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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와 여행을 해볼까 합니다. 도움이 될까요?

어제 남편의 외도 조회수 : 1,639
작성일 : 2014-04-29 09:13:56

어제 남편의 외도로 글올렸던 사람입니다. 이 시국에 어쩔 수 없이 내 아픔이 더 크게 다가오는건 사실이고

어쩔 수 없이 제가 살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는것 같아요. 이 시국에 제 자신만을 생각하는 제 모습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제 아픔을 누구에게 친구 혹은 부모님조차도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 여기에 익명으로 글을 쓰게 되는것 같아요.

사실 친구도 많지 않고 결국은 친한 언니에게 말해도 나중에 후회할것 같아요..

카톡 복구는 안하기로 했어요..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순간 제가 너무 힘들것 같아요.

남편에겐 카톡복구한다고 하면서 솔직하게 말할 기회를 주고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몇가지만 확인 했어요.

남편에게는 한달간 나가 살라고 말했어요. 홀로 서기를 한번 해보겠다구요..아이아빠는 정말 충격을 받은것 같아요.

제가 약간 정신줄 놔버리면 끝을 생각 안하는 타입이라 행여나 아이 두고 모진 생각할까봐 전전긍긍입니다.

어쨋든 한달간 홀로서기 해볼겁니다. 홀로서기 해보고 어떻게 할지 결정하려 합니다.  아이에게도 살짝 말해놨어요..

아빠 출장 길게 갔다 온다구요..아이는 솔직히 좀 눈치를 챈것 같아요. 근래 좀 많이 언쟁을 했으니까요.

어제는 문득 저에게 아빠에 대한 의심이 너무 많다고..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엄마를 싫어할거래요..

아이의 말이 제 가슴을 울리더군요.

올해 결혼 15주년 입니다. 비자금 털어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고 아이와 저를 위해 유럽여행을 가볼까 합니다.

솔직히  아이와 둘이서 여행하는것 자신없어요.. 어제 아이에게 엄마랑 몇일 바람쐬러 갔다 오자 했더니

엄마는 유머가 없어서 재미없다고 아빠와 같이 가면 좋겠다는 말을 하더군요.

아이가 초등저학년이라 남들의 시선이 조금은 두렵기도 하고 그리고 아빠의 부재를 많이 느낄것 같아  번잡하게 정신없이 패키지로 갔다오면 낫지 않을까요?

15주년인데 아이와 둘만 여행을 갔다올줄 몰랐습니다.

어제는 제 인생이 너무 슬퍼서 눈물이 많이 나더군요..선배님들 글을 읽어보니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이

있더군요..몇일 여행갔다 온다해서 뭐가 달라질까요?

솔직히 아빠의 부재기간 동안 같이 놀러다닐 자매나 형제도 없어요.. 그냥 아이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여행도 하면서 내 아픔도 아빠의 부재도 잊어 볼까 합니다.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IP : 115.136.xxx.16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명
    '14.4.29 9:22 AM (211.177.xxx.114)

    여행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그 좋아하는 여행도 어쩔땐 더 외롭고 울적하고 답답하게 무섭게 느껴질때가 있더군요....
    마음이 힘든 상황에서 너무 먼곳에 훌쩍 가시는거... 것도 친구도 아니고 엄마를 이해해주지 않는 아이와만 가시는거 전 좀 아닌거같아요. 기분전환은 필요하니 주말에 아이와 근교 나들이 해보시고 1박2일 여행 다녀오시고 좀 자신이 붙으면 멀리 여행 계획해보세요. 그리고 동호회든 문화센터든 어른들 사회에서 활동을 해보시고 새로운 관계도 맺어보시구요

  • 2. 에구
    '14.4.29 9:27 AM (121.167.xxx.36)

    원글님 이런 고민 올리시는거 비난하고 싶지 않습니다.
    크나큰 슬픔이 우리 모두에게닥쳤지만 한 사람의 사적인 불행 역시
    본 인에겐 큰 아픔이니까요
    여행은 패키지로 다녀오시는게어떨까 싶습니다
    개별여행은 사전준비의 버거움으로 더 힘들게 하지 않을까요...

  • 3. 원글
    '14.4.29 9:38 AM (115.136.xxx.16)

    어떤 조언도 감사합니다. 제가 프리로 일을 하고 있는데 솔직히 운동할 시간도 내기 힘들어요.
    프리 일이 아직 정착을 못했기에 시간이 많이 투자되고 벌이는 아직 많지는 않습니다.
    살림, 아이 돌보고 공부시키고, 일 하면 24기간이 모자라 새벽까지 밤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관계 아직 자신이 없어요.. 내 마음이 이래서 누굴 만나는게 자신 없어요..그래도 주말에 교회를 나가볼까 생각중입니다.
    맞아요 끝을 낼 판에 15주년 생각하는 저 참 철 없네요. 15년동안 여행 다닌곳도 없고..아이와 막연하게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어요.. 아빠에게는 너 없어도 잘 살 수 있다는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선택인것 같아요. 15주년을 기념하는게 아니라 15년 되었는데 내 결혼 생활이 파탄이 날것 같다는 마음이 더 크기에 그 아픔을 잊고 싶었던것 같아요..

