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언제쯤 멈출까요?
나름 바쁘게 사는데 제 일에 몰두가 되는 듯 하다가 고통 속에 죽어간 아이들이 제 맘을 아프게 후벼파서 울다가 ᆢᆢ
정신차리자 자신을 채찍하는데 자꾸 세월호 아이들이 아른거려 가슴이 먹먹해 정말 슬픔이 밀려와서 할 일을 못하겠네요.
이렇게도 슬플까요? 이리도 아플까요?
한 편의 슬픈 영화에 감동받아 그 여운이 아직 제 마음 속을 맴도는 아픔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1. 전에 누가 올려 주신글요..
'14.4.27 3:59 PM (106.146.xxx.25)정신과 의사 정혜신이 전하는 진도 현장상황.twt
1. 진도에서 이틀째 밤. 오늘도 팽목항은 뜨거웠습니다. 날씨도, 자원활동가들의 열기도. 실종자 가족이 1백명이라면 자원활동가들은 5,6백명 쯤 되는 것 같습니다. 뭐라도 해야겠단 맘들이 진도에 모여 진도를 터질 듯 채우고 있습니다
2. 장례를 치루는 안산과는 달리 진도는 여전히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어 안산과는 많이 다릅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자기를 돌볼 여력이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하루종일 바다에서 시신이 올라오기만 기다리다 내 자식인지를 계속 확인하고 있습니다
3. 가장 치유적인 일을 하는 자원봉사자는 우리같은 심리상담자들이 아니라 천주교 광주대교구에서 오신 장례지도사 신도분들이었습니다. 1주째 바다에서 올라오는 시신들을 정성껏 닦아주고 계셨습니다.
부모가 자기 자식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하니가요..
4.실종자 가족을 상담할 단계가 아니라서 오늘은 저도 시신 수습하는 곳에서 신도분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곳은 자식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는 부모들에게 죽어야 없어질 상처가 각인되는 곳..함께 있어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 같았습니다
5. 신도분들이 아이들의 손가락,발가락까지 얼마나 정성껏 닦아주던지. 갓난 아이 목욕시키듯, 시집가기 전날 딸과 함께 목욕탕에 간 엄마들 같았습니다. 마지막엔 아이들이 다 예뻐졌습니다. 고마워할만한 어른을 아이들이 세상 떠나기 전엔 만난거 같습니다
6. 트친들이 제게 '가족들을 꼭 위로해달라'는 당부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하지 않았(못)했습니다. 오늘의 진도는 위로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걸 우리가 인정할 수 있으면 그때부턴 다른 차원의 위로가 시작될 지도 모르지만요..
7.국민적인 트라우마는 어떻게 하냐구요. 정신질환이나 심각한 신경증이 있지않다면 이 슬픔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길 권합니다. 우선 분향소부터 찾으시길요. 함께 슬퍼할 수 있으면 많이 슬프지 않습니다.
많이 힘들다면 혼자 슬퍼해서일 수 있습니다
8. 시신확인 중에 엄마들은 거의 실신합니다. 아빠는 쓰러지는 아내 돌보느라 제대로 울지도 못합니다.
아빠라고 슬프지 않을까요, 쓰러질 것 같지 않았을까요.. 충격받은 우리들도 지금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아빠들'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합장.
9. 어릴적 자전거 배울때 듣던, '넘어지려하면 핸들을 넘어지는 방향으로 꺾어야한다. 반대쪽으로 꺾으면 넘어진다..' 참 이상했던 그 원리는 사람 마음의 원리와도 같습니다.
슬플 때 충분히 슬퍼할 수 있으면 종래 넘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2. .......
'14.4.27 3:59 PM (211.117.xxx.169)눈물을 멈추면 안됩니다
잊어서도 안됩니다
항상 기억하고 슬퍼하고 잊지말고
책임질 사람들을 찾아서 단죄해야 합니다3. ...
'14.4.27 3:59 PM (14.52.xxx.164)그래요.
모두가 같은 심정.
우리 부디 힘내요.
힘내서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힘을 모아요.
저도 문득문득 가슴이 찢어집니다.4. 멍
'14.4.27 4:02 PM (180.70.xxx.234)이번일은 멈추지말고 끝까지 가야죠..
우리가 지치기를 놈들은 바라겟지만요.. 점점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더 선명해지고
크게 공감대가 확대돼서 콘크리트도 부셔야죠...
할일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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