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미국사람들이 미국을 911이전의 미국과 이후의 미국 두개로 나누더군요.

그네 조회수 : 2,000
작성일 : 2014-04-30 10:21:34

미국에서 잠시 살 때 보니, 911 이후로 미국이 많이 달라졌다고, 미국을 그 이전과 이후로 분리해서 생각하더군요.

그때, 속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심지어 전쟁도 하고 사람이 훨씬 많이 죽어 나가면서도 사는데, 너네는 그 정도 가지고 시대를 분리하기까지 하다니.... 호들갑(?)도 떤다 싶은 맘이 없지 않았어요.

이제 이해가 갑니다.

우리 시대의 (아니, 최소한 나의) 삶이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같을 수가 없다는 것을요.

나이 마흔후반에 같은 나이의 딸아이를 키우면서 저는 이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크게 개인적인 원한 없이 살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한 하늘 아래서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생겨버렸고...

그 부모들의 마음을 어찌 따라가겠습니까마는....너무 많은 아이들을 한꺼번에 가슴에 묻어버렸고...

(제 아이는 살아있는데, 아이를 가슴에 묻는다는 게 어떤 것인가를 그 백분지 일이라도 알게 되었어요.)

출근하는데 며칠 흐린 날이 지나고 햇빛이 밝게 쏟아지네요.

우리도 이 흐린 날이 지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럴 수가 없을 거라는 거 깨달았어요.

IP : 123.140.xxx.2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전하지 못한 나라
    '14.4.30 10:33 AM (14.32.xxx.157)

    저도 예전엔 미국은 총기소유가 자유로우니 총기사고로 사망자가 많아 위험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은 총기를 소유할수 없는 나라임에도 위험한 나라라는 생각이 큽니다.
    재난이나 사고발생시 국가가 해주는게 없구나란 생각에 그냥 나도 죽겠구나 싶어요.
    이제는 집근처 코엑스에 영화보러 가는것도 두려워요.
    시험 끝난 중학생 아이가 친구들끼리만 가기도 했는데, 이제는 겁나네요.
    저 안에서 테러나 회재가나면 탈출도 못하고 구조는 더더욱 기대할수없고.
    대형건물이나 사람 많은곳에 가는게 두렵네요.

  • 2. 그네
    '14.4.30 10:37 AM (123.140.xxx.27)

    그래서 이제 이해가 간다는 말입니다.
    이런 일들로 시대가 나뉜다는게 이해가 간다는 얘기예요.

  • 3. ...
    '14.4.30 10:42 AM (14.91.xxx.230)

    맞아요. 원글님.
    이제 더이상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
    그래서 슬프고 두려워요

  • 4. 사람들의 가치관이
    '14.4.30 10:47 AM (50.148.xxx.239)

    달라지는 거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국가와 나 개인의 관계나 그런것이 모두 이전과는 달라집니다.

  • 5. ...
    '14.4.30 10:49 AM (112.155.xxx.72)

    이렇게 우리는 age of innocence를 잃어버려가면서 살고 있습니다.

  • 6. 이라크
    '14.4.30 12:14 PM (126.244.xxx.75)

    이라크 짓이 아니라는 설이 돌지 않았나요?
    그게 아니라는 전제하에 말한다면..
    엄청 끔찍한 일이고 가족들 국민들의 트라우마가 있는 거 빼고 어떤 상황이 우리랑 비슷한 거죠?
    911로 시대가 갈리고 가치관이 변했다면 어떻게 변한 거지요? 궁금..
    적어도 911은 일부러 늑장피워 생매장 하지는 않았잖아요. 지금 우리처럼 대통령을 원망하고 물귀신같은 선박업체 구조업체를 저주하며 불신의 지옥에 빠지진 않았을텐데요
    사고 규모는 미국이 컸을지도 모르지만 트라우마는 우리가 훨씬 클 거 같네요.

  • 7. ...
    '14.4.30 12:49 PM (24.209.xxx.75)

    제가 9.11때 미국이 있었습니다.
    원글님 말씀이 무슨 말인지는 이해합니다만....

    그날 무너지는 건물에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어 순직하신 소방관만 323명입니다.
    미국인들은 그들을 영웅이라 칭송합니다.
    경찰 의료진 모두 시민하나라도 구하기 위해 보호하기 위해 혼란 중에도 최선을 다했구요.

