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통

건너 마을 아줌마 조회수 : 963
작성일 : 2014-04-28 00:44:55

외사촌 동생 찾은 글 읽고는 어지러워서 한참 누웠다가...

식구들이 이러다 생사람 잡겠다며, 저보고 인터넷 그만 하라고 하는 걸 살짝 들어왔습니다.

너무 아파서... 이제는 제목만 봐도 너무 아파서... 클릭하기가 힘드네요...

 

며칠 전에 대문글까지 올라갔던 그 카톡 사진... 사람들한테 보여주셨나요?

반응이 어떻던가요?

제 지인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더군요... 그 사실을...

그저.. 아이들 수학여행 가는 배가 침몰했다.. 아이들이 죽었다.. 끝..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간단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본 대부분은 경악했고, 몇몇은 화를 내며 보지 않으려 했습니다.

 

사람들이 외면하는 이유...

이기적이거나, 못되쳐먹었거나... 아니면 너무 아파서인가 봅니다.

 

사실을 안다는 것은 고통, 생 가슴이 칼로 저며지는 고통, 그 고통이 온 몸으로 퍼지는 고통, 두통과 근육 마비가 올 정도의 고통입니다.

밥을 넘기기 어려운 고통, 숨 쉬기 어려운 고통, 계속 눈물이 흐르는 고통입니다.

평상시처럼 일 하는 것이 어려운 고통입니다.

아는 것이 고통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의 마지막을 상상하는 것이 고통이고...

유가족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이 고통이고...

이런 참사가... 우리한테... 우리네 아이들한테 일어났다는 걸 실감하는 게 고통이고...

고통이고... 고통이고...

 

더 아픈 단어, 더 쓰린 단어, 더 괴로운 단어가 있다면... 그 단어의 만배나 고통스러울 고통...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본 채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이 죽을 만큼 괴로운 고통의 소리로부터 얼굴을 돌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이건... 무서운 동화나 재난 영화가 아니라... 현실 이라는 것을요...

옆집 아이, 조카, 내가 가르치던 아이, 그리고 내 아이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현실.

 

이제... 젊은 날을 다 떠나보낸... 초로의 제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청와대 앞에서 맨 땅에 무릎 꿇고, 피가 날 때 까지 땅에 머리를 박기라도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 고통이, 우리들의 고통이, 유가족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덜어질 수 있다면...

4월 15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16일 이른 아침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저 아이들을 살려서 집에 돌려보낼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라도 내 주고 싶습니다... ㅠㅠ

 

저는 두렵습니다.

이 고통이 영원할까봐...

또 이런 참사가 일어날까봐...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르는 채, 이 고통의 사건이 묻혀지게 될까봐...

 

 

 

 

IP : 175.125.xxx.20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4.28 12:51 AM (61.253.xxx.145)

    희생된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고통스럽지만 이 사실을 모든 국민들이 알아주길 원할겁니다.

  • 2. ..
    '14.4.28 12:54 AM (211.201.xxx.19)

    원글님 심정 알아요
    저도 내일 출근해야하는데 이러고 있어요
    잠도 안오고 밥맛도 없어요
    비행기사고처럼 순식간에 일어난 거면 차라리 낫겠다 싶어요
    아이들 가는길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자꾸 생각나고
    돌이킬수없는 일이라는게 한스러워요

  • 3. 건너 마을 아줌마
    '14.4.28 1:00 AM (175.125.xxx.207)

    저도 출근해야 하는데... 지난주 처리 못한 일을 월욜 화욜 수욜로 미뤄둬서 미친듯이 일을 해야 하는데...
    일을 할 수가 없네요...

