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제 한동안은 마음 아파서 바다 보러 못 갈 것 같아요..

... 조회수 : 1,322
작성일 : 2014-04-29 00:17:57

예전에는 마음이 힘들면 늘 바닷가에 가서 파도소리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인적 드문 바닷가 모래사장에 하루 종일 앉아서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파도소리만 들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너댓 살 무렵에 아버지 근무지 때문에 2년 정도 작은 어촌에 가서 산 적이 있는데,

가끔씩 아빠 퇴근하실 시간 되면 바다 옆으로 난 시멘트길을 따라서

아빠를 마중나가곤 했어요.

그럴 때면 아빠는 저를 등에 업고 집까지 가셨어요. 

아빠 등에 기대서 아빠가 주신 쥬시후레쉬 껌 씹으면서

해 지는 바다를 보면서 집으로 돌아올 때가 참 행복했어요.

 

그래서 시간이 날 때면 당일치기로라도 바다를 보러 갈 때가 많았어요.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 새벽의 차가운 바다, 비 내리는 회색 바다, 눈이 녹아드는 어두운 바다, 붉게 노을 지는 바다

 

바다는 언제 보아도 좋았어요.

그런데, 이제 바다를 보면 슬플 것 같아요.

 

바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 거에요.

바다가 얼마나 막막하고 비현실적인 공간인지...

 

그 막막함과 비현실적인 느낌이 좋았는데

누군가에게는 그 막막함이 끝없는 고통이 되리라는 것....

 

저 안에 내가 사랑하는 아이가 누워 있다는 걸 아는데,

너무나 거대한 공간이기에

뭘 어떻게 해 볼 수도 없이 무기력한 고통만이 이어진다는 것...

 

물은 생명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죽음의 상징이기도 하다는 것.

 

오늘 핸드폰에서 얼마 전 이른 봄에 당일치기로 잠깐 다녀온 서해 바다 사진을 보는데,

이 바다에 갇혀서 아이들이 그렇게 죽어갔구나...이 바다에 아직 아이들이 갇혀 있구나...생각하니

그 사진이 더 이상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어요.

 

 

 

 

IP : 61.254.xxx.5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두요...
    '14.4.29 12:19 AM (211.201.xxx.173)

    바다는 커녕 파란색만 봐도 몸서리가 처집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할 거 같아요.

  • 2. 저두요 ㅠㅠ
    '14.4.29 12:21 AM (115.140.xxx.27)

    바다만 보면 눈이 찔끔 감아지네요 그 아이들이 생각나서요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에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겠어요
    흑흑 ㅠㅠ

  • 3. ...
    '14.4.29 12:21 AM (1.232.xxx.239)

    저도 일요일날 한강을 지나는데
    불시에 단원고 아이들이 생각이 났어요
    그 부모들은 진도 앞바다에서 어찌 그 바닷물을 바라보고 계셨을지
    조금이나마 헤아려지더군요~ 그 맘 다 안아드리고 싶네요.

  • 4. 저도요
    '14.4.29 12:24 AM (112.151.xxx.81)

    전 국민이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네요.. 에휴..

  • 5. 아프다
    '14.4.29 12:24 AM (1.240.xxx.41)

    저도 이번 연휴에 바다 근처 여행 취소했어요…
    바다만 보면 아직 차가운 물 속에 있을 아이들이 떠올라 차마 바다를 바라볼 수가 없을거 같아서요

  • 6. ....
    '14.4.29 12:26 AM (115.140.xxx.27)

    지나가는 고등학생들도 못쳐다보겠어요 전 ㅠㅠ

  • 7. ~~
    '14.4.29 12:27 AM (58.140.xxx.106)

    물..이 무서워요. 첨단기술로 달나라 왔다갔다하고 위성이니 뭐니 아이티강국이니 뭐니 물밑에 조금만 내려가면.. 다 우습네요.ㅠ

  • 8. 그러네요..
    '14.4.29 12:29 AM (129.69.xxx.43)

    빨리 전부 데리고 나와야 할텐데.. 한명이라도 바다속에 남겨져있는 한 앞으로 바다를 볼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릴 거에요.

