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박 웃긴 이야기

조회수 : 2,428
작성일 : 2014-05-11 12:02:25
Jeon Sungwon
7분 · 수정됨 · 

1977년 4월 19일 낮 12시 쯤 연세대학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유신 치하 긴급조치 9호 시대의 실화다. 당시 연세대에 재학하고 있던 2~3학년생 4명 - 철학과 3학년 김철기(현 아이보트 대표), 물리학과 3학년 김성만(전 한겨레가족찾기운동본부 사무총장), 경영학과 2학년 강성구(전 제2건국위원회 교육홍보국장), 토목과 2학년 우원식(현 국회의원) - 이 교내에 유인물을 뿌렸다.

이들은 당시 대학에 상주하고 있던 기관원들에게 즉각 체포되어 신촌역 앞 대현파출소로 압송되었다.

이들을 붙잡아 파출소로 압송하긴 했는데, 문제는 이들이 뿌린 유인물이었다. 유인물이 말 그대로 백지였던 거다. 분명 이들이 유인물을 뿌린 것이리라 생각해 대학 구내에서 강제로 체포해 파출소까지 잡아다놨는데, 압수한 유인물을 보니 아무 내용도 없는 백지였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전재전능한 긴급조치 9호조차 죄를 물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은 도리어 사복 형사들에게 따졌다.

"우리가 뭘 잘못했습니까?"

답변이 궁색해진 형사는 "백지를 돌린 이유가 있겠지?"라며 이들을 추궁했다. 이들은 천연덕스럽게 "중간고사 기간이라 공부할 때 연습지로 사용하라는 건데... ."라고 답했다. 학생들이 너무 천연덕스럽게 답을 하니 화가 난 형사가 외쳤다.

"잔소리 마. 너희들 죄목은...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야."

이들이 그날 뿌린 유인물에 혹시 첩보원들처럼 오렌지(귤)즙으로 글씨를 쓴 것은 아닌가 해서 다리미로 다려도 보고, 물에 적셔도 보고(심지어는 국과수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는 설도 있었지만) 별짓을 다했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 백지유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날의 백지선언문 사건은 당시 연세대 학생운동권에서 오늘이 4.19인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즉흥적으로 종이를 사서 함께 돌린 사건이었다.

그들은 "오늘이 4-19입니다. 백지성명밖에 낼 게 없습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날의 사건으로 감옥에 가진 않았지만, 나중에 다들 한 번씩..

IP : 175.193.xxx.9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5.11 12:02 PM (175.193.xxx.95)

    https://www.facebook.com/sungwon.jeon.7?fref=nf

  • 2. 하.
    '14.5.11 12:07 PM (211.238.xxx.132)

    요즘 참 많은것을 또 새롭게 알아갑니다. 웃기고 웃기고 슬픈나라입니다

  • 3. ㄹㄹ
    '14.5.11 12:09 PM (61.254.xxx.206)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4. 참맛
    '14.5.11 12:14 PM (59.25.xxx.129)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엄청난 놈들이네요!

    오개구들이 울고 가겄다!

  • 5. 이심전심
    '14.5.11 12:25 PM (121.130.xxx.112)

    유언비어 유포죄ㅋㅋㅋㅋㅋ


    노란 리본 확산 방지 검열은 쫌 더 분발하자ㅋㅋㅋㅋ


    미친ㅅㄲ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8243 말(단어) 선택도 틀리고 시기도 안좋아, 정몽준 부인 1 실제발언 2014/05/11 1,201
378242 this is worth the candle하면 무슨 뜻인가요?.. 4 .. 2014/05/11 2,102
378241 예전에 서정희씨 자서전 읽으신분 계세요? 25 자서전 2014/05/11 60,965
378240 선거만 끝나봐요 유족들 내팽겨칠겁니다 11 개누리당 2014/05/11 3,000
378239 나눔로또 말이에요. 3 이와중에 2014/05/11 1,283
378238 알면 알수록.. 1 ... 2014/05/11 979
378237 정부부처 이름풀이 2 이름 풀이 .. 2014/05/11 1,139
378236 단원고 학생 故 김민정양 2년전 어버이날 편지 29 .. 2014/05/11 8,667
378235 부엌이 너무 어두워요 5 조명 2014/05/11 1,951
378234 자식잃어서 모두 미쳤나봐요ㅎㅎ 57 참맛 2014/05/11 21,239
378233 몽심몽이란 말 아세요? 4 .. 2014/05/11 1,561
378232 이렇게 묘사된 그림이 누구의 작품인지 좀 알려주세요 7 명화 중 2014/05/11 1,570
378231 (펌)어느 한 '강남 좌파'의 생각 5 Citrus.. 2014/05/11 1,874
378230 다른 회원님들 남편분들도 이런가요???ㅠㅜ 8 OTL 2014/05/11 2,366
378229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요원의 하루... 82에도 ? 5 대합실 2014/05/11 1,727
378228 정몽준 부인 "국민미개" 발언 바른말이지만 시.. 84 ... 2014/05/11 15,523
378227 아기 꿈이 나쁜가요? 4 2014/05/11 3,151
378226 IP 검색질 별로 신뢰는 않하지만 한번 해봤다.(219.254... 12 우리는 2014/05/11 3,151
378225 작품성있는 그림 한장 감상하시죠 15 간만에작품성.. 2014/05/11 3,401
378224 소개팅남의 태도... 13 그리운사람 2014/05/11 6,268
378223 분당 운전 배울만한곳 1 운전 2014/05/11 970
378222 진도체육관 2층에서 공짜숙식중이던 기자들이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 14 참맛 2014/05/11 5,471
378221 서울지역에서 사고가 났어도 박원순 전에 박근혜 책임아닌가요? 1 자꾸서울에서.. 2014/05/11 1,389
378220 개명(改名)된 KBS 5 우리는 2014/05/11 2,707
378219 서울에서 800석 규모 결혼할 수 있는 곳 추천해주세요. 8 치즈케잌 2014/05/11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