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박 웃긴 이야기

조회수 : 2,481
작성일 : 2014-05-11 12:02:25
Jeon Sungwon
7분 · 수정됨 · 

1977년 4월 19일 낮 12시 쯤 연세대학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유신 치하 긴급조치 9호 시대의 실화다. 당시 연세대에 재학하고 있던 2~3학년생 4명 - 철학과 3학년 김철기(현 아이보트 대표), 물리학과 3학년 김성만(전 한겨레가족찾기운동본부 사무총장), 경영학과 2학년 강성구(전 제2건국위원회 교육홍보국장), 토목과 2학년 우원식(현 국회의원) - 이 교내에 유인물을 뿌렸다.

이들은 당시 대학에 상주하고 있던 기관원들에게 즉각 체포되어 신촌역 앞 대현파출소로 압송되었다.

이들을 붙잡아 파출소로 압송하긴 했는데, 문제는 이들이 뿌린 유인물이었다. 유인물이 말 그대로 백지였던 거다. 분명 이들이 유인물을 뿌린 것이리라 생각해 대학 구내에서 강제로 체포해 파출소까지 잡아다놨는데, 압수한 유인물을 보니 아무 내용도 없는 백지였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전재전능한 긴급조치 9호조차 죄를 물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은 도리어 사복 형사들에게 따졌다.

"우리가 뭘 잘못했습니까?"

답변이 궁색해진 형사는 "백지를 돌린 이유가 있겠지?"라며 이들을 추궁했다. 이들은 천연덕스럽게 "중간고사 기간이라 공부할 때 연습지로 사용하라는 건데... ."라고 답했다. 학생들이 너무 천연덕스럽게 답을 하니 화가 난 형사가 외쳤다.

"잔소리 마. 너희들 죄목은...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야."

이들이 그날 뿌린 유인물에 혹시 첩보원들처럼 오렌지(귤)즙으로 글씨를 쓴 것은 아닌가 해서 다리미로 다려도 보고, 물에 적셔도 보고(심지어는 국과수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는 설도 있었지만) 별짓을 다했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 백지유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날의 백지선언문 사건은 당시 연세대 학생운동권에서 오늘이 4.19인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즉흥적으로 종이를 사서 함께 돌린 사건이었다.

그들은 "오늘이 4-19입니다. 백지성명밖에 낼 게 없습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날의 사건으로 감옥에 가진 않았지만, 나중에 다들 한 번씩..

IP : 175.193.xxx.9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5.11 12:02 PM (175.193.xxx.95)

    https://www.facebook.com/sungwon.jeon.7?fref=nf

  • 2. 하.
    '14.5.11 12:07 PM (211.238.xxx.132)

    요즘 참 많은것을 또 새롭게 알아갑니다. 웃기고 웃기고 슬픈나라입니다

  • 3. ㄹㄹ
    '14.5.11 12:09 PM (61.254.xxx.206)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4. 참맛
    '14.5.11 12:14 PM (59.25.xxx.129)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엄청난 놈들이네요!

    오개구들이 울고 가겄다!

  • 5. 이심전심
    '14.5.11 12:25 PM (121.130.xxx.112)

    유언비어 유포죄ㅋㅋㅋㅋㅋ


    노란 리본 확산 방지 검열은 쫌 더 분발하자ㅋㅋㅋㅋ


    미친ㅅㄲ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9310 사복 입히고 먼저 탈출 시킨 이유 10 합리적추론 2014/05/11 9,542
379309 돌아가신 아버지명의 집,(20년) 자식들명의로 하려면 세금이 .. 3 .. 2014/05/11 3,033
379308 시민들은 MBC에서 내쫓긴 이들을 선택했다. 2 광팔아 2014/05/11 2,779
379307 청와대 인근 주민이 쓴 글이래요 16 하야해라 2014/05/11 12,675
379306 유리 자르는거 비쌀까요 4 땅지맘 2014/05/11 1,518
379305 70대 할아버지들의 대화 "우리나라 사람들 금방 잊어버.. 21 2014/05/11 7,297
379304 오래된 교통카드 환불받을수 있나요 3 절약 2014/05/11 1,880
379303 팩티티비 오늘 생방 없나요? 1 핑크 2014/05/11 1,385
379302 아침이나 오전에 일일 자유수영하는곳 없나요 1 랭면육수 2014/05/11 1,092
379301 이 마에스트리 콘서트 (5월14일 낮2시) 티켓 나눔합니다~| 2 복숭아꽃 2014/05/11 996
379300 결혼준비- 예물없이 드메 만 할건데 웨딩플래너 끼고 하는 게 좋.. 10 t 2014/05/11 4,605
379299 진도 교신내용 조작 이유중 하나 추측 15 .. 2014/05/11 4,221
379298 YTN “김정은-무인기 합성, 100% 우리 실수… 조작은 아냐.. 35 지시 받은거.. 2014/05/11 5,038
379297 ytn 뉴스 조작 4 .. 2014/05/11 1,273
379296 웃픈 현실’...“세월호 용어사전” 화제 16 ... 2014/05/11 3,251
379295 합동분향소 밖 인적드문 오솔길 故박지영씨 '판화 영정'에 뭉클 6 우리는 2014/05/11 2,911
379294 정몽준, 국민은 미개 발언, 또 사과 ㅋㅋ 33 미개 2014/05/11 9,723
379293 지금 KBS 2 15분째 광고중...10분 더 채울 예정인듯 3 ... 2014/05/11 2,899
379292 미개한 국민들이 하는 일 6 참맛 2014/05/11 1,496
379291 정치참여는 그리스도인의 의무입니다 /교황 트위터 3 감사합니다 2014/05/11 1,674
379290 김현 "참여정부 위기관리매뉴얼, 이명박·박근혜정부서 실.. 6 ///// 2014/05/11 1,768
379289 김호월 교수 페이스북 보고 잠못 이룬 아줌마입니다. 12 새벽에 2014/05/11 5,476
379288 경기도는 이번에 박근혜 재신임 투표 하는거네요 3 ㅇㅇ 2014/05/11 1,738
379287 코메디 아님) 정몽준 부인 “아들 발언 시기 안 좋았다” ‘부적.. 3 다른세계 2014/05/11 2,883
379286 뒤로 밀려서 다시 끌어 올립니다. 82cook계좌입니다. 4 불굴 2014/05/11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