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기자님께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물론 제가 대신 할 수 없는 사과라는 것도 압니다만 그래도 사과 드립니다. 무릎이라도 꿇으라면 그렇게 하고
목에 사과드린다는 판떼기라도 달고 광화문에 서 있으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상호기자에 대한 고소나 겁박은 거두어 주시길 이렇게 빕니다.
이상호기자는 좋은 기자입니다. 그날 당신을 보고 '개새끼'라고 한 것도 그가 좋은 기자이기 때문입니다.
뇌경색을 앓고 있으면서도 진도 현장에나가 매일 밤낮으로 직접확인 한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
열악한 환경 성치 않은 몸으로 직접팩트를 확인하고 전하면서 분노하고 눈물흘렸습니다.
그의 욕이, 기자로서는 적절치 않았는지 모르겠으나 한 인간으로서는 매우 적절했기에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 욕에 공감하고 함께 분노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세월호 참사에 많은 기자들과 기사들이 국민들을 실망시켰고 화나게 했고 절망하게
만들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달하기는 커녕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이상호기자의 방송은 우리가 모르는 많은 것들을 확인해 주었고 때로는 기사 이상의 의미로
다가와 우리를 울렸습니다. 그는 그런 기자였습니다.
연합뉴스 '지상최대의 작전' 어쩌구가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그런 기사를 쓴 기자가 개새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사가 사기이던 어쨌던 기자가 개새끼든 아니든 이상호기자가 더 힘들고 지쳐가는
모습은 못 보겠습니다. 당신에게는 든든한 회사와 함께 해줄 동료와 그뒤로 더 커다란 권력이 있겠지만
이상호기자에게는 저 같은 반푼이들과 이름 없는 지지자들이 전부입니다. 그러니 그게 뭐든 당신이 이겼고
이길겁니다.
이상호기자는 오늘도 막연히 바다만 바라보는 유족들의 마음에 자신을 온전히 던져넣었습니다.
그 런 마음에 욕도하고 눈물도 흘리고 절망을 전하였던 것입니다
.
다른 언론처럼 연합뉴스처럼 혹은 당신처럼 현장과 거리를 두고 보도자료와 공식입장을 냉철하게 분석해서
그것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가 아닙니다. 그러니 기자님, 존경하는 기자님 그와 당신은 다르 부류의
사람이라고 이해해주시고성치않은 몸, 뜨거운 정신으로 버티며 진실을 보도하려는 그를 괴롭히지 마시고
저를 고소하고 저같은 사람들을 탓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그와 그의 시간은 이같은 일로 보내기엔 너무 아깝고 귀합니다.
다시 한번 그에 대한 고소와 겁박을 멈춰주시길 이렇게 빕니다.
탁 현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