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아
처가에 혼자 있으니 불편하냐.
두번 세번 빨리 오라고 문자질이게..
보고싶다고 빨간 하트까지 뿅뿅 날리네.
그걸 보니 내 속에서 지랄을 하세요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
사이 안좋은 시댁에 가기 싫어 그래도 남편이라고
내가 너무너무 괴로워 울면서 나 못가겠으니
당신이 전화로 못간다 말 좀 전해달라고 할때 어찌했니?
시댁 가는 차 안에서도 도살장 끌려가는 것처럼 눈물 줄줄 흘린다고 해도 너는 내 말 들어줬니?
이후에 그래도 자식 때문이라도 살고 싶어
나의 소원 한번만 들어주면 앞으로 너가 하자는 대로 시댁도 보고 뭐든 다 하겠다고
여보 제발.. 하며 애원을 하는데도 너는 눈 한번 꿈쩍 했니?
그 세월이 자그만치 십오년이다.
나는 얼굴 붉혀가며 싸운 시댁이라 불편해서 가기싫다지만
너는 사위라고 대접해주는 처가인데 혼자 불편해 나한테 빨리 오라고 연신 문자질이니?
ㅎㅎ 진짜 웃긴다..
나 안갈테니 있다 나중에 너 혼자 와.
너는 부부가 뭔지를 몰라..
인생 선배들이 그러더라.
부부는 서로에게 한 만큼 돌려받는 관계라고..
그런데 나를 보니 그 말들이 틀리지가 않네.
지난 세월 딱 아파한 만큼만 돌려줄께.
지금은 니가 아직 쓸모가 있어 내가 아내인 척 하지만
내가 느꼈던 외로움, 절망.. 고대로 갚아줄테니깐.
우리 이제 40대 중반이지?
나도 여자가 한을 품음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는지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