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제 한동안은 마음 아파서 바다 보러 못 갈 것 같아요..

... 조회수 : 1,248
작성일 : 2014-04-29 00:17:57

예전에는 마음이 힘들면 늘 바닷가에 가서 파도소리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인적 드문 바닷가 모래사장에 하루 종일 앉아서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파도소리만 들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너댓 살 무렵에 아버지 근무지 때문에 2년 정도 작은 어촌에 가서 산 적이 있는데,

가끔씩 아빠 퇴근하실 시간 되면 바다 옆으로 난 시멘트길을 따라서

아빠를 마중나가곤 했어요.

그럴 때면 아빠는 저를 등에 업고 집까지 가셨어요. 

아빠 등에 기대서 아빠가 주신 쥬시후레쉬 껌 씹으면서

해 지는 바다를 보면서 집으로 돌아올 때가 참 행복했어요.

 

그래서 시간이 날 때면 당일치기로라도 바다를 보러 갈 때가 많았어요.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 새벽의 차가운 바다, 비 내리는 회색 바다, 눈이 녹아드는 어두운 바다, 붉게 노을 지는 바다

 

바다는 언제 보아도 좋았어요.

그런데, 이제 바다를 보면 슬플 것 같아요.

 

바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 거에요.

바다가 얼마나 막막하고 비현실적인 공간인지...

 

그 막막함과 비현실적인 느낌이 좋았는데

누군가에게는 그 막막함이 끝없는 고통이 되리라는 것....

 

저 안에 내가 사랑하는 아이가 누워 있다는 걸 아는데,

너무나 거대한 공간이기에

뭘 어떻게 해 볼 수도 없이 무기력한 고통만이 이어진다는 것...

 

물은 생명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죽음의 상징이기도 하다는 것.

 

오늘 핸드폰에서 얼마 전 이른 봄에 당일치기로 잠깐 다녀온 서해 바다 사진을 보는데,

이 바다에 갇혀서 아이들이 그렇게 죽어갔구나...이 바다에 아직 아이들이 갇혀 있구나...생각하니

그 사진이 더 이상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어요.

 

 

 

 

IP : 61.254.xxx.5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두요...
    '14.4.29 12:19 AM (211.201.xxx.173)

    바다는 커녕 파란색만 봐도 몸서리가 처집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할 거 같아요.

  • 2. 저두요 ㅠㅠ
    '14.4.29 12:21 AM (115.140.xxx.27)

    바다만 보면 눈이 찔끔 감아지네요 그 아이들이 생각나서요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에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겠어요
    흑흑 ㅠㅠ

  • 3. ...
    '14.4.29 12:21 AM (1.232.xxx.239)

    저도 일요일날 한강을 지나는데
    불시에 단원고 아이들이 생각이 났어요
    그 부모들은 진도 앞바다에서 어찌 그 바닷물을 바라보고 계셨을지
    조금이나마 헤아려지더군요~ 그 맘 다 안아드리고 싶네요.

  • 4. 저도요
    '14.4.29 12:24 AM (112.151.xxx.81)

    전 국민이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네요.. 에휴..

  • 5. 아프다
    '14.4.29 12:24 AM (1.240.xxx.41)

    저도 이번 연휴에 바다 근처 여행 취소했어요…
    바다만 보면 아직 차가운 물 속에 있을 아이들이 떠올라 차마 바다를 바라볼 수가 없을거 같아서요

  • 6. ....
    '14.4.29 12:26 AM (115.140.xxx.27)

    지나가는 고등학생들도 못쳐다보겠어요 전 ㅠㅠ

  • 7. ~~
    '14.4.29 12:27 AM (58.140.xxx.106)

    물..이 무서워요. 첨단기술로 달나라 왔다갔다하고 위성이니 뭐니 아이티강국이니 뭐니 물밑에 조금만 내려가면.. 다 우습네요.ㅠ

  • 8. 그러네요..
    '14.4.29 12:29 AM (129.69.xxx.43)

    빨리 전부 데리고 나와야 할텐데.. 한명이라도 바다속에 남겨져있는 한 앞으로 바다를 볼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릴 거에요.