    국민들은 정부를 믿었고, 그리고 정부는 그 믿음을 지켰습니다. (물론 국가 보안에 있어서는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와 해경이 빗대어 지기에는 너무 차이가 납니다.
    전 그때 미국 정부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안했습니다.
    근데, 세월로 사건을 보고, 부시 대통령이 대단한 사람이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전 아버지 후광 받은 부시를 뽑은 미국인들을 비웃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박근혜를 뽑더군요. ㅠㅠ)

    본토가 적국에 공격을 당한건 유례없던 일이라 그건 모든 미국인에게 완전한 충격이었죠.
    우리가 겪고 있는건 국민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거라 믿었던, 우리나라 정부에 대한 배신감입니다.

  • 8. 그네
    '14.4.30 1:26 PM (123.140.xxx.27)

    저도 지금의 이 처참한 심경이 그때의 미국과는 성질이 완전히 다른 그런데 정도는 더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극과극으로 다르죠. 이건 우리 정부한테 당한 건데요. 911이후의 미국이 저는 부러울 지경이예요.
    비참함, 창피함, 분노, 살의....모든 극한 감정이 다 눈물과 함께 매일매일.....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전쟁이 아닌 어떤 한 사건이 한 시대의 삶의 방향에, 삶의 의미에 선을 그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거예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절절히 느껴서 쓴 글이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5788 이상호 트윗 16 ... 2014/05/01 3,562
375787 흑산도 앞에서 사라진 '항적'..갑자기 무슨 일? 2 1111 2014/05/01 1,370
375786 포항갑 새누리당 이병석이 고문인 해양구조협회 언딘해경커넥.. 2014/05/01 1,116
375785 연합뉴스를 고발합니다. (고발장) - 동참서명요~~~ 13 참맛 2014/05/01 1,575
375784 "이준석 선장, 과거 음주항해로 감봉"..세월.. 2 1111 2014/05/01 1,031
375783 ↓↓국가가 하는 일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군요-패스 6 패스패스 2014/05/01 552
375782 jtbc 자막.왜 해경은 세모출신 안 배제했나? 방금 2014/05/01 626
375781 국가가 하는 일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군요 5 궁금 2014/05/01 754
375780 서영석의 라디오 비평(14.5.1) -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박.. lowsim.. 2014/05/01 972
375779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네요 32 왕만두 2014/05/01 16,417
375778 2시)))))팩트 tv 생방송 브리핑 합니다. 4 미ㅡ르 2014/05/01 1,205
375777 밑에 여기는 진보성향 사이트인가요 하는글이요 16 댓글 안 달.. 2014/05/01 1,257
375776 나보고 왜 우냐는 아이(하루종일 슬픈모습을 보이는건 않좋겠지 싶.. 2 ..... 2014/05/01 712
375775 이런 그지같은 코메디 -- 뒷북이면 죄송 (페북펌) 1 뒷북 2014/05/01 766
375774 언딘은 천안함때 인양업체였다고 하네요 9 테네시아짐 2014/05/01 1,424
375773 다이빙벨 관련 의아한 ip 4 이달 2014/05/01 1,319
375772 2011년 해사안전법.. 새누리당이 반대하여 폐기 2 참사막을 2014/05/01 1,009
375771 교회다니시는 분들 왜 그 교회 다니는거죠. 14 교회를왜안바.. 2014/05/01 3,022
375770 만삭 진통 올때 광화문 미 대사관들어가서 애 낳으면 그애는 시민.. 11 ... 2014/05/01 4,723
375769 촛불집회는 동시간에 다발적으로 이루어 져야.. 3 . 2014/05/01 692
375768 박근혜정부가 정말원하는건 뭘까요? 10 정말원하는건.. 2014/05/01 1,304
375767 82님들 evening하면 뭐가 떠오르 나요?(답변절실) 15 의미부여 2014/05/01 1,186
375766 서울시청에서 집회 나날이 하는지요? 2 투덜이농부 2014/05/01 655
375765 jtbc뉴스에서 이종인대표랑 손석희 사이에 흐르던 묘한 느낌 감.. 3 이종인대표 2014/05/01 4,701
375764 진보냐 보수냐 5 82 2014/05/01 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