  • 4. 여쭤볼꼐요
    '14.4.28 1:25 AM (175.116.xxx.201)

    대문에까지 올라갔던 카톡 사진이란게 뭔가요? 일하느라 며칠만에 접속했어요 링크좀 부탁드릴꼐요 ㅠㅠ

  • 5. 건너 마을 아줌마
    '14.4.28 1:29 AM (175.125.xxx.207)

    어제 대문 갔던 글에 링크된 사진요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795930
    마음 단단히 잡숫고 보세요... 그리고... 많이 공유해 주세요... 알려 주세요... ㅠㅠ

  • 6. 며칠만에 오셨다면
    '14.4.28 2:17 AM (175.112.xxx.171)

    이것도 꼭 보세요
    오늘 JTBC 특보로 올라온겁니다.

    유가족분이 희생된 아드님 핸폰에서 찾은거예요ㅠㅠ


    침몰직전 15분짜리 영상인데 초반 3분정도만 나옵니다.
    아마 끝부분은 갑작스런 침몰에 너무 참혹한 영상이라
    안 나온듯...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796911&page=1&searchType=sear...

  • 7. ...
    '14.4.28 12:19 PM (218.50.xxx.53)

    날이 가면 갈수록 더더 맘이 아프네요
    그동안 속도 계속 아프다가 어제는 결국 아무것도 하루종일 누워만 있었네요
    일부러 새로 올라오는 글들을 안보려고도 노력도 해보고..
    그래도 계속 배속에 갇혀있었을 아이들 모습들이 상상이되서 미칠것같아요.
    날도 꾸물하고.. 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5629 옥천 정지용생가 근처 마*넓은* 두번다시 못 갈 곳!! 3 후회 2014/10/09 1,669
425628 차승원 부모님이 진짜 대단하게 생각드는게..?? ... 2014/10/09 4,953
425627 세월호177일)이젠 오시라고..길고 긴 기다림속에 간절히 빕니다.. 11 bluebe.. 2014/10/09 510
425626 감우성이 아깝다 8 에이고 2014/10/09 4,811
425625 혹시 대형견 고속도로 이동할때요 4 방울어뭉 2014/10/09 840
425624 에휴 인연이 이어지려다가 말았네요 2 자동반사 2014/10/09 1,906
425623 유산 후 아이 출산 하신 분들 계세요.. 16 마음조리 2014/10/09 3,779
425622 가을하늘 보다가 유치환의 행복 4 제인에어 2014/10/09 2,468
425621 어린이 유기 식기 쓰는 분 계세요? ^^ 2014/10/09 740
425620 주방 칼 추천해주세요 15 ^^ 2014/10/09 2,184
425619 간절해요 7세여아 아동심리상담센터 좀ㅜㅜ 1 너뿐인나를 2014/10/09 1,875
425618 오늘 엘지 기아전 보셨나요 6 엘지팬24년.. 2014/10/09 979
425617 3단줄 목걸이 끊어졌는데 목걸이 수선(?)해주는곳 없나요? 아프리카산 .. 2014/10/09 600
425616 의사 부인님들의 특징 71 Well2 2014/10/09 49,115
425615 지금 홈쇼핑 이자녹스 어떤가요? 5 .. 2014/10/09 2,109
425614 하버드 학생 대상 인터뷰, 누가 세계평화를 더 위협하는가? 1 2014/10/09 802
425613 헉 ! 지금 단말기를 사면 ..... 1 이런 2014/10/09 2,048
425612 결혼전 부모님으로 받은 돈은 배우자에게 말하나요? 5 궁금 2014/10/09 1,734
425611 말린묵 어떻게 요리하나요? 2 모모 2014/10/09 874
425610 도쿄에 있는 현지 여행사 3 김파래 2014/10/09 1,717
425609 머라이어캐리는 다시는 내한안했으면 쉽네요 37 추워요마음이.. 2014/10/09 13,929
425608 4인가구 생활비 1 생활비 2014/10/09 2,004
425607 이쁜 우희진 보니 9 선호 얼굴 2014/10/09 4,517
425606 텔레그램 개발자 갑부에 꽃미남이네요 2 깜놀 2014/10/09 2,082
425605 이현우 3 가수 2014/10/09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