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미안해.
일찍 일어나라고
늦잠 못 자게 해서 미안해
공부 하라고
놀지 못하게 해서 미안해
공부 못한다고 잔소리해서 미안해
퍼머 못하게 해서 미안해
염색 못하게 해서 미안해
일찍 들어오라고
친구 못 만나게 해서 미안해
쇼 프로 못 보게 해서 미안해
게임 못하게 해서 미안해
피자 못 시켜줘서 미안해
치킨 못 사줘서 미안해
떡볶이 못 먹게 해서 미안해
좋은 옷 못 사줘서 미안해
좋은 신발 못 신겨 줘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잡지 못해서 미안해
구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더 크게
저 애들 구해주세요
소리 지르지 못해서 미안해
더 크게 더 더 더 크게
저 아이들 어서 건져 주세요
울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이렇게 후진 나라에서 살게 해서 미안해
아줌만 여기 있어서 미안해
울어서 미안해
웃어서 미안해
배고파서 미안해
끝 순간까지 보고팠을 엄마 아빠 누나 형
내 동생......
걱정하며 간 그 걸음, 그 고운 걸음
그 설운 걸음 그,
가족들 곁 이렇게 밖에 못 지켜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다 잊고 가렴, 우리 애기들
거짓말투성이 세상
아무 것도 책임질 수 없으면서
착하게 살게 한 세상
다 잊고 가렴, 우리 애기들
활짝 핀 꽃들 모두 지게 큰 바람으로 가렴
저 꽃잎 다 떨어진 꽃길 골라
이쁜 길로만
손잡고 가렴
하하 호호, 애기들은 웃으며 가렴
무서웠던 거 다 두고 가
원망도 다 두고 가
하하 호호, 애기들은 웃으며 가
처참하게 남겨진
미안한 많은 우리가 슬퍼할게.
우리가 울고 우리가 싸우고 우리가 바꾸고
우리가......잊지 않으며
엄마 아빠 누나 형 내 동생들 지킬게.
그리고...
정말 미안한데......
아직 물속에 있는 친구들 손은 잡고 가주련.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우리를 믿지 말고
친구들 그 손만은 꼭 잡고 가 주련.
미안하지만,,,정말 미안하지만...
안녕 애기들,
꽃이었을 이름
온 세상이었을 이름
정말 미안한 이름들
처절한 통곡으로도 돌아 올 수 없을 이름들
미안해 정말 미안해
하지만 어서 가.
따뜻하고 밝은 곳으로 가.
어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