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박정희정권때 한성호 침몰, 세월호와 판박이

1111 조회수 : 4,778
작성일 : 2014-05-12 15:03:07
"해경은 허대기만 허댔지

생존자 구조는 어민들이 했어

그러고도 못 구한 애들 떠올라

술 있어야 잠을 잔다더만"


1973년 박정희 정부때 한성호 침몰
과적, 무자격 승무원, 희생자 대다수가 어린 국민학생
한명도 구조못하고 승선자 숫자도 파악 못하는 정부의 무능함... 세월호와 판박이


7일 저녁 김유기(69) 대마도 대마리 마을이장은 '한성호 침몰 사고'에 대해 묻자 소스라쳤다. 세월호 이전에 조도 앞바다에서는 또다른 정기 여객선 한 척이 침몰했다. 전남 목포와 조도를 오가던 68t급 정기 여객선 한성호다. 세월호가 관매도와 대마도 바로 남쪽에서 사고를 당했다면, 한성호는 거의 비슷한 거리의 북쪽에서 침몰했다. 1973년 1월25일 오후 2시30분께 벌어진 사고다.

그날 한성호는 설 연휴를 앞두고 목포를 떠나 조도로 향했다. 진도군 지산면 심동리 세포부락을 500m 앞둔 지점에서 세찬 파도가 한성호를 덮쳤다. 파도를 맞고 기울어진 한성호는 다시는 중심을 잡지 못했다. 109명의 승선자와 한성호가 그렇게 침몰했다. 이 사고로 죽거나 사라진 희생자가 모두 61명이다. 대부분 명절을 쇠러 진도로 돌아오던 관매도, 대마도 등 조도면 주민이다. 두 섬에서만 30여명의 희생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의 상당수는 관매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등에 다니는 어린이다.

"그때도 과적이여 과적! 아주 똑같아, 이번 사고랑."

쓰디쓴 소주를 목구멍에 털어넣은 김유기 이장은 한성호 사고를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사고가 난 1973년, 김 이장은 스물여덟의 청년이었다. 평생을 대마도에서 살아온 그한테 한성호 사고는 "운명을 완전히 바까놓은", 잊을래야 잊혀지지 않는 참사다.

"그때 나는 우리 대마도 청년회랑 마을 식수난 해결한다고 우물 파다가 그 소식을 들었잖여. 곧바로 곡괭이고 삽이고 다 처박고 완전히 실신이 돼갖고 달려갔지. 우리 쬐깐한 대마도 부락에서 사람이 23명이나 수몰돼버렸응께 오죽하겄어."

김 이장은 한성호 사고로 장인과 처조카를 잃었다. 마을 주민 처지에서 더 기가 막히는 일은 육지 코앞에서 배가 가라앉았는데도 갇힌 승객을 단 한 명도 건져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사고 직후 당시 박정희 정부는 경찰 등을 중심으로 구조작업반을 꾸렸으나, 침몰 직후 숨진 채 발견된 19명을 뺀 나머지 실종자 42명 가운데 살아서 돌아온 사람이 없다. 정부는 정확한 승선자 숫자도 파악하지 못해 연일 허둥댔다. '무능한 정부'는 참사와 함께 쓰이는 관용어인가.

"나중에는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하루 평균 서네 명씩 죽은 사람 장례를 치르는데, 시체도 못 건졌응께 시신 없는 엉뚱한 장례를 치른 거야. 그때 생각하면 기가 막히는 정도가 아니라 숨이 넘어갈 일이제." 40여년이 지났는데도 김 이장의 기억은 생생했다......
IP : 121.168.xxx.13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7849 파란 피가 흐르는 걸까...우리 일정이 맞아 하는 것들... 악어의꿈 2014/06/12 1,287
387848 삼실 계신분들 이면지 활용하시죠? 19 답답-_- 2014/06/12 3,648
387847 서영석의 라디오 비평(6.12) - 인사참극 문창극은 아베 후임.. lowsim.. 2014/06/12 1,063
387846 WSJ, 한국 재벌 조세피난처 법인 60프로 증가 1 light7.. 2014/06/12 1,077
387845 노회찬님 기쁜소식이 들리네요... 8 ㅇㅇㅇ 2014/06/12 7,807
387844 우리나라 월드컵 시청률 말이 안나오네요 ㄷㄷ 6 시청률 2014/06/12 7,558
387843 박영선국회연설 3 박영선연설 2014/06/12 1,850
387842 책상 위 스탠드가 필요할까요? 3 초등학생들 2014/06/12 1,975
387841 인간중독 결말이 어떻게 되나요? 4 결말 2014/06/12 6,417
387840 (이병기/문창극 아웃) hotmail 계정 쓰시는분 계세요? 4 질문 2014/06/12 3,461
387839 풍기인견스프레드패드 2 코스트코 2014/06/12 3,062
387838 턱보톡스 맞고 조심해야 하나요? 4 --- 2014/06/12 2,576
387837 매실로 매실청 말고 뭘 할 수 있을까요? 4 매실 2014/06/12 1,965
387836 열방교회라고 아시는분계세요? 11 궁금 2014/06/12 4,250
387835 귀가 먹먹한 증상.....돌발성 난청인지는 어떻게 검사하나요? 7 ... 2014/06/12 8,510
387834 복부에 가끔 펄떡거리다가 안정을 취하면 4 바이올렛 2014/06/12 1,671
387833 새정치 "'차떼기' 배달자 이병기가 어떻게 국정원 개혁.. 10 아름다운세상.. 2014/06/12 1,920
387832 없어서 못먹을 정도로 밥맛이 너무 좋은 사람 4 2014/06/12 1,971
387831 노트 1 핸폰을 세탁기에 돌렸는데요~~ 3 마나님 2014/06/12 1,063
387830 서울숲 근처 찜질방 추천 1 서울구경 2014/06/12 3,483
387829 국정원장후보 이병기에게도 관심을.. 4 참극은 여기.. 2014/06/12 934
387828 신랑이 소파에 앉은채 기대어 자네요 2 ㅜㅜ 2014/06/12 1,885
387827 요즘 된장국 뭐 넣고 끓여야 맛있어요? 11 2014/06/12 3,068
387826 이율높은 적금있어도 대출갚는게 우선일까요? 6 안가본길 2014/06/12 2,130
387825 맞선 본지 1달만에 연락하는 남자 - 이유가 뭘까요? 16 내인연은어디.. 2014/06/12 1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