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일상은 비극보다 강하다

갱스브르 조회수 : 1,237
작성일 : 2014-05-07 13:10:44

아직도 사람들과의 대화는 "세월호"다

심지어 가족 지간에도 화제는 바뀌지 않는다

잊기엔 너무나 미안하고 염치가 없어서다

마치 독방이 따로 내어져있는 것처럼 맘은 그렇게 철저히 분리된 채 움직인다

대화 중간중간 씩씩거리며 입에 거품 물다가

스파게티 한 접시가 싹싹 비워진다

사는 게 기적이지... 정말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야 해 하면서

커피 포인트 적립 안 된다고 막 따져물어지는 친구와 나...

재수 없으면 우리도 언제든 골로 간다고 말하고는

휘핑크림이 넘어갈 때 그 달작지근한 행복에 미소가 번지고 그런다

널 뛰는 친구와 난 절대 그 널판지에서 떨어지지 않으리란 확신이 있는 거다

사실 그 무모한 낙관이 없다면 일 분 일 초도 못 산다

얼마 전 사고가 난 지하철  구간을 지나면서도 두려움은 없다

도착해야 할 목적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떨어진 샴푸 사고 조카 먹일 우유 사야하고 오늘까지 카드 결제해야 한다

어버이날 선물은 뭘 해야 하나 고민한다

들려오는 소식에 귀 기울이면서도 그 분노와 일상의 나가 철저히 분리된다

분향소 가 먹먹한 맘 바치고 오는 길이 그나마 가벼웠던 건

죄책감에 대한 자위 같은 거였다

그래도 살아진다

IP : 115.161.xxx.12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5.7 1:17 PM (221.166.xxx.92)

    원글님의 글에 어쩜 이다지도 공감이 되는지요...비극보다 강한 일상.....

  • 2. .,.
    '14.5.7 1:30 PM (114.205.xxx.245)

    저희 아이들 넘 이뻐 가슴저리게 행복하다가도 또 그마음이 슬픔이 되네요. 이리도 예쁜아이들을 허망하게 놓쳐다는…

  • 3. 고든콜
    '14.5.7 1:36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내내 그런 생각하고 있네요..마음한켠에 죄책감 짊어지고..ㅜㅜ

  • 4. 용감씩씩꿋꿋
    '14.5.7 8:26 PM (59.6.xxx.151)

    일상을 살아간다고 잊혀지는건 아닙니다

    삼풍사고때 구조를 거의 생중계를 했고
    그중 제게 유난히 마음에 남는 상처가 생긴 적이 있습니다
    이십년 지났더군요, 이번에 알았습니다 그렇게 오래된지.

    여전히 가끔 꿈에 흙을 팝니다
    저 죽을때까지 가끔 그럴겁니다

    잊혀질까요?
    그냥 품고 살아가게 되는 상처도 있습지요
    살아가니까 일상이 즐겁고 무겁고 더 크게 보이는 것 뿐이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3077 김한길의원 사무실에 전화했다가 기막히네요 19 기막혀 2014/05/28 3,873
383076 학생 허락없이 선거에 사진을 사용한 현직 교육감 1 부산 2014/05/28 1,219
383075 SK 본사에 불 8 2014/05/28 3,420
383074 단맛나는 가루 뭐가있을까요 6 브라운 2014/05/28 1,277
383073 신창원은 왜 무기에요?? 1 .. 2014/05/28 1,283
383072 (시장박원순 교육감조희연)서울교육감 선거 지각변동…‘빅3’ 오차.. 6 교육감조희연.. 2014/05/28 1,147
383071 원순언니 6 서울시민 2014/05/28 970
383070 어제jtbc뉴스보고 밤잠을 설쳤네요. 21 ㅇㅇㅇ 2014/05/28 3,263
383069 울산 지방선거 누굴 뽑아야할지 .... 5 지방선거 2014/05/28 698
383068 두 직장 중에 선택해주세요... 7 선택 2014/05/28 1,008
383067 안대희 장남 '일선서→본청근무'..'뒷심' 논란 2014/05/28 1,023
383066 팩트 생중계 // 2014/05/28 632
383065 지금 서울시장 토론 25 .. 2014/05/28 2,171
383064 샐러드에 넣는 견과류 얇게 썰은 것 명칭? 5 견과류 2014/05/28 1,491
383063 굿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나라 굿.. 1 .... 2014/05/28 735
383062 현오석 ”소비 적극 나서달라” 호소(종합) 9 세우실 2014/05/28 1,182
383061 기억해) 학원에서는 내신 대비를 1 2014/05/28 878
383060 대전교육감은 최한성후보로 모아주세요. 5 .. 2014/05/28 1,435
383059 잊지않을게요) 겟잇뷰티 미러톡 다 광고..인가바요 2 겟잇뷰티 2014/05/28 1,249
383058 도곡동에 불났나요???? 28 ... 2014/05/28 3,779
383057 당선 사례 4 건너 마을 .. 2014/05/28 782
383056 관악구 사시는 분들, 지역육아공동체 부모교육 신청하세요! 2 서울시 조희.. 2014/05/28 509
383055 유족들 국회 농성 계속하기로, 주말에는 '천만인서명운동'에 합류.. 5 우리는 2014/05/28 879
383054 팩트티비보세요ㅡ총출동했어요!! 10 11 2014/05/28 1,971
383053 (일상글) 징징거리는 8살 아들.. 9 ... 2014/05/28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