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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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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진이의 4월16일 세월호 탈출기 ... 읽어야 합니다.

대합실 조회수 : 3,893
작성일 : 2014-05-10 10:20:01

출처: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4290 ..


4월16일 아침 6시. 

자고 있던 장동원 노조 경기지부 경기지역지회 신흥분회장의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난 막내딸 애진이가 새벽부터 깨어 친구들과 재잘대다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왔다. 

평소 애진이의 같은 반 친구들과 허물없이 지낼 정도로 딸과 사이가 좋은 장 분회장이지만 근무를 마친 피곤함에 날 밝으면 통화하자며 전화를 끊고 다시 잠을 청했다.

이때만 해도 장 분회장과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생인 애진이가 겪을 참담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예상치 못했다. 

딸의 전화가 다시 걸려온 시각은 8시 50분. 목소리가 사뭇 달라져 있었다. 

“아빠, 이상해. 배가 막 흔들리고 기울더니 배에 컨테이너가 떠다녀.” 

배가 기운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장 분회장은 해양경찰 전화번호를 알아보기로 하고 일단 전화를 끊었다.

20분이나 지났을까. 다시 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애진이는 해경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아빠에게 배에 물이 들어온다며 불안해했다. 깜짝 놀란 장 분회장이 어떻게 하라는 방송은 없냐고 묻자 그저 “가만히 있으라”는 말뿐이라고 대답했다. 장 분회장은 친구들과 지체 없이 갑판으로 올라가라고 소리쳤다.

 

장 분회장은 바로 진도로 향했다. 내려가는 중에 아내에게서 학생 전원을 구출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다년간의 노조 활동을 경험한 장 분회장의 답은 간단했다. “언론을 믿느냐?” 장 분회장이 진도에 도착할 무렵 연락두절로 애태웠던 딸에게서 드디어 전화가 왔다. 기쁨은 잠시, 애진이로부터 들은 침몰선 탈출기는 기가 막혔다.

아이들은 해경도, 선원도, 누구의 도움도 바랄 수 없었다. 

애진이는 배에 타면 먼저 비상구와 구명조끼 위치부터 확인하라는 아빠의 말을 새겨들었었다.  

눈여겨 봐두었던 캐비닛에서 스스로 구명조끼를 꺼내 친구들과 나눠 입었다. 

서로 끌어주고 올려주며 탈출을 시작해 천신만고 끝에 갑판에 다다라 차가운 바다로 뛰어 들었다.  

추위와 겁에 질린 아이들을 구한 건 고기잡이배 어부였다. 

어부는 아이들을 인근 거차도 마을회관으로 데리고 갔고 애진이는 마을회관 전화로 아빠에게 생존사실을 알렸다.

진도 종합실내체육관에 도착한 장 분회장은 생존자 명단을 뒤졌지만 딸의 이름이 없었다. 해경에 물어봤지만 더 이상 구조자는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거차도에 있는 딸과 통화까지 했던 장 분회장이 재확인해보라고 했지만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장 분회장은 다시 전화를 걸어 온 애진이와 함께 있는 친구 30여 명의 명단을 하나하나 받아 적어 해경에 전달하며 아이들을 데려올 것을 요구했다. 결국 장 분회장과 세월호에서 탈출한 막내딸이 재회할 때까지 국가가 한 일이라고는 엉터리 명단 작성과 거차도에서 팽목항까지 배편뿐인 셈이다.

장 분회장의 분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입원한 병원 13층에서 자살시도까지 하려는 생존자를 위해 누구도 책임지거나 조치하려하지 않았다. 생존자를 위한 치유기관과 치유 프로그램을 제안한 것도 장 분회장을 비롯한 생존자 가족이다.

장 분회장은 생존자의 감정기복이 아직 심각하다고 한다. “아이들끼리 있을 때는 웃고 떠들지만 밤에 각자 방으로 들어가면 울고, 토하고, 심지어 기절도 합니다. 우리 막내는 씩씩한 편이지만 탈출 때 본 자판기에 깔린 학생이 자꾸 생각난다고 하더군요.”

생존해 돌아온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속보 경쟁에 내몰린 언론사 기자들이었다. 검찰은 생존 학생에게 진술서를 받겠다고 덤볐다. 교육당국은 아무 대책 없이 우선 수업을 정상화하겠다며 상황을 덮기에 급급했다.

 

 


IP : 14.53.xxx.177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 .
    '14.5.10 10:21 AM (125.185.xxx.138)

    봐도봐도 불쌍하고 안쓰럽습니다.

  • 2. 평생
    '14.5.10 10:27 AM (182.226.xxx.230)

    탈출자들이 지고 가야 할 짐이 너무 큽니다
    자판기에 깔린 사람을..
    평생 기억 하겠죠
    지우개로 지워주고 싶네요

  • 3. 무정부
    '14.5.10 10:30 AM (1.217.xxx.251)

    어제 올라왔을때 일부러 안 읽었는데
    심장이 벌렁벌렁

  • 4. 무무
    '14.5.10 10:32 AM (112.149.xxx.75)

    친구들과 사소한 이유로 말다툼을 하고 며칠을 못 봐도 안타까워 할 나이에
    같이 여행을 갔던 친구를 뒤로 한 채 탈출한 아이들은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을
    아파하고 고통에 시달릴까요.

