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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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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콘크리트 아버지를 설득한 방법

스플랑크논 조회수 : 4,159
작성일 : 2014-05-14 18:31:11

일단 경상도 고향.

70대 중반이시고 6.25도 다 겪으셨지요.

그냥 정치 얘기만 하면 벌컥 화내고 김대중 대통령노무현 대통령 당선되던 날은

집 분위기 싸...한것이 술드시고 나라 망한 것 같이 구셨습니다.

 

어떻게 설득을 할 지

무슨 말을 해야할 지

고민하다가 편지를 썼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 수집한 것 모아서 그 당에 대해 자세히 썼구요.

객관적으로 알려진 사실들, 과거 이력이나 보도된 내용들을 먼저 쓰고

제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하면서 이러저러하니 이러저러하다..

사랑하는 아버지의 올바른 판단을 믿는다..

아버지는 진실을 외면할 분이 아니다 지식과 지혜가 있으시고 사리 분별을 할 수 있는 분이시다..

아무튼 꽤 많은 분량이었는데 엄마 말씀으로 다 읽으셨다고 하더군요.

 

그 후에 만났는데 아무 말씀이 없으셨어요.

그리고나서 책을 선물해 드렸습니다. 문재인의 '운명'

그것도 엄마 말씀으로 읽으시더라네요.

 

그리고 문자메세지를 계속 보내 간곡하게 설득했습니다.

마지막 선거전 날 전화가 왔어요.

우리 가족이 힘 합해서 같은 사람 찍어보자..하시면서요.

 

그동안 강경하게 인연끊는다 할까..

화를 내고 소리치고 분노를 폭발해 볼까..

그런데 결국 아버지를 설득한 제 나름의 힘은

강함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선거도 제대로 찍으시라 했더니

농담처럼 그럼 통진당찍으랴 정의당 찍으랴 하시네요.

적어도 소리치고 화내시는 모습에서 확실히 변하셨어요.

 

정치때문에 가족의 연을 끊을 순 없지요.

힘들지만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잘 설득해서 제대로 된 선택을 하실 수 있게 도와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안됩니다 하시는데 진짜 저희 아버지 어려운 분이셨는데 해 낸 경험이 이렇게 있어요.

 

같이 지혜를 모아서 부모님께 보낼 편지 문구도 만들어 보고

어려운 부모님 얘기 공유도 하고요..

세월호 아이들과 유족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미안하다는 말로만 끝내선 안되잖아요..약속을 지키고 싶어요.

남은 자로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서 함께 더 좋은 세상으로..바꿔 나가는게

정말 큰 소망이자 바람입니다.

IP : 1.227.xxx.107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5.14 7:04 PM (122.40.xxx.41)

    훌륭하십니다
    엄두가 안나는 경우가 많겠지만
    정성과 마음을 다해 한다면정말 가치있는
    일이네요.
    사실 어른들껜 나잘났다고 내의견만 잔뜩
    논리적으로 얘기해봤자 소용 없어요
    몇십년간의 삶이 그정도로 바뀌지는 않죠

    꾸준히 마음을 다해 이해하기 쉬운 자료들
    보여드리고 들려드리고.
    살짝살짝. 얘기해드리는게 최고예요

  • 2. 무무
    '14.5.14 7:04 PM (112.149.xxx.75)

    지극이면 감천입니다. ^^

  • 3. ㅇㅇ
    '14.5.14 7:07 PM (65.25.xxx.11)

    아버님은 콘크리트셨다고 하지만 책이나 자료를 읽고 분석할 능력이 되시는 분이라 저런 설득이 가능한 것 같아요. 그런데 신문 기사 하나 제대로 읽어낼 독해력이 없는 노인네들이 콘크리트에 많죠. 특히 65세 이상 되시는 분들. 그분들에겐 저런 방법이 먹히질 않아요. 아무튼 아버님 설득하신 것 축하합니다.

  • 4. 더블준
    '14.5.14 7:14 PM (211.177.xxx.179)

    대단하십니다~
    저도 시도해 보고 싶은 지인 몇명 있는데
    아버님에게 보냈다는 편지 공유하고 싶네요 ㅎㅎ
    객관적인 자료를 어찌 모을까..
    저도 시도해 보고 싶은데ㅇ

  • 5. ..
    '14.5.14 7:31 PM (203.226.xxx.67)

    예전에 문재인 의원님이 말씀하셨던 방법 그대로 원글님이 실천해주셨네요^^ 가족에게 화내고 싸우려들지 말라 하셔서 저도 가끔 욱할때 일단은 꾹 참아요.. 그리고 평상시에 자료를 모아놓고 분위기 좋을때 좋은방식으로 지나가듯 언급하죠..

