522
382816 채널A 뭐하는 방송인가요? 8 짜증 2014/05/27 1,675
382815 뽑을 사람이 없다구요? 4 내가 선거하.. 2014/05/27 614
382814 기억해) 인생의 어려움은 결국 받아들이지 못해서 2 s 2014/05/27 1,409
382813 급식 가장 알기쉽게 설명.. 9 .. 2014/05/27 1,796
382812 우리나라 40대 아줌마들이 너도나도 들고다니는 가방 50 가방 2014/05/27 30,371
382811 美싱크탱크, 한국 자본주의 미국이 큰 역할한 독재의 산물 4 light7.. 2014/05/27 647
382810 앞집 할머니한테 돈벌어오라는 소리 들었어요 21 .. 2014/05/27 8,971
382809 [서울시장 토론]정태흥 "SOFA 아세요?"... 2 ... 2014/05/27 2,603
382808 해경이 항적도를 조작한 불가피한 이유에 대한 추정 1 과학의향기 2014/05/27 838
382807 카카오톡하고 다음이 합쳐지니 드는 생각이.. 26 ..... 2014/05/27 6,280
382806 정몽준·박원순, TV토론서 이슈마다 치열한 공방(종합) 6 세우실 2014/05/27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