    어른의 편의, 돈의 편의, 권력의 편의로 아이들을 그렇게 처참하게 보내놓고
    다시 어른의 욕망, 돈의 욕망, 권력의 더러운 욕망으로 사람들의 입을 막습니다.

  • 5. 대합실
    '14.5.10 10:32 AM (14.53.xxx.177)

    아이들을 구조해서 마을회관으로 데려가신 어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6.
    '14.5.10 10:34 AM (121.188.xxx.144)

    다들 꼭 읽어주세요

  • 7. ㅜㅜ
    '14.5.10 10:45 AM (125.189.xxx.44)

    애진이와 친구들에게 살아돌아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8. 이거
    '14.5.10 10:45 AM (182.172.xxx.130)

    베스트로 보내서 다 읽게 합시다..ㅠㅠ

  • 9. 리더
    '14.5.10 10:46 AM (221.148.xxx.180)

    세월호 희생자를 하나로 뭉치게 한 분이 있었군요.
    익히 언론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던분, 지속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 보고 놀랐습니다.
    이래서 리더가 중요합니다.
    이제 우리는 투표로 심판하면됩니다.
    얼마나 쉽게 할 수 있습니까.
    고생하시는 희생자 및 가족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 미래를 위해서.....분노하고,심판하고,잊지맙시다.
    4월16일 세월호의날 입니다.

  • 10. ..
    '14.5.10 11:00 AM (183.97.xxx.73) - 삭제된댓글

    이런 일이 있었다니. . ㅠ.ㅠ
    쏟아지는 거짓보도에 진실이 묻히고 점점 잊혀져가는 게 너무 개탄스럽네요.

  • 11. 서로서로
    '14.5.10 11:36 AM (183.102.xxx.20)

    첫날 구조된 학생 인터뷰에서
    그 남학생은 탈출하라는 방송은 없었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고 말했어요.
    그러면서 방에 있던 애들 걱정된다고 울먹였죠.
    방송 자막에는 학생들 전원구조라고 쓰여있었구요.
    그 학생이나 다른 성인 남자의 인터뷰도 방에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는데 자막은 전원구조라서 이상했어요.

    그리고 애들이 보낸 편지, 동영상에 보면
    방에 있던 애들은 또 갑판에 나가있는 친구들을 걱정해요.

    그렇게 갈림길에서 아이들 서로가 서로를 걱정할 때
    선원들은 대피했고 해경은 아이들을 외면했어요.

  • 12.
    '14.5.10 12:04 PM (121.161.xxx.115)

    그것도 쉽게 탈출한게 아니군요~!;;
    아버님이 참으로 현명하셨습니다
    생존자들이 앞으로 겪어야할 트라우마도
    하루빨리 이겨내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 13. 아버님
    '14.5.10 12:17 PM (223.62.xxx.76)

    아니였으면 탈출하지 못할 상황이옜겠네요..
    어떻해요.. 이렇게 화가 치미는데 ..
    꼭 특검으로 보내야 해요.

  • 14. ㅜㅜ
    '14.5.10 12:31 PM (121.161.xxx.115)

    그나마 아버님아니었다면
    단원고는 이학년학생들이 아마
    존재하지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네요
    그래놓고 구조 라~~???;;;;;;
    탈출이지 구조는 절 대 아닌거죠

  • 15. 해병대출신 생존자 서희근씨의 증언
    '14.5.10 1:28 PM (222.233.xxx.158)

    http://www.nocutnews.co.kr/news/4020895

  • 16. 위의 증언
    '14.5.10 1:47 PM (1.217.xxx.251)

    공포영화보다도 더 무서워요

  • 17. 건너 마을 아줌마
    '14.5.10 5:26 PM (175.125.xxx.60)

    정말... 이 시스템에선 구조는 셀프라는 사실이 또다시 가슴을 찢네요...
    베스트로 !!!

  • 18. 1반 이던데
    '14.5.11 12:46 AM (175.112.xxx.63)

    덕분에 제일 많이 구조된 반이네요
    총 19명

  • 19. 911테러때도
    '14.5.11 12:57 AM (175.112.xxx.63)

    첫번째 빌딩에서 쾅 하는 소리 들었어도
    이 빌딩이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한
    두번째 빌딩의 89층은 옆빌딩에서 일어난 일이라 모두 조용히 계속 일하자는 분위기였고
    88층도 그런 분위기였는데 한 사람이 나서서 탈출해야 된다고 막 다니면서
    소리치는 덕분에 거의 다 살았다고 해요

    두번째 이들이 있던곳이 먼저 무너졌기에 빠른 탈출이 정말 중요했어요
    89층은 모두....ㅠㅠ

    이렇듯 사람이 많을수록...즉 집단이 클수록 자신의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은듯 하네요
    누군가의 적극적인 행동이 정말 중요하게 작용하는걸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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