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미국사람들이 미국을 911이전의 미국과 이후의 미국 두개로 나누더군요.

그네 조회수 : 2,197
작성일 : 2014-04-30 10:21:34

미국에서 잠시 살 때 보니, 911 이후로 미국이 많이 달라졌다고, 미국을 그 이전과 이후로 분리해서 생각하더군요.

그때, 속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심지어 전쟁도 하고 사람이 훨씬 많이 죽어 나가면서도 사는데, 너네는 그 정도 가지고 시대를 분리하기까지 하다니.... 호들갑(?)도 떤다 싶은 맘이 없지 않았어요.

이제 이해가 갑니다.

우리 시대의 (아니, 최소한 나의) 삶이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같을 수가 없다는 것을요.

나이 마흔후반에 같은 나이의 딸아이를 키우면서 저는 이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크게 개인적인 원한 없이 살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한 하늘 아래서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생겨버렸고...

그 부모들의 마음을 어찌 따라가겠습니까마는....너무 많은 아이들을 한꺼번에 가슴에 묻어버렸고...

(제 아이는 살아있는데, 아이를 가슴에 묻는다는 게 어떤 것인가를 그 백분지 일이라도 알게 되었어요.)

출근하는데 며칠 흐린 날이 지나고 햇빛이 밝게 쏟아지네요.

우리도 이 흐린 날이 지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럴 수가 없을 거라는 거 깨달았어요.

IP : 123.140.xxx.2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전하지 못한 나라
    '14.4.30 10:33 AM (14.32.xxx.157)

    저도 예전엔 미국은 총기소유가 자유로우니 총기사고로 사망자가 많아 위험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은 총기를 소유할수 없는 나라임에도 위험한 나라라는 생각이 큽니다.
    재난이나 사고발생시 국가가 해주는게 없구나란 생각에 그냥 나도 죽겠구나 싶어요.
    이제는 집근처 코엑스에 영화보러 가는것도 두려워요.
    시험 끝난 중학생 아이가 친구들끼리만 가기도 했는데, 이제는 겁나네요.
    저 안에서 테러나 회재가나면 탈출도 못하고 구조는 더더욱 기대할수없고.
    대형건물이나 사람 많은곳에 가는게 두렵네요.

  • 2. 그네
    '14.4.30 10:37 AM (123.140.xxx.27)

    그래서 이제 이해가 간다는 말입니다.
    이런 일들로 시대가 나뉜다는게 이해가 간다는 얘기예요.

  • 3. ...
    '14.4.30 10:42 AM (14.91.xxx.230)

    맞아요. 원글님.
    이제 더이상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
    그래서 슬프고 두려워요

  • 4. 사람들의 가치관이
    '14.4.30 10:47 AM (50.148.xxx.239)

    달라지는 거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국가와 나 개인의 관계나 그런것이 모두 이전과는 달라집니다.

  • 5. ...
    '14.4.30 10:49 AM (112.155.xxx.72)

    이렇게 우리는 age of innocence를 잃어버려가면서 살고 있습니다.

  • 6. 이라크
    '14.4.30 12:14 PM (126.244.xxx.75)

    이라크 짓이 아니라는 설이 돌지 않았나요?
    그게 아니라는 전제하에 말한다면..
    엄청 끔찍한 일이고 가족들 국민들의 트라우마가 있는 거 빼고 어떤 상황이 우리랑 비슷한 거죠?
    911로 시대가 갈리고 가치관이 변했다면 어떻게 변한 거지요? 궁금..
    적어도 911은 일부러 늑장피워 생매장 하지는 않았잖아요. 지금 우리처럼 대통령을 원망하고 물귀신같은 선박업체 구조업체를 저주하며 불신의 지옥에 빠지진 않았을텐데요
    사고 규모는 미국이 컸을지도 모르지만 트라우마는 우리가 훨씬 클 거 같네요.

  • 7. ...
    '14.4.30 12:49 PM (24.209.xxx.75)

    제가 9.11때 미국이 있었습니다.
    원글님 말씀이 무슨 말인지는 이해합니다만....

    그날 무너지는 건물에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어 순직하신 소방관만 323명입니다.
    미국인들은 그들을 영웅이라 칭송합니다.
    경찰 의료진 모두 시민하나라도 구하기 위해 보호하기 위해 혼란 중에도 최선을 다했구요.

