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일상은 비극보다 강하다

갱스브르 조회수 : 1,341
작성일 : 2014-05-07 13:10:44

아직도 사람들과의 대화는 "세월호"다

심지어 가족 지간에도 화제는 바뀌지 않는다

잊기엔 너무나 미안하고 염치가 없어서다

마치 독방이 따로 내어져있는 것처럼 맘은 그렇게 철저히 분리된 채 움직인다

대화 중간중간 씩씩거리며 입에 거품 물다가

스파게티 한 접시가 싹싹 비워진다

사는 게 기적이지... 정말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야 해 하면서

커피 포인트 적립 안 된다고 막 따져물어지는 친구와 나...

재수 없으면 우리도 언제든 골로 간다고 말하고는

휘핑크림이 넘어갈 때 그 달작지근한 행복에 미소가 번지고 그런다

널 뛰는 친구와 난 절대 그 널판지에서 떨어지지 않으리란 확신이 있는 거다

사실 그 무모한 낙관이 없다면 일 분 일 초도 못 산다

얼마 전 사고가 난 지하철  구간을 지나면서도 두려움은 없다

도착해야 할 목적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떨어진 샴푸 사고 조카 먹일 우유 사야하고 오늘까지 카드 결제해야 한다

어버이날 선물은 뭘 해야 하나 고민한다

들려오는 소식에 귀 기울이면서도 그 분노와 일상의 나가 철저히 분리된다

분향소 가 먹먹한 맘 바치고 오는 길이 그나마 가벼웠던 건

죄책감에 대한 자위 같은 거였다

그래도 살아진다

IP : 115.161.xxx.12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5.7 1:17 PM (221.166.xxx.92)

    원글님의 글에 어쩜 이다지도 공감이 되는지요...비극보다 강한 일상.....

  • 2. .,.
    '14.5.7 1:30 PM (114.205.xxx.245)

    저희 아이들 넘 이뻐 가슴저리게 행복하다가도 또 그마음이 슬픔이 되네요. 이리도 예쁜아이들을 허망하게 놓쳐다는…

  • 3. 고든콜
    '14.5.7 1:36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내내 그런 생각하고 있네요..마음한켠에 죄책감 짊어지고..ㅜㅜ

  • 4. 용감씩씩꿋꿋
    '14.5.7 8:26 PM (59.6.xxx.151)

    일상을 살아간다고 잊혀지는건 아닙니다

    삼풍사고때 구조를 거의 생중계를 했고
    그중 제게 유난히 마음에 남는 상처가 생긴 적이 있습니다
    이십년 지났더군요, 이번에 알았습니다 그렇게 오래된지.

    여전히 가끔 꿈에 흙을 팝니다
    저 죽을때까지 가끔 그럴겁니다

    잊혀질까요?
    그냥 품고 살아가게 되는 상처도 있습지요
    살아가니까 일상이 즐겁고 무겁고 더 크게 보이는 것 뿐이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1487 낮은 백혈구 수치관련 5 걱정 2014/09/25 10,407
421486 비염있는 4살 아이,, 소아과? 이비인후과? 9 서하 2014/09/25 4,015
421485 제주도에서는 20대 , 30대 초반 핫플레이스는 어디인가요? 3 심심해 2014/09/25 3,057
421484 헬스장에서 personal training 받으면 살이 많이 빠.. 8 00 2014/09/25 2,630
421483 명품백 팔수있는 매장 알려주세요 1 태현사랑 2014/09/25 1,172
421482 운동효과~ 2014/09/25 1,509
421481 오늘은 참.. 2 .. 2014/09/25 833
421480 근력운동 잘못하는 체질도있나요? 4 ㅠㅠ 2014/09/25 2,025
421479 병원가야 할까요? 1 가슴 답답하.. 2014/09/25 938
421478 미씨usa 국정원이 관리하는가 보네요 7 미씨 2014/09/25 3,092
421477 70년대 영화 '소나기' 기억하시는 분.. 6 아련 2014/09/25 2,968
421476 시청에서 시민 대상 건축 강좌가 열려요 느티나무 2014/09/25 889
421475 아이가 다쳤다는데 친구 만나러 간다는 남편 21 ㅜㅜ 2014/09/25 3,311
421474 고등학교관련 82글중 댓글에서 봤는데 알려주세요 2014/09/25 1,019
421473 아들 키가 160대면 어떻게 25 아들 2014/09/25 7,632
421472 커트 잘하는 미용실 알려주세요~~~ 16 딸기줌마 2014/09/25 6,859
421471 이 행동이 예의없는 행동인가요? 32 미치겠네 2014/09/25 14,143
421470 한식대첩2 4 ㅇㅇ 2014/09/25 3,008
421469 엉치뼈부터 발끝까지 저릿하면서 잘 걷지 못할때.. 4 가을하늘 2014/09/25 1,730
421468 상하이 홍차오 공항 4 빵빵부 2014/09/25 1,679
421467 상부 칸막이 없는 냉장고 써보신분들 조언 좀... 7 대박나 2014/09/25 1,562
421466 뒤돌아 보니 금방이요. 앞은 멀고.... 2 ^ ^ 2014/09/25 1,481
421465 초3 여아 키 어찌되나요 5 .... 2014/09/25 2,193
421464 강사쌤 선택문제예요. 해외에서 대.. 2014/09/25 712
421463 강남 미용실 커트 잘하는분 어디에 많이들 계시나요? 11 시나몬 2014/09/25 3,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