  • 4.
    '14.4.29 9:41 AM (39.7.xxx.241)

    힘내시고
    잘 모르겠어요
    저도 그 일을 겪고 상담 받으러 다녔는데..
    그리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는데
    그런일 겪으신 분들 많아서 놀랐어요

    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자신의 영역을 많이 만들라고
    하더라구요
    경제적인 능력도 만들고
    사회적관계도 많이 만들어놔야
    그사람과의 관계로 인한 고통을 좀 희석시킬 수 있는 것 같아요

  • 5. 긴허리짧은치마
    '14.4.29 9:42 AM (124.54.xxx.166)

    여행도 다녀본사람이 다니죠
    당일 일박 이박 삼박이상 다 짐이 다른데
    아이까지데려가는데 경험도없고 낯선곳이고

    아이를 위해서인지 본인을 위한건지 냉정히 생각하세요
    아이와같이가면 아이를 위한 스케쥴이 되는거에요

  • 6. 원글
    '14.4.29 9:49 AM (115.136.xxx.16)

    감사합니다..네 미친듯이 일할겁니다.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요..프리로 일하지만 브로커 같은 일이라
    인적네트워크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업무적인 관계일 뿐인것 같아요..
    아이와 엄마의 관계는 매우 좋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는 아빠가 같이 있으면 더 행복 하다고 하더군요.

    결혼해서 가족여행은 많이 안다녔지만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도 있고 회사다닐때 해외출장을 많이 다녀서 그리 두렵지는 않습니다. 좋은 조언주신것 같아요..아이를 위한 여행지를 선택해야 할것 같아요...

  • 7. ..
    '14.4.29 10:13 AM (211.210.xxx.142)

    안타깝네요. 많이 힘드시겠어요
    제가 큰아들(지금 초 5)과 사이가 좀 서먹서먹했었어요. 제가 동생을 더 사랑한다고 저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었죠. 매일 저를 힘들게 하고...
    제가 다가서려고 무지 노력했어요. 소소하게 같이 다니려고 하고.
    그런데 그 소소함들이 도움이 되더라구요.
    원글님은 현재 아이하고도 사이가 괜찮찮아요. 저는 여행 가는 거 좋은 거라고 봅니다.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젖어들어요. 물론 엄마가 더 다가서야 하는 건 맞구요.
    큰아들 이제 스스럼없이 저에게 안기고 팔짱끼고 그래요.


    원글님 힘든 시기 곧 지나갈겁니다. 슬플때는 슬프다고 표현하시고 크게 우는 것도 해 보시고... 쌓인 것은 날려버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힘내세요.

  • 8. ...
    '14.4.29 10:38 AM (1.244.xxx.132)

    5살 딸아이도
    위기를 느끼더라고요.
    사실 아빠의 빈자리 많이 느껐고 평소 찾지도 않았는데 막상 닥치니까
    아빠랑 살고싶다고..다같이 살고 싶다고 아주 단호하게 표현을 자주하더군요.
    아무도 말해준적도 없는데...

    님 아이도 그런 상태일거에요.
    엄마랑 잘 살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냥 자기 가정 지키고 싶으니까 엄마를 비난도 하고...

    너무 죄책감 느끼지 마시고요.
    낯선곳으로 가서 너무 가라앉지도 마시고
    아이와 같이 가려거든 아이가 심심하다 소리 절대 안나올 그런 곳으로 가세요.
    님이 자신이 있는 곳으로요.
    저녁에 호텔방에서 둘이 우두커니 있으면 정말 우울하실겁니다.
    지금 유럽 추울거에요.

    가더라도 패키지로 가시고..
    아이가 좋아할만한 곳으로 가세요.

