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뒤바뀐 설정치고는 너무나 고요한 전개다
그래서 더 집중했다
능력은 있으나 엄한 아버지와 고만고만 살지만 자상한 아버지
아이 또한 그런 부모의 분위기를 입고 자란다
사랑하는 맘은 같지만 표현에 부딪히는 상처는 고스란히 자식이 감당해야 할 성장통이다
짚어주고 교정시켜 반듯하고 똑똑한 아이이기를 바라지만 따라주지 않아 늘상 불편한 거리가
부모 자식 지간 , 특히 이 영화에선 부자 지간의 교감으로 그려진다
다른 한 편으론 늘상 친구 같고 맘껏 흐트러져도 바라봐주는 낙천적인 아버지의 모습
간호사의 무책임한 장난에 두 가정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됐지만
그동안 꽁꽁 눌러왔던 과거의 상처와 마주할 기회가 된다
영화의 정제된 감정 나열이 좋았다
핏줄이냐, 기른 정이냐에 대한 신파가 아닌
부모 이전에 인간적인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와의 성장기를 들여다본다는 점이다
처음 아이가 바뀌었다는 소식에 두 부모 모두
아..그래서 그랬구나..하며 닮지 않은 구석을 찾아 자신이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함께 한 시간과 추억은 또렷하고 뭉클한 기억으로 재생된다
다가가지 못한 아빠를 카메라에 담았던 아이의 작은 손가락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내 과거의 증거이자 현재의 모습인 아이를 통해 자신의 유년기와 화해를 한다
애틋하고 가여웠던 지난 상처는 그렇게 제 자식을 통해 깨닫게 된다
그런 자식을 잃었다
산 채로 죽어 없어지는 고통...
감히 뭐라 못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