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게 해외에 자리를 잡은지 15년이 다 되어가는데
그래도 젊음을 불태운 고국이라 늘 마음은 한국인이에요.
김대중 대통령이 햇볕정책으로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을 보면서
정치의식 있는 외국 친구들이 2000년대 초기에 한국을 인터넷 민주주의의 첨단 국가라고 부러워할 때
정말 뿌듯했어요.
그런데 지난 7년간 정말 시대를 거꾸로 가는 일들만 계속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너무너무 속상하드라구요.
그러다가 결국 세월호 침몰이라는 엄청난 참사가 벌어지고
후진국 같은 비리에 천인공노할 만큼 뻔뻔한 수구세력들의 행각이 양파 껍질처럼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우울증에 걸릴만큼 살아온 날들이 허무하더군요.
지인 중에 필리핀 출신이 있는데 70년대 초에 고국을 떠난 이후로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답니다.
그만큼 정나미 떨어지고 부끄러운 고국이라는거죠.
나도 그 지경이 되나 허무하던 와중에 82분들의 따뜻하고 열성적인 모습을 보면서 아직 한국은 죽지 않았구나 싶어요.
새누리당 정권은 고집불통 무식한 노인들을 등에 업은 채 부패와 탐욕의 거미줄을 촘촘히 쳐놓고 다음 먹이를 기다리고 있지만
82분들처럼 똑부러지고 따뜻하고 열성적인 민주시민이 있는 한 아직 희망이 있다고 여겨져서 그나마 숨통이 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