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가만히 일상을 유지하긴 해도, 아이들을 보듬어 줄 때에도, 늘듣던 익숙한 음악이 들려와도
소식을 접하고 나서 지금까지 뉴스도 다큐도 관련 프로그램도 보지 않으려 애썼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것이 다 보일 정도로 처참합니다.
무엇을 했어야 하는지,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충분히 알겠으나
침몰의 와중에 빠져나오지 못한 저 아이들처럼
우리도 지금 빠져나오지 못할 수렁에 갇혀버린 느낌입니다.
한계점을 넘어버린 어떤 죄악의 현장 한가운데
이를테면 나치의 수용소를 보아버린 목격자의 심경이 이랬을까요.
아우슈비츠 이후에도 인간에게 서정시 라는것이 가능하겠는가 라고 물은 시인이 있었지요.
우리에게,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모순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듯한
그것도 하필이면 저 어린 꽃들에게 가해진
이 엄청난 비극을 과연....
우리는 감당할 만한 그 무엇을 가지고 있긴 할까요.
어쩌면 이미 대답이 주어진 물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우리는 이미 알고있는 답을, 한번도
단 한번도 실현시켜 보지 못했습니다.
이 밤. 비가 오네요. 비탄과 탄식과 통렬한 회한의 비가....