    어서 나와서 엄마 아빠 품에서 잠들어야지.. 그곳은 너무 어둡고 춥잖니..

    바다에 용왕님이라도 계셔서 아이들 찾아주셨으면..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 9. 몇 달전 제주도
    '14.4.29 12:50 AM (112.159.xxx.14)

    몇 달 전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계절이 애매했지만 날씨가 좋아 운좋게 잘 보고 왔고,
    제주의 예쁜 바다를 보았는데

    저도 시려서 한 동안 못 보겠습니다.

  • 10. --
    '14.4.29 2:04 AM (217.84.xxx.111)

    잡지에 바다 풍경이랑 여객선 사진, 보트 사진 이런거 많이 보이는데..볼 때마다 착잡해요. 불안하고;;
    배 여기저기 탈만큼 타봤기에 망정이지...앞으로 배 못탈 거 같음...

  • 11. ㅜ.ㅜ
    '14.4.29 2:21 AM (58.224.xxx.167)

    전 바다뿐만 아니라 물만 봐도 신경이 예민해지네요. 오버 같지만 아침에 쌀 씻다가 애들 생각나서 넘 힘들었어요. 물만 봐도 무서워요. 평생 바다는 못 갈거 같아요. 배도 못타지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1155 비락, G마켓도 불매해야 하는거 아닐까요? 김보성 관련.. 7 글쎄 2014/05/21 1,637
381154 갑제 옹...ㅋ 12 산우 2014/05/21 2,307
381153 죄송> 아직 햇 매실 안나왔나요? 3 근혜아웃 2014/05/21 849
381152 우리 힘내요.. 5 음.. 2014/05/21 653
381151 선글라스 인터넷 구입 괜찮을까요? 백화점과 두배차이.. 2 .. 2014/05/21 2,315
381150 정권 심판하자 <-이분의 돌직구.. 。。。 2014/05/21 932
381149 KBS 수신료 납부 거부 및 KBS 사장,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1 매일서명 2014/05/21 798
381148 세월호에 계속 집중해요, 우리... 5 세월호!!!.. 2014/05/21 699
381147 생중계 - 세월호참사 국회임시회- 김광진,한명숙,최민희 의원 등.. 8 lowsim.. 2014/05/21 709
381146 진짜눈물과 가짜눈물 정말인가요? 13 눈물 2014/05/21 3,640
381145 이마트에 방충망 파나요? 3 방충망 2014/05/21 1,733
381144 진영·이혜훈·나경원, 정몽준캠프 공동선대위원장(1보) 9 세우실 2014/05/21 1,559
381143 사고당일 4/16 오전10시 야당측 대선조작 기자회견이 있었네요.. 14 ... 2014/05/21 2,875
381142 1등집착아이 과정칭찬 해줘도 소용이 없네요 13 .. 2014/05/21 2,158
381141 sbs 기자 '담화에 줌기법을 쓴건 처음...' 11 영양주부 2014/05/21 3,083
381140 82님들은 모두 서명하셨나요? 예은이 아빠 페북에서 퍼왔습니다... 22 잠이안온다 2014/05/21 2,032
381139 일제시대부터 엠비정부까지 현대사 쉬운정리 6 술술읽혀요 2014/05/21 1,008
381138 얼갈이배추 데쳐놓은게 두단입니다. 7 무지개 2014/05/21 1,443
381137 종편뉴스채널 언론에 테러당하는 기분이에요 1 뉴스들 2014/05/21 636
381136 제가 사회성이 부족한 걸까요? 4 2014/05/21 1,904
381135 아랍에미레이트 간 건 별 뉴스가 없네... 9 존심 2014/05/21 1,630
381134 (박근혜 아웃)난소혹에 무배란인 경우요.. 1 난소혹 2014/05/21 1,193
381133 자궁내막종 수술 해보신 분 계실까요? 1 조언부탁 2014/05/21 4,105
381132 (수정)삼성집회. 대한문 [더 잡아가라. 무능혜퇴진 연대마당]과.. 1 독립자금 2014/05/21 704
381131 이른아침에 운동할때도 자외선차단제 발라야하나요? 5 연아커피 2014/05/21 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