    어서 나와서 엄마 아빠 품에서 잠들어야지.. 그곳은 너무 어둡고 춥잖니..

    바다에 용왕님이라도 계셔서 아이들 찾아주셨으면..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 9. 몇 달전 제주도
    '14.4.29 12:50 AM (112.159.xxx.14)

    몇 달 전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계절이 애매했지만 날씨가 좋아 운좋게 잘 보고 왔고,
    제주의 예쁜 바다를 보았는데

    저도 시려서 한 동안 못 보겠습니다.

  • 10. --
    '14.4.29 2:04 AM (217.84.xxx.111)

    잡지에 바다 풍경이랑 여객선 사진, 보트 사진 이런거 많이 보이는데..볼 때마다 착잡해요. 불안하고;;
    배 여기저기 탈만큼 타봤기에 망정이지...앞으로 배 못탈 거 같음...

  • 11. ㅜ.ㅜ
    '14.4.29 2:21 AM (58.224.xxx.167)

    전 바다뿐만 아니라 물만 봐도 신경이 예민해지네요. 오버 같지만 아침에 쌀 씻다가 애들 생각나서 넘 힘들었어요. 물만 봐도 무서워요. 평생 바다는 못 갈거 같아요. 배도 못타지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8365 유족분들 건강 너무걱정되요ㅠㅠ 5 긱정 2014/05/08 1,490
378364 제발 유족분들이 원하는대로 해주세요222... 1 2014/05/08 1,340
378363 박영선대표에 대한 우리 할머니의 기억 9 그냥 수다 2014/05/08 3,477
378362 개병신 현장에 진선미의원 지원가신듯... 13 그네시러 2014/05/08 3,411
378361 kbs 세월호 유가족 면담위해 진입 중..서영교 의원도 도착 1 lowsim.. 2014/05/08 1,743
378360 YTN 연합도 유가족들 눈밖에 났군요. 3 언론답게 2014/05/08 2,383
378359 kbs 앞으로 음식배달 시키면 드실까요 ㅠㅡ 183 ... 2014/05/08 14,945
378358 경찰이 지켜야 하는 방송국 꼭 망한다. 1 무무 2014/05/08 1,550
378357 유족분들이 ytn연합 mbc나가라고 하네요. 5 ㅠㅠ 2014/05/08 2,809
378356 유족 대표들이 건물로 들어가신 건가요? 24 ㅜㅜ 2014/05/08 2,662
378355 제발 유족분들이 원하는대로 해주세요. 2 ㅇㅇㅇ 2014/05/08 1,341
378354 고발뉴스 -> 팽목항 5분거리 국립남도국악원 누가 이용했나.. 56 화가납니다 2014/05/08 4,480
378353 팩트TV 영상과 진혼곡..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습니다.. 1 ..ㅠㅠ.... 2014/05/08 1,203
378352 대대적인 수신료거부운동 전개해야돼요 15 못참아 2014/05/08 1,690
378351 유족 분들 추우신지 손 비비는 소리가 계속 나네요 ㅠㅠ 18 ... 2014/05/08 2,487
378350 kbs전화하신분들..감사합니다. 4 .... 2014/05/08 1,622
378349 질서를 지키자는 부모님들 !가슴이 아픕니다 7 홍이 2014/05/08 1,458
378348 캐병신 간부들 나온다고 하네요 10 。。 2014/05/08 2,494
378347 떠나는 與 윤상현 ”노무현, NLL 포기 말씀 안했다” 32 세우실 2014/05/08 3,470
378346 kbs 당직실에 전화 했습니다 9 예화니 2014/05/08 2,783
378345 유족분들 넘 힘들어 보여요 ㅜ ㅜ 3 분노 2014/05/08 1,292
378344 김시곤 보도국장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11 면상을 2014/05/08 3,229
378343 유가족들,, 청와대로 갔으면 좋겠네요 1 분노의 화살.. 2014/05/08 1,288
378342 KBS 기자 연락처 구글해봤어요 123 2014/05/08 1,869
378341 K병신 앞에 경찰들은 어디소속일까요 4 날나리 날다.. 2014/05/08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