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전 진도군청에서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의 정례 브리핑 과정에서 윤부한(58) 목포시 특전예비군 중대 중대장이 단상에 올라 “사고 당일 해수부 장관이 민간구조단의 출항을 막았다”고 폭로했다.
대책본부 관계자들의 제지로 단상에서 내려온 그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이주영 해수부 장관과 강병규 안행부 장관의 사진을 보고 출항을 제지한 장관은 ‘안행부 장관’이라고 정정했다. 이후 정부 측 해명에 따라 언론들도 ‘장관 출항 제지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지만, 미디어오늘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복수의 관계자를 통해 강병규 장관이 윤씨를 비롯한 민간 구조대원들을 만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대한민국 특전동지회·재난구조협회 목포지회 회원이기도 한 윤씨는 2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처음엔 해수부 장관인 줄 알았는데 사진을 보니까 강병규 장관이 확실했다”며 “어제 내가 12시 반에 만났다고 밝혔는데 그때 시계를 안 차고 있어서 시간을 틀린 것은 내 실수가 맞고 다시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2시경 출항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씨는 “강 장관이 우리를 못 나가게 할 고의적 목적은 없었지만 격려를 한다고 급박한 시간에 장관이 배를 멈춰 세우고 악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됐다”며 “해경 고위 간부 한 분이 강 장관을 수행했고 특전동지회 등 동료들도 같이 악수를 했기 때문에 강 장관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에 시간과 장관을 다르게 말해 두 번의 실수를 한 것은 할 말이 없고 이에 대해 자숙하고 있다”며 “해수부 장관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은 굉장히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씨는 28일 오전 세월호 수색과 구조상황을 브리핑하던 고 국장을 향해 “민간 잠수사들이 사진만 찍고 촬영이나 하고 돌아갔다는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느냐”고 따져 물으며 “내가 16일 사고 당일 날 최초로 팽목항에서 출항을 했는데, 12시 반에 출항하는데 해수부 장관이 와서 출항을 제지했다”고 항의했다.
16일 오후 2시경 윤씨와 함께 팽목항에서 사고현장으로 출항하던 복수의 특전동지회 관계자들도 강 장관과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을 만났으며 강 장관과 악수까지 했다고 증언했다.
특전동지회 한 관계자는 “안행부 장관이 서해해경청장과 함께 격려차 와서 악수하고 우린 기다리고 대기하고 있었다”며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체됐고 그 자리에는 나를 포함해 특전동지회 회원들과 민간에서 온 사람들도 여러 명 있었다”고 밝혔다.
16일 오전 11시30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발표한 ‘진도해상여객선 침몰사고 상황보고’에 따르면 안행부 장관과 소방방재청장은 10시9분에, 해수부 장관은 11시10분에 사고현장으로 출동했다. 이경옥 안행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장에는 서해해경청장이 나가 있고 소방방재청장과 안행부 장관도 현장에서 지휘를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29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사고 당일 강 장관은 충남 아산의 경찰교육원 간부후보생 졸업식에 참석하다 오전 9시가 넘어 세월호 사고를 보고받고 10시9분에 진도로 가는 방침을 정했다”며 “교육원에서 헬기를 타려고 했는데 안개가 껴서 승용차로 조치원 헬기장으로 이동 후 12시경 헬기를 타고 13시10분경 목포 해경에 내렸고, 팽목항엔 14시2분 정도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진도 팽목항 도착 후 윤씨 등을 만나 악수하고 격려를 했느냐는 질문에 “만났던 사람들이 민간잠수부인지는 몰랐고 강 장관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빨리 출동해라 현장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격려하긴 했다”며 “강 장관은 14시15분경에 팽목항에서 체육관으로 떠났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 동안 만났는지는 확인이 안 되지만 많이 지연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