  • 6. 스플랑크논
    '14.5.14 7:40 PM (1.227.xxx.107)

    독해력이 없으신 부모님 더 간단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 감동시키면 하늘이 감동한다지요, 효자가 되는 거죠 ㅎㅎ 더 자주 전화드리고, 자주 웃어드리고, 눈에 띄게 정성을 다하시고, 그래도 그 당 찍으신다하면 그러시라고 그런데 이왕이면 자식 믿어 주시면 더 좋겠는데요 라고 한마디만 해 보면 어떨까 싶네요, 화내지 않고 더 사랑해 드리면 진심 알아 주실 날 오지 않을까요 물론 당장 바뀌시면 더 좋겠지만 100명중 2,3분만 변하셔도 세상 달라지지 않을까요 ^^;

  • 7. 스플랑크논
    '14.5.14 7:42 PM (1.227.xxx.107)

    203님/ 진짜 부끄럽네요 ^^;;

  • 8. 훌륭하신..
    '14.5.14 7:46 PM (211.108.xxx.159)

    원글님 넘 훌륭하세요..

    요즘 분노가 끓어오르는 때이긴 하지만 가끔 도가 지나치는 글이나 댓글보면
    일베충들과 소프트웨어만 다르고 하드워어는 같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지혜로움이 빛나는 글입니다..

  • 9. ...............
    '14.5.14 7:46 PM (125.185.xxx.138)

    월간 조선 10년 구독자이신 아버지 친정만 가면 도망다니십니다.
    좀더 유연한 사고로 오래 사시라고 저도 아버지를 위해 노력해보겠습니다.

  • 10.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14.5.14 7:48 PM (50.166.xxx.199)

    물론 2008년 처음 이런 멘붕을 겪고 그때는 많이 격분해서 좀 과격하게 나갔지요. 서울시 교육감 때는 공정택의 황당한 발언 동영상을 보시고는 제가 말씀드린 후보는 차마 못 찍고 아이 투표장에 안 가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야 속으로 그거라도 어디냐 싶었죠.
    제가 미국애 있어 재빠르게 업데이트를 못해드리는 게 걸림돌이긴 한데 어쨌든 꾸준히 했어요.
    그러다 지난 대선에는 정말 온 세상이 싫어지고 원망스러울 정도여서 이제는 그만 해야싶어 한동안 조용히 지내다 세월호 때문에 제가 폭발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저런 악의 무리들에 놀아나시는 부모님을 두고 보아서는 안된다는 다급한 생각이 들어 다시 해보기로 했어요. 솔직히 친일파 새눌당과 언론에 놀아나는게 마약하고 사이비 종교에 빠져 인생 망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단 눈에 보이는 신체적 폐해가 드러나지 않아서 별 문제없어 버이는 것일 뿐 정신이 점먹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제는 거의 매일 카톡으로 기사 제목과 간단한 내용요약, 그리고 사진(이게 한눈에 보여 증거도 되고 효과도 큽니다) 을 계속 보내드려요.
    얼마전 박그네가 김선일씨 피랍 당시 노무현 정부를 무능하고 안전을 보장봇하는 정부라 비판하는 장면이 찍힌 사진을 보내드렸습니다.
    한명이 개인적인 일로 가서 죽었는데도 나라가 국민도 못지키고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니 자기는 용서를 못한다는데 이번 세월호는 사고를 참사로 키워 국민 300명이 생중계동안 죽어갔으니 이 책임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노무현이 했던 대통령과 박그네가 지금 하는 대통령은 같은 게 아니었던가? 그때 대한민국과 지금의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인가?...뭐 이렇게 보내드렸더니 아무 말씀 안 하시더라고요.
    참 진도채육관 앞에서 경찰이랑 경찰버스 10대로 막은 것, 그래서 새벽 네시간을 걸어 버스타고 가려는데 거기서 또 둘러싸서 막고 채증하는 경찰들 기사가 한국이 아닌 bbc뉴스에 난 화면을 캡쳐해서 보내드렸어요. 외국에까지 이런 게 났다. 외국에서 말도 안된다고 한다. 한국방송에는 안 나왔다던대 아빠는 알고 계시냐, 이게 국민에게 정부가 하는 일이냐..
    또 노란리본은 통행제지를 했던 팩트티비도 캡쳐해서 보내드렸어요. 부모님 모두 새누리당 찍으셔도 노란리본 달고 분향소도 가시고 많이 가슴아파하시거든요. 그래서 아빠도 드디어 노란리본 달았다고 길에서 검문받고 종북으로 찍히시겠다고 그랬더니 묵묵부답..
    팽목항에서 5분거리인 국악원 전채조감도 사진이랑 진도 채ㅔ육관 사진을 같이 보내드리고 국악원은 이러이러한 사람들이 쓰고 있다. 이게 정부냐...이러니 또 묵묵부답..
    언딘과 해경이 거절한 구조의 손길을 자세히 써드리면서 그 애들 불쌍해서 어쩌냐고, 아빠 손주들이 그런일을 당해도 정부가 잘했다고 할 수 있으시겠냐고...

