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에효 저도 연행될 뻔 했군요.

/// 조회수 : 2,341
작성일 : 2014-05-18 16:59:54

보신각 앞에서 실랑이할 때부터 오늘 밤에 잡혀갈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고
잡아가면 별 수 없이 끌려가겠지 싶고 어떻게 되든 자존심은 잃지 말자 혼자 다짐도 하고,
연행이 시작될 때의 시뮬레이션을 혼자 막 하면서 걸었어요.

그러다 딱 비원쪽으로 중앙차선을 넘어가는 순간에 저도 가게 된 거에요.
앞 사람이 가면 뒷 사람도 가야되니까 건너 갔죠.
비원 방향 인도 입구에 수십 명의 전경들이 딱 각잡고 서 있는 게 보이고, 우리가 빠져나갈 길이 마땅치 않았어요.
그때 건너편에서 세운상가쪽으로 방향을 잡으며 우리에게 오라고 했죠. 

사람들이 다시 건너가고, 저도 묻어서 갔....다 같이 건너왔다고 생각했죠. 
그리곤 한참을 사람도 없는 골목들을 터벅터벅 걸었구요. 
시청앞 광장에 다 모여서 자리잡기 시작해서 저는 그냥 떠났어요. 
조용해진 청계광장 앞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몰려와서
길바닥에 깔리더군요. 방패들고 막 몰려다니는 그런 상황.
그제서야 82를 보고 안국동 쪽 상황을 알게 됐습니다. 

시청 앞엔 수천 명이 앉아 있는데, 100여 명이 연행됐다고 하고.
저도 중앙선을 다시 넘어오지 않았으면 그쪽으로 갔을 것 같더군요. 
언제 어떻게 끌려갈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옛날엔 끌려가면 생사를 알 수 없기도 했는데, 우린 하룻밤 구금에도 소스라치게 된다 싶네요.

어쨋든...
답답합니다. 우리는 거리를 점거하고 행진을 하지만, 시간 되면 집에 돌아가야 하고
저것들은 우리를 통제하고 진압하고 지배하는 게 직업이라 돈벌이 걱정 없고요. 

어떻게 해야 하죠? 
주말에 모여서 밤거리를 행진하는 것, 이 상황을 길게 가져가는 건 별로 좋을 것 같지 않아요.
차라리 환할 때부터 행진을 하든가. 
뭔가 강력한 전환점이 필요해보여요. 권력의 실세를 조질 수 있는 강력한 한 방.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IP : 125.177.xxx.18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5.18 5:24 PM (211.178.xxx.133)

    저도 그냥 쫒아서 길 건너 갔다가 다시 건너 왔어요.
    집에 와서 연행소식 들었네요 ㅠㅠ
    인원이 작으면 저렇게 당하는 군요.

  • 2. 슬픔보다분노
    '14.5.18 6:27 PM (211.59.xxx.114)

    수고많으셨습니다ㅠㅠ

  • 3. 몽당연필
    '14.5.18 6:58 PM (180.69.xxx.182)

    스고많으셨습니다.여기 천안에서는 그저 마음만..죄송할따름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0902 연애 하느라 정신 없는 딸 20 엄마 입장에.. 2014/06/24 5,847
390901 부동산 잘 아시는분들 답변부탁드립니다 푸루루 2014/06/24 1,070
390900 (관피아 척결)퇴직 관료 절반, 윤리 심사 안받고 무단 재취업 관피아들 2014/06/24 717
390899 바다에서 한 분이 더 돌아오셨다는데 기사가 안보이네요... 10 까까드시앙 2014/06/24 2,457
390898 인터파크 가사도우미 괜찮습니까? 5 .. 2014/06/24 3,014
390897 저축글 보다 자괴감에 빠졌네요.. 5 .. 2014/06/24 4,117
390896 롯데호텔 구스침구세트 어떨까요? 구스이불은 냄새난다는 엄마 말씀.. 에리카 2014/06/24 2,370
390895 노기태 부산 강서구청장의 ‘빗나간 당선 파티’ 4 기태추태 2014/06/24 1,575
390894 식신로드 책을 사려 그러는데요.. 3 ... 2014/06/24 1,311
390893 오늘 하루만 여기다 일기 쓸께요. 58 사방이 꽉꽉.. 2014/06/24 11,506
390892 msg 먹으면 졸린 경우도 있나요? 23 b 2014/06/24 5,682
390891 관심사병 의가사제대자 경험담 이기대 2014/06/24 1,946
390890 제주도여행 2박 3일 숙소를 어디다 정해야 할지 4 모르겠어요... 2014/06/24 2,782
390889 베이글 레시피 질문입니다~ 3 ... 2014/06/24 1,136
390888 번개 치고.. 티비 잘 나오세요..? -.- ... 2014/06/24 1,151
390887 50대 초중반 부부 17 그냥 2014/06/24 12,236
390886 뻥축구 보니 느닷없이 2002년의 노무현이 그리워지네요 6 화무십일홍 2014/06/24 2,197
390885 급질문공인인증서 타기관등록에관해 3 2014/06/24 1,378
390884 듀팡이라는 이름 4 듀팡 2014/06/24 1,346
390883 긴급호외발사2 - 선관위 답변 & 제보자 부산 개.. 1 lowsim.. 2014/06/23 1,150
390882 나경원 이 여자가 서울대 교수로초빙됐대요! 9 국민ㅆㄴ 2014/06/23 4,118
390881 집 사고 싶은데..봐주세요..ㅜ.ㅜ 12 우리스타 2014/06/23 4,206
390880 ㅠㅠ 1 very_k.. 2014/06/23 735
390879 막국수 맛집 추천해주셔요. 17 .. 2014/06/23 3,466
390878 개봉이 지난 영화를 보고 싶을 때 3 영화처럼 2014/06/23 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