  • 9. 원글
    '14.4.29 11:08 AM (115.136.xxx.16)

    조언과 위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유럽을 생각했던건 패키지로 가면 가족단위 휴앙지보다는 아빠의 부재를 덜 느끼지 않을까 했습니다. 휴양지는 가족단위이고 남자아이다 보니 아빠가 몸으로 놀아주는걸 좀 더 재미있어해서요..유럽 아이에게는 무리한 일정인것 같아 가까운 휴양도 하면서 관광가능한 곳을 찾아야 할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우리집의 정신적 가장은 저였던것 같아요..지난 12월 부터 일하느라 개인적 사교모임(?)은 열번도 안되었네요. 일의 연장으로 사람을 만나러 다니긴 했지만 사적인 얘기보단 공적인 대화였지요.. 일에 집중하고 짜투리 시간에 아이 챙기고 집안 살림하느라 개인적으로 친구나 지인을 만날 시간없었어요..그렇게 몰두하니 조금씩 성과가 보이고 있고.. 일에 지쳐 휴식이 필요할때 이 사단이 났네요.
    남편은 내가 없이는 좀 힘들거라는 것 많이 알고 있어요 얼마나 편안하게 살았는지 가족없이 나가서 고생좀 해보라는 복수심이 더 큰것 같아요...다행히도 결혼생활 내내 남편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아왔던게 큰 경험이 되어 오히려 좀 덤덤한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남편역할에 대한 상실감이 아니라 유일한 아빠의 존재가 없어지는 아픔이 된것 같아요..좋은 아빠 좋은 남편은 전혀 아니었기에 이렇게 남편을 가정에서 떼어버리는게 가능한것 같아요..다만 아이가 느낄 서먹함 그리고 그리움만이 걱정이 되네요

  • 10. ...
    '14.4.29 11:37 AM (59.15.xxx.240)

    어줍잖은 조언님, 말 그대로 어줍잖은 조언입니다

    가슴에 품고 산다고 저 감정이 묻히나요

    파란 싹 올라오기 직전의 마늘을 지퍼백에 담아 김냉에 두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가 저리 말할 때는 자기 밖에 모르거나 불안하거나 남을 의식하거나 뭔가 눈치채고 엄마아빠를 이어보려는 노력 등 여러가지로 볼 수 있어요

    여행 가기로 하신 건 잘 하신 결정이라고 봐요

    다만 아이 걱정되고 미안하고 그런 감정으로 가면 여행 가서도 아이 말처럼 재미없고 불안과 두려움만 주는 엄마가 될 거예요

    힘드시겠지만 일단은 힘든 감정 내려놓고

    아이랑 여행갈까 요 마음만 가지고 가보세요

    그럼 리액션 풍부한 친구 같은 엄마로 아이에게 보일 거예요

    저 위에 좋은 말씀 해주셨더라구요

    여행에서 지금보다 많은 힘 축적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 11. 이어서 씁니다
    '14.4.29 11:44 AM (59.15.xxx.240)

    아 마늘을 저리 두면 냄새가 지퍼백 밖으로 새나와 김치 냄새 마늘 냄새로 은연 중 점령 당해요

    부정적 감정이 아이한테도 특히 엄마가 주는 영향은 참 큽니다

    예전엔 몰라서 그저 누르고 참고만 살면 엄마 노릇 다하는 줄 알았죠

    아니예요

    엄마가 이겨내면 아이도 힘을 얻습니다

    어줍잖은 님 조언대로 하거나 아이가 세상 눈이 두려워 하지 말아달라하거나 하면
    아이가 어찌될지 자게 함 검색해보세요

    그리 큰 자녀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참아줘서 고마워, 그땐 내가 어려서 그랬는데 나때문에 힘들었지, 내가 잘못했어, 그치만 솔직하게 나에게 말해줬더라면 내가 덜 비뚤어지고 살았을 거 같아...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럴려면 엄마가 엄마 마음을 어느 정도 추스려야하구요

    힘내세요

  • 12. ...님
    '14.4.29 3:17 PM (115.136.xxx.16)

    일때문에 나가는 버스 안에서 ...님 글 보고 눈물을 흘렀습니다. 부모님 연로하시고 막내딸까지 이런 모습 보여드리기가 죄송스럽고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오빠에게 말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주위 친한 친구와 친한 언니에게 내 밑바닥 까지 보여주는게 아직은 자신이 없고 ...님 글 읽고 하염없이
    눈물이 나더군요.. 감사합니다.

    아직은 멀었나 봅니다. 여행하나 가는것도 주위 시선 눈치 보며 가는데 어찌 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갈지 아직도 속내는 많이 두려운것 같아요..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하고 조금씩 헤쳐 나가면 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시댁에서 걸려오는 전화 수신거부하고 남편의 바뀐 전화번호 저장안하고 지워버린 이유는 행여나 내 마음이 흔들려 전화 할까봐 저장안했습니다. 제가 남편 핸폰 번호 바꾸라고 했습니다.

    이제 조금씩 실감이 나는 듯 합니다. 아이생각하니 더 힘든것 같아요..오늘 아침 아빠 한달 출장을 간다 했더니 조금은 눈치챘나봐요..제가 밉고 원망스러운지 한대 때리네요..
    아들과 내 사이를 이렇게 만든 남편이 더 밉고 가증스럽네요.. 그리고 제가 따뜻한 조언 해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디에고 속내 털어놓을 수 없는데 댓글 읽고 위로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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