    국민들은 정부를 믿었고, 그리고 정부는 그 믿음을 지켰습니다. (물론 국가 보안에 있어서는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와 해경이 빗대어 지기에는 너무 차이가 납니다.
    전 그때 미국 정부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안했습니다.
    근데, 세월로 사건을 보고, 부시 대통령이 대단한 사람이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전 아버지 후광 받은 부시를 뽑은 미국인들을 비웃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박근혜를 뽑더군요. ㅠㅠ)

    본토가 적국에 공격을 당한건 유례없던 일이라 그건 모든 미국인에게 완전한 충격이었죠.
    우리가 겪고 있는건 국민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거라 믿었던, 우리나라 정부에 대한 배신감입니다.

  • 8. 그네
    '14.4.30 1:26 PM (123.140.xxx.27)

    저도 지금의 이 처참한 심경이 그때의 미국과는 성질이 완전히 다른 그런데 정도는 더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극과극으로 다르죠. 이건 우리 정부한테 당한 건데요. 911이후의 미국이 저는 부러울 지경이예요.
    비참함, 창피함, 분노, 살의....모든 극한 감정이 다 눈물과 함께 매일매일.....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전쟁이 아닌 어떤 한 사건이 한 시대의 삶의 방향에, 삶의 의미에 선을 그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거예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절절히 느껴서 쓴 글이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6644 미래부, 6개월만에 10억으로 한국형 유튜브 만들겠다? 4 세우실 2014/10/13 968
426643 축하해주세요 턱에 났던 뽀드락지 네개가 다 나았어요 ㅜㅜ 4 ㅇㅁㅂ 2014/10/13 1,477
426642 계절밥상 올림픽점 어떻던가요? 6 부페 2014/10/13 1,946
426641 옷 직구하면서 생긴 궁금증 2 옷사요 2014/10/13 1,479
426640 일본 남자들 대상 회사 기념품..뭐가 좋을까요? 9 고민 2014/10/13 1,134
426639 제주 항공권 어디서 발권 해야 제일 저렴할까요? 2 ,,, 2014/10/13 1,536
426638 고등맘님들께 여쭤요 7 궁금 2014/10/13 1,615
426637 이상호 기자, 사측 항소심도 해고 무효 2 ... 2014/10/13 861
426636 우리 서로 라면 레시피 좀 뽐내볼까요? ㅋㅋ 22 라면조아 2014/10/13 3,190
426635 초상집 처음 가는데요.. 5 .. 2014/10/13 1,415
426634 이 원피스 어디껀가요? 넘 이쁘네요...! 2 찾아주세요 2014/10/13 2,200
426633 회사에서 열통터져 미치겠습니다(뒷담화 싫어하는 분 읽지 마세요).. 6 어흐 2014/10/13 1,878
426632 나이 많은 아래 시누이와는 서로 존대 쓰나요? 21 .... 2014/10/13 3,202
426631 동유럽, 크로아티아 쪽 11월 ,12월 중 어느때가 좋을까요? 2 눈올까 2014/10/13 5,270
426630 답례품 ... 2014/10/13 404
426629 담배피는 고딩들 112 눌러서 신고했는데요 15 목격자 2014/10/13 12,566
426628 코스피 조만간 1900깨지겠는데요. 2 오늘도 하락.. 2014/10/13 2,247
426627 화 억누르는방법좀 알려주세요.. 7 ㅜㅜ 2014/10/13 1,485
426626 공인중개사 따면 먹고(?)살수 있나요? 16 부동ㅈ산 2014/10/13 29,678
426625 와.. 요즘 의료기술 진짜 경이롭네요. 2 what 2014/10/13 2,014
426624 골절이나 골다공증에 유황홍화씨 효험 보신 분 계셔요? 1 희망 2014/10/13 1,824
426623 오사카 계신분? 1 걱정 2014/10/13 720
426622 뭐든 강요해야 하는 남편.... 2 00 2014/10/13 808
426621 삼각김밥 머리 조언 좀 해주세요 1 머리 2014/10/13 885
426620 김치냉장고 김치냉장고 2014/10/13 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