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수영의 시 공유하기

김수영 조회수 : 1,673
작성일 : 2014-05-02 11:32:24
김수영 - 푸른하늘을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김수영 시집을 읽다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 글 올립니다
IP : 1.232.xxx.3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xlfkaltb
    '14.5.2 11:37 AM (182.221.xxx.42)

    김수영님의 풀 이란 시 정말 좋아했는데요


    어릴적에 시 라는게 꼭 사랑만 나타내는게 아니라는거에 엄청 충격받았어요

    이 시 역시 사랑이런거 아니여도 아련해 지내요

  • 2. 우제승제가온
    '14.5.2 11:38 AM (223.62.xxx.2)

    혁명은
    이제는 고독 해서는 안됍니다

  • 3. 김수영
    '14.5.2 11:41 AM (1.232.xxx.37)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오십 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 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 야전 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悲鳴)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絶頂)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장이에게
    땅 주인에게는 못 하고 이발장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 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 하고
    야경꾼에게 이십 원 때문에 십 원 때문에 일 원 때문에
    우습지 않느냐 일 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난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세월호의 비극을 보며 저의 무능력함을
    뼈저리게 느낄 때 너무나 공감이 되었던
    김수영 님의 시 입니다

  • 4. ㄱ그때나
    '14.5.2 12:09 PM (115.137.xxx.155)

    지금이나 ......

  • 5. 절망 속에서도 곧은 소리를
    '14.5.2 12:46 PM (221.162.xxx.203)

    폭포(瀑布)


    김수영



    폭포는 곧은 절벽(絶壁)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規定)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意味)도 없이
    계절(季節)과 주야(晝夜)를 가리지 않고
    고매(高邁)한 정신(精神)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金盞花)도 인가(人家)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醉)할 순간(瞬間)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安定)을 뒤집어 놓을 듯이
    높이도 폭(幅)도 없이
    떨어진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0869 영어표현 영어샘 계세요?? 4 궁금 2014/09/24 1,984
420868 양재 코스트코에 켄우드미트그라인더 있나요? :) 2014/09/24 1,217
420867 김현이 결국 대리기사에게 사과했군요.ㅎㅎ 14 장바구니 2014/09/24 2,444
420866 사춘기 딸아이...갑자기 살이 쪄서 고민이예요. 6 엄마입니다 2014/09/24 2,117
420865 동서관련 얘기들 보니 저는 형님께 절이라도 드리고 싶네요. 5 막내 2014/09/24 2,590
420864 김용민의 조간브리핑[09.24] MB의 녹색성장...알고보니 가.. lowsim.. 2014/09/24 570
420863 쏘내츄럴에서 나오는 휘핑 무스 립 라커 써보신분 립라커 2014/09/24 577
420862 태국산 진주 괜찮은가요? 6 wlswn 2014/09/24 2,250
420861 절실해요 2 걱정 2014/09/24 644
420860 저희집 마당에 비비탄이 수십발이 있어요 6 으무 2014/09/24 1,340
420859 골반이 좀 커지는 운동법이나 요가 자세 그런거 있을까요? 5 ... 2014/09/24 9,046
420858 서울에서 단풍보며 제일 걷기 좋은길이 어디일까요 8 ᆞᆞᆞ 2014/09/24 2,086
420857 관리비가 정말 이상하네요. 6 여기 2014/09/24 1,648
420856 2001아울렛 .. 2014/09/24 691
420855 저희집 햄스터가 꼴보기 싫어요 ~~~!! 40 쳇 !! 2014/09/24 16,476
420854 창동역 동아아파트 및 주변 학군좀 절실히 여쭤봅니다 8 .... 2014/09/24 1,840
420853 소음 ^^* 2014/09/24 504
420852 철제 서랍장 조립은 어렵지 않은지 마감은 깔끔한가요? 11 이케아 2014/09/24 1,279
420851 벌어진 앞니..치료 뭘로 할까요? 10 .. 2014/09/24 2,597
420850 오늘 차 없는 날인거 혹시 아시나요. 3 공무원 2014/09/24 740
420849 세금관련잘 아시는분?여쭤봐요...급질! 2 전혀몰라요... 2014/09/24 851
420848 하체비만은 걷는걸로 안되나봐요.. 14 하체비만 2014/09/24 5,330
420847 강신주 교수님 '2015 노처녀 탈출을 위해' 강좌 ... 2014/09/24 1,860
420846 디지털 피아노 조언 부탁드립니다. 2 ,,,, 2014/09/24 841
420845 비가 엄청 퍼붓네요 ㅠㅠ 1 여긴 부산 2014/09/24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