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13일째. 눈앞에 펼쳐진 파란 바다 속에 아직도 100명이 넘는 손자손녀 같은 아이들이 남아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 바다를 평생 삶의 터전으로 삼아왔던 전남 진도 어민들에게는 당장의 밥벌이가 걱정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생계 걱정을 한다는 자체가 죄스럽기도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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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전체의 17%인 5600여명이 어업에 종사하는 진도군이기에 피해가 적지 않다. 조이배 동거차도 어촌계장(72)은 "미역 양식장 하나에서 5월~6월동안 벌어들이는 돈이 1억원 정도"라며 "양식장 주인, 고용된 뱃사람, 미역을 받아다 말리는 아줌마까지 다 이 돈으로 1년 생계를 꾸려간다"고 말했다. 기름 유출 피해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도 원망은 않는다. 10년 넘게 세월호 침몰현장 인근에서 조업을 해 왔다는 어민 김모씨(53)는 "세월호가 바로 내가 고기 잡던 곳에서 침몰했을 때 다들 그물 끊어버리고 구조하러 갔다"며 "지금은 밥벌이나 2차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를 생각하기보다는 아이들부터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고깃배들은 사고 이후 세월호 인근 바다에 나가 유실되는 시신이 없도록 주변 해역을 지키는 일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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