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박 웃긴 이야기

조회수 : 2,496
작성일 : 2014-05-11 12:02:25
Jeon Sungwon
7분 · 수정됨 · 

1977년 4월 19일 낮 12시 쯤 연세대학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유신 치하 긴급조치 9호 시대의 실화다. 당시 연세대에 재학하고 있던 2~3학년생 4명 - 철학과 3학년 김철기(현 아이보트 대표), 물리학과 3학년 김성만(전 한겨레가족찾기운동본부 사무총장), 경영학과 2학년 강성구(전 제2건국위원회 교육홍보국장), 토목과 2학년 우원식(현 국회의원) - 이 교내에 유인물을 뿌렸다.

이들은 당시 대학에 상주하고 있던 기관원들에게 즉각 체포되어 신촌역 앞 대현파출소로 압송되었다.

이들을 붙잡아 파출소로 압송하긴 했는데, 문제는 이들이 뿌린 유인물이었다. 유인물이 말 그대로 백지였던 거다. 분명 이들이 유인물을 뿌린 것이리라 생각해 대학 구내에서 강제로 체포해 파출소까지 잡아다놨는데, 압수한 유인물을 보니 아무 내용도 없는 백지였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전재전능한 긴급조치 9호조차 죄를 물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은 도리어 사복 형사들에게 따졌다.

"우리가 뭘 잘못했습니까?"

답변이 궁색해진 형사는 "백지를 돌린 이유가 있겠지?"라며 이들을 추궁했다. 이들은 천연덕스럽게 "중간고사 기간이라 공부할 때 연습지로 사용하라는 건데... ."라고 답했다. 학생들이 너무 천연덕스럽게 답을 하니 화가 난 형사가 외쳤다.

"잔소리 마. 너희들 죄목은...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야."

이들이 그날 뿌린 유인물에 혹시 첩보원들처럼 오렌지(귤)즙으로 글씨를 쓴 것은 아닌가 해서 다리미로 다려도 보고, 물에 적셔도 보고(심지어는 국과수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는 설도 있었지만) 별짓을 다했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 백지유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날의 백지선언문 사건은 당시 연세대 학생운동권에서 오늘이 4.19인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즉흥적으로 종이를 사서 함께 돌린 사건이었다.

그들은 "오늘이 4-19입니다. 백지성명밖에 낼 게 없습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날의 사건으로 감옥에 가진 않았지만, 나중에 다들 한 번씩..

IP : 175.193.xxx.9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5.11 12:02 PM (175.193.xxx.95)

    https://www.facebook.com/sungwon.jeon.7?fref=nf

  • 2. 하.
    '14.5.11 12:07 PM (211.238.xxx.132)

    요즘 참 많은것을 또 새롭게 알아갑니다. 웃기고 웃기고 슬픈나라입니다

  • 3. ㄹㄹ
    '14.5.11 12:09 PM (61.254.xxx.206)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4. 참맛
    '14.5.11 12:14 PM (59.25.xxx.129)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엄청난 놈들이네요!

    오개구들이 울고 가겄다!

  • 5. 이심전심
    '14.5.11 12:25 PM (121.130.xxx.112)

    유언비어 유포죄ㅋㅋㅋㅋㅋ


    노란 리본 확산 방지 검열은 쫌 더 분발하자ㅋㅋㅋㅋ


    미친ㅅㄲ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0158 침낭 비싼게 좋은건가요? 1 현정권 아웃.. 2014/05/15 1,037
380157 이 시국에 죄송합니다..작은 전기 쿠커 추천 부탁드려요 3 죄송합니다... 2014/05/15 1,267
380156 하얀 교복 빨다가ᆢᆢᆢ 5 ㅠㅠ 2014/05/15 1,898
380155 우리 잊지않기로 여기에 맹세해봐요 53 절대로 2014/05/15 1,519
380154 닭아웃)이 작전이 성공했다면..... 둥지 2014/05/15 1,105
380153 해상재난훈련..이명박,박근혜는 한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기억하자 2014/05/15 592
380152 신상철입니다.2 78 진실의길 2014/05/15 4,430
380151 독립자금님은 왜 굳이 선거전에 82쿡강연열려고 하십니까? 108 5년차회원 2014/05/15 3,725
380150 혹시 지금 딴지일보 접속되세요? 딴지일보 2014/05/15 815
380149 (박씨아웃)죄송하지만요 1 후리지아향기.. 2014/05/15 564
380148 잊지말자) 강아지하고 사별하면 14 2014/05/15 2,714
380147 진도에 남은 실종자 가족들 "정몽준 들어오니 가족들이.. 3 그럼 그렇지.. 2014/05/15 1,988
380146 질문 죄송..지문적성검사 어떤가요? 5 2014/05/15 1,803
380145 정봉주의 전국구 19회 - 아시아최대 수중발굴선도 돌려보냈다! 2 lowsim.. 2014/05/15 1,085
380144 오늘 운세내용이 대박조짐이 보이네요^^ 바빠별이 2014/05/15 1,682
380143 이명박이 뭘 없앴는지 한번 보세요... 13 에휴 2014/05/15 3,145
380142 어떤 분이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할때는 샬랄라 2014/05/15 740
380141 세상에서 가장슬픈 사진...이렇게 이쁜아이들을 수장시킨나라 14 눈물펑펑 2014/05/15 4,553
380140 (박근혜 하야) 날씨는 무심히도 좋습니다. 1 82쿡인 2014/05/15 602
380139 [닭보다 고양이] 개에 물린 아이를 구한 고양이 11 솜이언니 2014/05/15 2,189
380138 상처받을까봐 사람관계를 못맺는 분 있으신가요? 6 ... 2014/05/15 2,752
380137 [무능혜처벌]수정- 신상철님의 특별강연 안내입니다. 26 독립자금 2014/05/15 1,404
380136 그네아웃) 곧 죽어도 나라를 지킨답니다. 3 명주 2014/05/15 1,064
380135 남경필40.2 김진표 37.6 5 ㅇㅇ 2014/05/15 1,967
380134 김용민의 조간브리핑[05.15] - 안철수 위기...광주 3자구.. lowsim.. 2014/05/15 8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