    결국 그전애는 사람마다 정치적 견해나 취향이 다르니 서로 존중하자시던 분이 이제는 다 어른 잘못이라고 하시네요.
    물론 저애갠 아직도 보내드릴 것이 많아요. 너무 많아 어떻게 보낼지 머리가 아프지만.
    언론의 왜곡, 조작거리도 한다발, 정부가 감추는 것도 한다발, 중간중간 해맑고 예뻤던 아이들 사진,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 속의 부모님들, 현재의 이런 부패와 무능, 안전불감이 되기까지 이명박그네가 한 일 등을 다 보내드릴거예요.
    효과가 있습니다.
    저를 전적으로 믿으시는 어머니는 정말 고지가 코앞이고 아버지는 박그네만큼의 뻔뻔하고 금수같은 멘탈이 아니심을 알기에 멀지 않았음을 확신합니다.
    언론만 제대로 서도 많은 분들이 깨어날 수 있죠.
    저는 죽은 아이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유가족분들의 슬픔을 먼지만큼이라도 나누기 위해서, 또 사랑하는 부모님의 심신이 건강한 삶을 원하는 바람이 있어서 계속 할 겁니다.

  • 11. 고니딸
    '14.5.14 7:55 PM (182.219.xxx.11)

    로그인하게 만드시네요....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 12. !!!!
    '14.5.14 8:06 PM (223.62.xxx.176)

    너무 잘ㅇ하셨어요 50.166님도 모두모두

    비난하고 편가르며 콘크리트노인들 때문이라는 둥 하는것은 더 어긋날 수 있고 일베같아지는거고요
    이렇게 우리가 품고 가야할 우리사랑하는 부모고 우리 미래의 모습이죠
    너무 좋고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잘ㅇ됐어요
    고맙고 훌륭하십니다

  • 13. 스플랑크논
    '14.5.14 8:22 PM (1.227.xxx.107)

    50.166님 응원합니다! 정말 훌륭하십니다! 결국 미움과 증오가 아니라 사랑만이 사람과 세상을 바꾸더라구요 이제서야 저도 조금씩 깨닫고 있어요. 함께 갈 친구들이 있어 든든하네요^^

  • 14. 부모님만
    '14.5.14 8:41 PM (58.236.xxx.65)

    생각하면 가슴이 컥 막히는 거 같아요.
    콘크리트 강도가 240 이상이에요.
    전 아버지 설득할 자신이 없어요.엄만 지난 대선 때
    한바탕 난리가 난후로 절대로 새눌은 안찍겠다고 약속
    하셨지만 막삼 투표할 땐 어찌될지 모르겠어요.

  • 15. 스플랑크논
    '14.5.14 8:47 PM (1.227.xxx.107)

    새누리당과 이명박 박근혜 무능 정권, 그리고 물질만능주의에 찌들린 탐욕주의자들에게는 분노해야합니다 죄도 밉지만 사람도 미워요. 저도 막 쌍욕도 나옵니다.하지만 부모님을 미워하면 안될것 같아요 행악자들에게 속고 계시니 안타깝고 속상하죠.. 그래도 사랑밖엔 답이 없습니다.. 같이 고민해요 ㅠㅠ

  • 16. ㅇㅇ
    '14.5.14 9:00 PM (223.62.xxx.24) - 삭제된댓글

    사람의 유형에 따라서 가슴이 움직이는 타입이 있고 머리가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공략법으로 화이팅!
    축하합니다.

  • 17. 전에
    '14.5.14 11:05 PM (14.39.xxx.238)

    할배연합 할아버지 나왔을때 보고 느낀건
    저분들이 외로워 고집 피우는구나...싶었어요.
    전쟁 이기고 나라 잘 살게 만든 자부심은 이만큼 높은데
    지금은 힘이 남아도 아무도 상대 안해주고
    그나마 새눌당에서 나ㄷ와서 일당도 주고
    어쩐지 나라 위해 일하는 것 같고
    새누리를 부정하면 자신의 젊은 시절 고생을 부정하는 것 같아
    동일시하는 마음이 느껴지더라구요.
    새눌을 설마 자식만큼 사랑하겠어요?
    통화라도 자주하고 끊을때 새누리는 안된다고 꼭 얘기하고
    말하는 중간중간 슬쩍 껴 넣ㄷ되 이전보다 가까이 다가가면
    효과 있으리라 믿어요.

  • 18. 강가딘
    '14.5.15 1:38 PM (210.223.xxx.211)

    원글님, 50.165님 응원합니다. 저도 버럭하지 않고 엄마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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